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컨설턴트의 희망 메시지, "좌절을 이긴 대기업 합격자와 30대 중반 공기업 합격자가 인상적"
구직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은 경영 효율화를 이루고자 5~7년차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고 있고, MZ세대 구직자는 일 경험 부족으로 신입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29세 이하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청년 세대 고용 하방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청년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청년을 위해 무료로 취준 공간을 제공하고 입사서류 컨설팅‧면접 컨설팅‧현직자 멘토링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시 청년 일자리 센터를 취재해 2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서울지역 니트 청년이 늘어나고, 이직을 원하는 청년이 많아지면서 구직 상담과 현직자 멘토링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요구하는 청년이 증가했다. 기업은 일 잘하는 중고 같은 신입을 뽑으려고 하고, 신입 지원자는 일 경험이 없어서 취업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취업 트렌드가 변하면서 입사 서류 작성이나 면접 준비 방법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취업준비생을 위해 취업 준비 방법을 알려주는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새로운 취준 비법을 알려주느라 바쁘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서울시 청년 일자리 센터를 방문해 취업 컨설팅 현장을 취재했다. 특히 취업 전문가들이 말하는 취업 준비 전략을 상세하게 분석했다.
서울시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13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일자리 센터 사업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는 청년층 취업 지원을 위해 서울시 일자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서울시 일자리 카페는 청년활력소와 청년 일자리 센터, 강동 일자리 센터 등 총 3곳으로 나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지원프로그램 지원과 공간 대여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현직자 특강과 취업 특강, 직무 멘토링, 면접 컨설팅 이력서 사진 촬영, 1대1 취업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층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3월은 채용 시즌이라 각 센터를 방문하는 청년 구직자가 많다. 1대1 상담은 예약이 마감된 경우가 많아서 대기가 필요하고, 수요일 저녁 프로그램도 새로 만들어서 진행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일자리 센터 사업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현장에서 면접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컨설턴트를 소개하고, 컨설팅 과정을 참관할 기회를 제공했다.
■ 면접 컨설팅 참여 청년, “혼자 준비하면서 잘못 알았던 부분을 고칠 수 있어서 큰 도움 돼”
이임조 서울시 일자리 카페 면접 전문 컨설턴트는 13일 기자와 만나 청년 일자리 카페에서 진행하는 면접 컨설팅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면접 컨설팅을 받는 청년들의 고민과 최근 바뀌고 있는 면접 트렌드, 합격 전략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 청년 일자리 카페를 방문한 청년은 총 3명이었다. 티웨이항공에 취업하고 싶어하는 20대 후반의 A씨, 스포츠 관련 협회에 근무하다 국제 협력 업무를 하고 싶어 이직에 도전하는 B씨, 문화 관련 재단에서 미술 전시‧기획을 원하는 C씨는 면접 컨설턴트와 1시간동안 면접 준비를 하며 가졌던 고민을 해결하고 합격 전략을 전수받는 시간을 가졌다.
A씨는 “면접 경험이 한 번도 없다. 어떤 식으로 답변을 해야 할지 몰라서 센터를 방문했다”면서 “떨지 않고 답하는 법과 돌발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컨설턴트는 “대답을 잘하려면 면접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 예상 문제 100~150개를 준비하고 답하는 연습을 미리 해둬야 한다”면서 “준비해둔 답을 잘 활용해서 꼬리 질문이나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돌려서 말하는 훈련을 많이 하면 긴장을 낮출 수 있다”고 첫 면접을 준비하는 청년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B씨는 “8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해부터 면접을 준비 중이다. 국제 협력 분야 면접에서는 정부나 국내 기관에 인맥 네트워크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답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하며 면접 준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컨설턴트는 “면접관은 8년 다닌 회사를 그만둔 이유를 물어볼 확률이 높다. 다른 분야에서 전문가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가질 것이다”면서 “직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포트폴리오 등을 준비하고 면접관에게 먼저 제시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다”고 경력자의 이직 꿀팁을 전수했다.
예전 직장과 비슷한 문화 분야에 취업을 원하는 C씨는 “프리랜서로 오래 일해서 면접 경험이 많이 없었고, 혼자 준비하느라 힘들었다”면서 “꼬리 질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서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이 컨설턴트는 꼬리 질문에 대비하기 위해서 답안을 미리 만들고, 머릿속에 저장된 답을 활용해 새로운 답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알려줬다.
마지막으로 이 컨설턴트는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세 지원자 모두 구조화된 답변을 만드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분석과 경험선택, 구조화, 수정 순으로 답변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강조하고 싶은 핵심을 먼저 말하는 두괄식 말하기 연습이 필요하다”라며 “답변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면 챗GPT 등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했다.
한 시간의 컨설팅을 마친 청년들은 면접 컨설턴트의 수준 높은 상담과 재치 있는 답변 구상 전략에 만족했다. 특히, B씨는 “혼자 준비하면서 잘못 알았던 부분을 현장에서 고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평소에 청년 일자리 센터를 알고 있었고, 면접과 관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 프로그램도 참여했는데 역시나 원하는 만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 면접 컨설턴트, “공기업‧대기업 이직자부터 은둔형까지 장기간 준비한 취준생이 취업 성공할 때 보람 커”
이임조 컨설턴트는 면접 컨설팅을 마치고 <뉴스투데이>와 인터뷰를 통해 취업 컨설팅을 하면서 겪은 기억에 남는 경험과 취업 성공 사례를 말했다. 인터뷰를 통해 대기업, 공기업에서 이직을 준비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고, 은둔형 청년 등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오랜 기간 준비가 필요한 취준생이 늘어나며, 중고신입을 선호하는 추세가 일경험이 부족한 신입 지원자의 취업 벽을 더 높이고 있는 고용 현실을 한 눈에 읽을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나 직무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업무 전략을 설명하며 어려운 면접 관문을 통과한 청년들의 이야기는 센터를 방문해 전문가에게 면접 지도를 받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다음은 이임조 컨설턴트와 본지 기자와 일문일답.
Q. 면접 컨설팅을 신청하는 청년은.
A: 학생보다는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고자 센터를 방문하는 청년이 많다. 취업을 원하는 기업과 직종은 다양하다. 대기업부터 중견기업, 중소기업까지 원하는 규모의 기업이 다르고, 마케팅, 경영부터 문화, 예술분야까지 다양한 직무에 도전하는 지원자들이 면접 컨설팅을 받고 있다.
Q. 최근 변하고 있는 면접 트렌드는.
A: 예전보다 중고신입이 늘어나고 있고, 이직을 하려는 청년이 많아지고 있다. 공기업을 퇴사하고 다른 공기업에 지원하는 지원자나 대기업을 퇴사하고 비슷한 규모의 다른 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도 많다. 공기업과 대기업 간 교차 지원을 시도하는 청년도 있다.
Q. 면접에서 청년들이 어려워하는 점.
A: 청년이 원하는 기업과 회사가 원하는 인재의 수준이 맞지 않아서 어려운 점이 많다. 기업은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뽑으려고 하는데 많은 청년은 일경험이 부족하고 회사가 원하는 만큼의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신입 전형에 지원하는 청년에게는 지원자의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에 대한 컨설팅을 집중해서 지원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청년이 있나.
A: 취업 성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청년과 은둔형 청년들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여러번의 실패를 이겨내고 원하는 대기업의 마케팅 직무에 합격한 여성부터 의사소통능력이 부족해서 장기간 준비로 공기업에 취업한 30대 중반 남성까지 기억에 남는 청년이 많다.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후반이 된 은둔형 여성 청년이 1년간 취업 준비를 해서 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청년을 밖으로 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고등학교에서 가출을 한 후 서비스업을 하면서 지냈고, 학교는 검정고시로 졸업을 했다. 20대 후반이 되면서 그동안 해왔던 서비스업을 그만두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겠다고 결심했다. 면접 상담과 함께 진로상담, 국민취업지원제도 연결, 사회복지기관 기초수급자 지원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며 취업 지원을 했다. 여러 기관의 노력으로 원하는 디자인 회사에 취업했다.
Q 면접 컨설팅은 어떻게 진행했나.
A: 10년 만에 직무를 바꾸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를 보여주는 답변을 할 수 있게 도와줬다. 청년은 29세까지 사무직 경험이 없었다. 서빙과 PC방 알바를 하며 생계를 유지한 경험이 전부였다. 면접관은 직무를 바꾼 이유에 대해서 물을 수 있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지원자인지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다. 청년은 살아온 삶을 솔직하게 풀어내서 말하고 검정고시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무직 업무를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경험을 말할 수 있게 연습했다.
직무적합성을 증명하는 과정도 중요했다. 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여러 전문가들에게 직무가 자신과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안내받고 스스로 결정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만큼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성실한 지원자라는 것을 강조하는 훈련을 했다. 학원에서 출석률 100%를 달성한 경험부터 아르바이트 경험까지를 총망라해서 성실도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 입사하면 어떤 태도로 일할 수 있는 지원자가 될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태도로 말하는 연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