[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공군의 주력 하이급 전투기인 F-15K가 환골탈태의 변신을 한다. 올해부터 2034년까지 10년 동안 총 3조8900억 원을 들여 최신형 능동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대화면 디스플레이 장착 등 F-15K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다. 성능개량이 이뤄지면 우리 공군의 F-15K는 F-15의 최신 사양인 F-15EX에 버금갈 성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사업청은 22일 열린 제16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15K 성능개량 구매사업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22년 12월 28일 열린 제14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F-15K 전투기를 국외구매로 성능개량해 신속‧정확한 표적 식별과 타격 능력을 갖추도록 했다.
방사청은 "F-15K 성능개량 사업은 공군이 운용 중인 F-15K 전투기의 임무능력과 생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레이다 등 핵심 구성품을 성능 개량하는 사업"이라면서 "이번 방추위는 F-15K 성능개량 사업을 국외구매(FMS)로 추진하는 구매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성능개량을 통한 신속·정확한 표적식별과 타격 능력 향상, 안정된 운영 여건 마련으로 F-15K의 장점인 장거리 임무능력과 무장 탑재 능력을 더 효과적으로 발휘해 영공방위의 핵심전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공군은 현재 미국 방산업체 보잉이 생산한 F-15K 59대를 도입, 운용하고 있다. 한국 공군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1차 40기, 이후 2차 사업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20기 등 총 60기를 도입했으며 1대가 추락했다.
미국이 운용한 공중제압기인 F-15E 개량형인 F-15K는 다목적 전폭기다. 길이 19.43m, 너비 13.05m, 높이 5.6m로 자체 중량 14.4t인 대형 전투기다. 무기와 연료를 가득 채운 최대 이륙중량은 36.7t에 이른다.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유도폭탄 등 총 13.2t의 각종 무기를 탑재한다.
기계식 레이더인 AN/APG-63(V1)을 달고 있지만 200km 이상의 거리에서 탐지하고 185km 거리의 지상을 정밀탐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력 2만9400파운드포스의 엔진 두 개를 달아 최고 속도는 마하 2.3∼2.5에 이른다. 전투반경이 무려 1270km로 한번 뜨면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을 펼 수 있다. F-15K의 수명주기는 2040년까지로 계획돼 있다.
성능개량된 F-15K는 F-15의 가장 최신형인 F-15EX와 유사한 성능을 가질 것으로 추측된다. 탐지거리와 무장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F-15EX는 280km 이상 거리에서 적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는 AN/APG-82(V)1 위상배열(AESA) 레이더, 이파스(EPAWSS) 전자전 장비, IRST(적외선 탐색추적 장비), 세계 최고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미션 컴퓨터 등 최신 5세대 전투기급 항공전자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파스는 최첨단 전자전 기술로 조종사에게 360도 공중 시야를 제공하며, 조종사가 적 위협을 감지하고 평가하며 방해·교란함으로써 생존능력을 높일 수 있게 해준다. 또 전장 상황을 조종사가 한눈에 쉽게 알 수 있는 대형 다기능 디스플레이(MFD)도 조종석에 설치했다.
무장 능력도 탁월하다. 폭탄과 공대지 미사일은 최대 24발가량을 달 수 있다. 요격 임무시 공대공 미사일을 최대 16~22발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기존 전투기에 비해 2~2.5배가량 많은 양이다.
F-15EX는 공대공 미사일만 달 경우 최대 사거리가 200km인 최신형 AIM-120D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22발이나 탑재할 수 있다. 기존 F-15는 단거리 AIM-9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4발, 암람 8발 등 12발을 탑재한다. F-15EX는 미국이 개발 중인 길이 6.1m, 무게 3.2t의 AGM-183A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다.
2034년이면 한국공군은 F-35 스텔스 전투기 60대, AESA 레이더를 탑재한 F-15K 59대, 차체 생산한 KF-21 120대, F-16 167대 등 최첨단 전투기를 운용하면서 대북 억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