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뚝심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제약바이오사업’ 성장 동력으로 삼다
2025년 SK 시총 140조원 목표, 핵심 사업 바이오 사업
SK바이오팜 신약 개발 사업으로 글로벌 제약사 성장 목표
SK팜테코 CGT CDMO 시장 승부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SK의 시총을 내년까지 140조 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핵심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낙점한 것이다. SK그룹 내 제약바이오 사업을 '빅 바이오텍'으로 키우겠다는 게 최 회장의 큰 그림이다.
업계 안팎에서 제약바이오 분야 인재로 정평난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부사장이 전략 투자를 책임지고 있어 SK그룹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그룹 제약 바이오 사업부에서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위주의 케미컬 의약품 기업이고 SK팜테코는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 및 개발) 기업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개발과 위탁 생산을 주로 한다.
■ 신약 ‘세노바메이트’ 필두, SK바이오팜 글로벌 시장 평정한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와 항암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출시하면서 다국적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
세노바메이트를 출시하며 SK바이오팜은 미국에 ‘SK라이프사이언스’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지만, 식품의약국(FDA)의 깐깐한 통제를 받기 때문에 제약바이오사업을 하기에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SK바이오팜는 미국 내 다국적 제약사에 세노바메이트를 넘기면 손쉽게 시장 진입과 파이를 확대할 수 있고 계약금과 로열티 수입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SK바이오팜은 현지 법인을 통해 세노바메이트 직판을 선택했다. SK바이오팜의 미래를 위해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시장 진입 초기에는 네트워크와 영업력 부족으로 1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 시장 내 세노바메이트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은 2706억 원이었는데 올해 4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두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단일 품목의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난해 국내 제약사 케미컬 의약품 중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 것은 당뇨 치료제와 고지혈증 치료제 두 종류뿐이며 5개가 되지 않는다. 이를 놓고 보면 세노바메이트가 4년 만에 2706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경이로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유럽과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SK바이오팜은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전략을 택했다. 신약이 사용되려면 임상시험 3상까지 거친 후 보건당국의 인허가를 취득해야 된다. 수천억 원에 이르는 임상시험 비용을 감안하고 현지 보건당국의 까다로운 인허가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술수출이 적합한 전략이다.
이 전략의 장점은 두 가지다. 우선 세노바메이트는 FDA의 승인 받은 의약품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의 인허가 취득이 수월해 진다. 둘째는 시장 가치가 높아 마일스톤(수행 과제 성공 시 받는 계약금) 방식으로 받는 수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기술료(로열티) 산정을 SK바이오팜에게 유리하게 가져가는 게 핵심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안젤리니파마(유럽 시장)로 기술수출돼 2억1000만 달러(2764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덴마크와 스웨덴,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서는 출시 완료했다. 유럽 외에도 일본과 중국, 이스라엘, 중동, 북아프리카 등 현지 제약사에 기술 수출됐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 통화에서 "우리 회사는 미국에서 혁신 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국내 기업으로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을 곧 입증하고 앞으로 국내 신약 개발 기업 생태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자평하고 "세노바메이트의 지속적인 성장과 SK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신규 모달리티 기술 플랫폼과 항암 영역을 확장하고 균형 잡힌 빅 바이오텍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총 5개다. 이중 4개가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된 상태다. 또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의 경우 미국 소재 제약사 액섬 테라퓨틱스에 기술 이전돼 지난 2019년부터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SK팜테코, '케미컬‧바이오' CDMO시장 석권 노린다
SK팜테코는 글로벌 CDMO 시장 석권을 위해 미국과 유럽, 한국에 총 7개의 사업장을 두고 있다. 또 5곳의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케미컬 의약품은 엠팩(미국)과 SK바이오텍(한국), SK바이오텍아일랜드(아일랜드)가 맡고 있다. CGT 분야 바이오 의약품은 이스포케시(프랑스)와 CBM(미국)이 담당한다.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아일랜드를 제외하고 전부 해외 법인들을 인수한 것이다.
SK팜테코는 지난 2022년 매출 7억 6400만 달러(약 1조 원)를 넘어섰으며 오는 2026년 매출 20억 달러(2조6178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팜테코는 CGT를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펨테코가 지난해 인수한 CBM은 CGT CDMO 기업이다. 인수 당시 SK팜테코는 3억5000만 달러(4586억 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또 지난 2021년 인수한 이스포케시도 CGT CDMO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글로벌 CGT 시장이 오는 2026년 556억 달러(72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 전망하고 있다.
CDMO기업으로서 SK바이오팜의 전망은 밝다. 이포스케시와 CBM이 보유하고 있는 개발 물질들의 가치가 20억 달러(2조6220억원)에 이르며 향후 60억 달러(7조866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그룹 자체가 갖고 있는 글로벌 영업력을 동원한다면 수주 경쟁력에서도 우월한 위치에 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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