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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바통 잡은 문혁수 대표… LG이노텍, 전장·기판 육성에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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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3.07 06:00 ㅣ 수정 : 2024.03.07 06:00

전년도 매출 20조 원대…광학솔루션에서만 17조 원 기록
애플 아이폰 중심의 ‘모바일 카메라 모듈’ 효과 절대적
전장부품·기판사업 중심의 사업체질 변화 필요성 제기
광학솔루션, 모바일 넘어 차량용 카메라 모듈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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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환경변화에도 흘들림없이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올해를 체질 개선 원년으로 삼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노텍 신화'로 불린 전임 정철동 사장이 매듭짓지 못한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 편중 현상을 해결하고 전장부품과 기판 사업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방향을 잡았다.  

 

LG이노텍의 체질 개선 전략은 광학솔루션 사업의 축소가 아니라 기판과 전장부품 사업, 광학솔루션 사업의 동반성장에 가깝다. 

 

지난 해를 끝으로 LG이노텍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정철동 사장이 임기동안 이룬 괄목상대한 실적 향상과 그룹 내 입지 확대 등을 바탕에 두고 매출 편중 현상을 줄여 3개 사업부의 고른 성장을 일궈낸다면 실적 성장의 날개를 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이노텍은 2020년 연간 매출액 9조 원대에서 2021년 14조 원, 2022년 19조 원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20조 원의 벽을 넘어섰다.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는 대 기록을 썼다.  더욱이 고객사가 아이폰 메이커 '애플(Apple)'이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로 부품 주문이 쇄도해 실적이 일취월장했다. 전체 매출 중 애플 제품의 비중이 70%를 육박하면서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렇다고 잘 나가는 사업부를 줄일 필요는 없다. 다른 사업의 역량 강화와 매출 확대를 통해 광학솔루션 사업부와 어깨를 겨울 수 있도록 동반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게 맞는 방향이며 '문혁수'호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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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2023년까지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 추이 [자료 = 뉴스투데이 편집]

 

■ 지난해 사상 첫 매출 20조원 돌파…광학솔루션, 전체 매출 83% 책임

 

LG이노텍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아 전방 IT 산업 수요 부진에도 의미있는 실적을 거뒀다. 2023년 연간 실적은 매출액 20조6053억 원과 영업이익 8308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축소됐지만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적 견인의 일등공신은 광학솔루션사업부였다. 광학솔루션사업부 2023년 매출은 17조289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83.9%를 차지했다. 각각 6.4%와 7.6%를 기록한 기판소재사업부, 전장부품사업부 대비 월등히 높다. 전체 매출의 81.5%를 기록한 2022년과 비교해 비중도 확대됐다.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주력 제품은 모바일, IoT, XR 기기와 차량 등 스마트 기기에 적용되는 카메라 모듈이다. LG이노텍의 전체 실적을 사실상 카메라 모듈이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니다.

 

실제 카메라 모듈 호조에 힘입어 최근 5년간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매출은 △2019년 5조4257억 원 △2020년 6조7788억 원 △2021년 11조8457억 원 △2022년 15조9647억 원 △2023년 17조2898억 원으로 가파른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고객사인 애플 아이폰 중심의 '모바일 카메라 모듈'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반영되는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매출액은 6조7567억 원으로 직전 분기에 비해 무려 73% 증가했다.  

 

그럼에도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은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품의 성장세는 분명 호재이지만 특정 사업에만, 특히 특정 고객사에 의존도가 높은 것은 장기 관점에서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쉽게 말해 아이폰 판매 실적이 부진하면 LG이노텍의 실적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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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용 부품을 중심으로 전장부품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 = LG이노텍]

 

■ 광학솔루션 매출 의존도 심화… 전장·기판 중심 체질개선 '시동'

 

그간 LG이노텍의 체질개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광학솔루션 쏠림 현상 해소와 더불어 전장부품과 기판사업 중심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LG이노텍은 기판소재사업부 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2022년 2월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시장 후발 주자로 진출을 선언했다.  FC-BGA는 칩과 메인기판을 연결하는 고밀도 회로 기판으로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덩달아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LG이노텍은 구미에 생산 라인 구축을 위해 413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사업 역량을 집중해 조기 사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 LG이노텍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용 부품을 중심으로 전장부품 역량 강화도 지속 중인데, 최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시장 내 입지 확장이 주목된다.

 

BMS는 배터리의 전압·전류·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최적화하는 제어 시스템이다. 전기차 필수 부품이기 때문에 전기차 성장세에 따른 수요 확대가 예견돼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상반기 차량용 BMS를 비롯해 전기차용 제어기 하드웨어(HW) 등 전장부품과 관련된 연구개발(R&D) 9개 분야, 제조 생산기술 5개 분야 등에서 석·박사 학력을 지닌 신입 직원과 경력사원을 충원하면서 역량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배터리 성능을 대폭 개선한 '무선 BMS'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기존 유선 BMS와 비교해  전기차 주행거리가 최대 50km까지 늘어날 만큼 배터리 용량을 키울 수 있고, 반대로 차량은 30~90kg가량 경량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글로벌 무선 BMS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90억 원에서 2028년 1조3000억 원 규모로 대폭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부터 무선 BMS를 본격 도입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올해 무선 BMS 양산을 계획 중인 LG이노텍의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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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지난 2월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선뵀다. [사진 = LG이노텍]

 

■ 광학솔루션 비중 축소 ‘No’…자율주행용 카메라 모듈 시장 선점 추진

 

이처럼 LG이노텍이 기판과 전장부품 사업 육성에 주력하자 광학솔루션의 비중을 축소한다는 오해도 생겼다. 그러나  LG이노텍의 체질개선 전략 방향은 3개 사업부의 동반성장에 가깝다.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은 아이폰 중심의 모바일 카메라에 편중돼 있는데 최근 차량용 카메라 모듈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영향으로 글로벌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64억 3700만 달러(한화 약 8조6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100억3000만 달러(한화 약 13조4000억 원)로 연평균 7%씩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이에 따라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일등 사업으로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초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필수로 채택률이 높아지고 있는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지난 1월 열린 CES 2024에서 처음 공개돼 각광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LG이노텍은 이를 통해 자율주행용 카메라 모듈 시장 선점에 본격 시동을 건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의 연구개발(R&D)과 생산 기지를 서울 마곡 본사에서 경기도 파주 사업장으로 일원화했다. 이 역시 카메라 모듈 사업의 사업 경쟁력 강화로 풀이된다. 

 

문혁수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3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그중 '수익 기반의 성장'은  환경 변화에 흔들림이 없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뉴스투데이> 통화에서 올해 사업 체질개선 방향과 전략 등과 관련해 "센싱, 통신, 조명모듈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부품 및 FC-BGA와 같은 고부가 반도체기판을 필두로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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