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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 청년 일자리 센터 (하)

입사서류 전문 상담사, "서두르지 말고 취업에 필요한 기초부터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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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3.20 16:27 ㅣ 수정 : 2024.03.20 19:07

서울시 청년 일자리 센터, 글쓰기 어려운 청년 취준생 위한 무료 컨설팅 제공
입사서류 컨설턴트, “대기업‧공공기관 지원자들 기업‧직무 분석 충분해야”,
“연세대와 고려대, 경희대, 한양대 등 서울권 대학 출신 청년들의 클리닉 신청 많아 ”
“사회‧직무 경험 통해 기업이 원하는 업무 역량 갖춘 인재라는 것 증명해야”
초보 글쓰기 전략=STAR 기법 활용‧다양한 소재 속 주제 찾기‧추천 도서 읽기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구직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은 경영 효율화를 이루고자 5~7년차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고 있고, MZ세대 구직자는 일 경험 부족으로 신입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29세 이하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청년 세대 고용 하방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청년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청년을 위해 무료로 취준 공간을 제공하고 입사서류 컨설팅‧면접 컨설팅‧현직자 멘토링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시 청년 일자리 센터를 취재해 2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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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 일자리 센터는 취준생의 입사서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입사서류 클리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사진=박진영 기자]

 

대학을 졸업한 청년층의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중고 같은 신입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일 경험이 부족한 신입 채용수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입사서류는 직무 적합도와 업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취업의 첫 관문으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취업을 앞둔 청년은 자기소개서에서 단어 하나라도 더 정확하게 작성하려고 노력하지만 글쓰기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이에 서울시는 입사서류 작성이라는 취업의 첫 계단을 오르는데 어려움을 겪는 청년의 취업을 돕고자 입사서류 클리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최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1층에 위치한 서울시 청년 일자리 센터에서 입사서류 전문 컨설턴트를 만나 최신 취업 경향과 자소서 작성 방법 등을 취재했다. 

 

인터뷰를 가진 최미임 상담사는 국내 유명 출판사에서 10년 이상 에디터로 근무하며 기획‧편집팀장까지 역임한 글쓰기의 달인이다. 글을 한번 훑기만 해도 기승전결 등 문장의 구조와 오탈자까지 한눈에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정평이 나있다.

 

최 상담사는 “청년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취준생이 서류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분석‧기업분석‧직무분석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너무 빨리 이루려고 하지 말고 모든 과정을 제대로 밟아서 멋진 꿈을 이루는 청년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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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1층에 위치한 서울시 청년 일자리 센터에서 취준생들이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익히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다음은 본지 기자와 최 상담사와 일문일답.

 

Q. 입사서류 컨설팅은 받는 청년은.

 

A: 대부분이 대기업과 공기업에 지원하는 청년이다. 연세대와 고려대, 경희대, 한양대 등 서울권 대학에 재학중이거나 졸업한 청년의 입사서류 클리닉 신청이 많은 편이다. 원하는 기업과 직무까지 선택을 하고 입사서류를 지원하는 취준생이 대부분이다. 입사서류 컨설팅을 받는 청년이 지원하는 직무는 다양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의료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지원자도 많다. 꾸준히 방문하는 청년이 많고, 취업 카페나 청년 센터 등 다른 기관을 추천하는 경우도 많다. 진로와 취업에 대한 목표가 확실한 지원자들이다 보니 입사서류 컨설팅 과정에서 진로를 설정하거나 취업 매칭을 하는 경우는 없다. 

 

Q. 대기업 지원자를 위한 공채 준비 꿀팁은.

 

A: 기업과 직무 분석을 충분히 해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충분한 사전 분석 과정이 부족하면 서류 전형에 합격하기 어렵다. 최근에 대기업 불합격자들이 자소서 첨삭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불합격자들은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자기소개서 문항에서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답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고 주제에 맞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자가 원하는 기업에 꼭 합격한다는 목표가 확실해야 한다.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혹은 기업 분석‧직무 분석을 하면서 평생을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 계기나 그 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절실했던 노력 등을 보여야 인사담당자의 눈에 띌 수 있다. 취준생의 성향과 기업의 스타일, 필요로 하는 업무 역량 등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인재라고 생각할 정도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Q. 입사서류를 작성하며 어려워하는 부분.

 

A: 문장을 만드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많다. 주제를 정하는데 한참 고민하는 청년들도 상당수다. 글쓰는 과정이 어려운 청년에게는 작문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책을 추천하고, 주제를 정하기 어려운 취준생을 위해서는 글을 쓰면서 부제목을 찾고 마지막으로 제목을 만드는 방법도 알려준다. 특히, 주제를 글의 앞부분에 먼저 제시하는 방법과 STAR 기법을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지도한다. 자기소개서 작성이 처음인 초보 지원자를 위해서는 입사서류 작성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 청년이 자소서 작성에 부담을 느끼다가도 잘된 예시를 보여주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고 좋아한다.

 

Q. 글쓰기가 두려운 청년에게 추천하는 책.

 

A: 글쓰기가 두렵다면 먼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많이 읽는 것과 정확하게 읽는 것이 중요한데, 독서 경험 없이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입사서류 컨설팅을 하면서 청년들에게 주로 추천하는 책은 김정선 작가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와 이수열 작가의 '우리말 바로쓰기' 등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바른 문장을 사용해야 하고, 문법도 정확해야 한다.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글로는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자기소개서에 필요한 글쓰기 기술은 시중에 나와 있는 자소서 작성법과 관련한 다양한 교재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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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임 상담사(오른쪽)이 입사서류 클리닉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해 동료 직원과 교재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Q. 서류전형을 준비하는 청년을 보며 아쉬운 점은.

 

A: 취준생이 살아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입사서류에 적을 거리가 많은데 끌어내는 능력이 부족해서 자소서에 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지난해 한겨례교육문화센터에서 취준생 면접 지도를 했는데 수강생과 이야기를 해보면 입사서류에 적혀있는 것보다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너무도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상담사와 상담을 하면 끌어낼 수 있는 소재가 다양한데 입사서류에 적지 못했다고 생각하니까 아까운 부분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 취준생들은 입사서류에서 사용하지 못한 소재를 활용해 면접 답변을 준비할 수 있었고, 세브란스병원‧효성 등 다양한 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 첨삭을 할 때 대면 상담을 통해 지원자의 경험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늘리면 좋겠다.

 

Q. 입사서류 작성 트렌드 변화는.

 

A: 최근 입사서류는 경험 없이 작성할 수 없다. 예전에 입사서류가 스펙 위주나 단순 경험 나열식이었다면 요즘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원하는 직무 역량을 갖춘 인재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년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스펙과 경험 모두 쌓는 것이 중요한데, 업무 역량과 강점은 사회 경험 없이 상상만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부분이므로 대학교에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미리 쌓아 둘 필요가 있다.

 

Q. 다양한 경험 중 어느 경험이 중요한가.

 

A: 모든 경험이 중요하다. 특별히 하나를 짚어야 한다면 사람과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한 경험을 꼽을 수 있다. 기업에서는 대인관계능력과 의사소통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자기소개서를 통해 필요한 역량과 경험을 갖춘 인재인지를 확인하려고 한다. 결국은 문제를 해결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지원자가 입사서류를 더 잘 작성할 수밖에 없다. 

 

최근 연세대를 졸업하고 입사서류 클리닉 서비스를 통해 세무사로 취업한 청년이 있다. 이 청년은 사회성이 부족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밖으로 표현을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스타일의 지원자였다.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에서 의사소통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확인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해당 문항에 문제를 해결한 실제 경험을 작성하도록 안내했다.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담당자는 지원자의 경험을 통해서 기업에서 벌어질 미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사소한 경험이라도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성공한 사례를 제시한 것이 합격의 비법이다.

 

Q. 취준생에 하고 싶은 마지막 한마디.

 

A: 원하는 것을 너무 빨리 이루고자 한다면 얻을 것이 없다. 서두르지 말고 취업에 필요한 기초부터 쌓아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진로까지 정해진 청년이라면 기업 조사와 직무 분석을 통해서 입사 서류를 제출할 곳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음이 급해서 상담사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주기를 바라는 청년도 있는데 불가능한 얘기다.

 

무조건 쓰려고 하지 마라. 지원자가 살아온 삶 전체에 대한 자기 분석과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까지 고민한 다음에 글쓰는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글쓰는 일이 어렵다면 소제를 여러 개 찾고, 나열한 소제를 보면서 소제목과 주제를 찾는 방법을 통해 스스로 작문을 위한 뗄감을 구할 수 있다.

 

기업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 청년은 삶의 가치관과 미래 계획을 고려했을 때 지원하는 기업이 함께 성장할 가치가 있는 곳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확고한 의지가 들어섰다면 입사 후 자기계발을 통해 기업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원자의 삶과 기업의 가치가 잘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테마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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