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점포 줄이기' 가속화…금융소외계층 불편 어쩌나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OK저축은행이 지점 2곳을 폐쇄하고 인근 지점으로 통합한다. 거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점 폐쇄가 이뤄져 온라인‧앱 이용이 어려운 고령자 등 금융소외계층의 불편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7일 인천 부평지점과 충북 청주 지접을 인근 지점으로 통합‧이전한다고 공지했다. 두 곳 모두 4월 30일 영업을 종료하고 부평지점은 인천구월지점으로, 청주지점은 대전중앙지점으로 통합된다.
OK저축은행은 부평‧청주지점의 내점고객수가 감소해 영업을 종료한다고 지점 폐쇄 이유를 설명했다. 지점 폐쇄로 거래를 지속하기 어려운 고객이 영업종료일까지 거래 중인 예적금을 중도해지하면 당초 약정금리를 적용해 지급하고 송금수수료도 면제한다.
OK저축은행은 내점고객수 감소를 지점 폐쇄 이유로 설명했으나 OK저축은행의 거래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2023년 3분기말 기준 OK저축은행의 거래자 수는 102만3290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 79만9304명에 비해 28.02%(23만3986명) 증가한 것이다.
OK저축은행 부평지점과 통합되는 인천구월지점은 대중교통으로 30분 가량이 걸려 지점을 찾아가기 어렵지는 않지만 청주지점의 경우 통합지점인 대전중앙지점까지 대중교통으로 1시간30분 내외가 소요된다. 자동차로 이동하더라도 1시간이 걸려 사실상 지점을 찾아가기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지점 축소는 OK저축은행만의 일이 아니다. SBI저축은행도 지난달 말 강남‧전주지점을 폐쇄하고 인근 지점과 통합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융서비스가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처하고 고객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자 지점 통합‧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자 수가 증가했음에도 지점을 폐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지점의 경우 내점고객수가 감소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앱을 통해 가입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거래자 수 증가가 컸다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점포를 줄이면서 온라인‧스마트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는 지점 감소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안을 내놓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찾아가는 서비스'를 진행한다. 지점 방문이 어려운 고령자와 장애인 고객을 대상으로 직원이 직접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고령층‧장애인 전담 창구를 운영하는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전담 창구의 경우 여전히 고객이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제약이 있고, 찾아가는 서비스는 사전에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있어 필요할 때 빠른 이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환이 중요해진 만큼 저축은행업계도 점포 축소가 이어질 것"이라며 "업황이 어두운 가운데 경영효율화를 위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점포를 축소하면서 발생하는 금융소외계층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홈페이지 및 앱의 가시성과 편의성을 개선하고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는 지점 방문 시 앱 이용방법을 안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미진한 면이 있지만 서민금융으로서 금융소외계층의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개선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