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169)] 아이폰 15 vs. 에너자이저 어느 배터리가 더 오래갈까?

신재훈 입력 : 2024.02.01 05:15 ㅣ 수정 : 2024.02.01 05:15

이것은 배터리인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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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애플을 특징짓는 키워드는 “직관적”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다. 직관적이란 말은 판단이나 추론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마디로 척 보면 안다는 얘기다.

 

아이폰이 바로 대표적인 직관적 기기다. 아이폰 광고 또한 제품의 특성에 맞게 대단히 직관적이다. 설명이 없이도 비주얼로 모든 것이 이해되는 광고, 그래서 애플의 광고는 쉽고 단순하다.

 

이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전세계 소비자들에 대한 고려이기도 하다. 배터리가 오래간다는 것조차 과학적 설명 하나 없이 직관적으로 잘 표현했다.

 

 

 

 

[아이폰 Miss You 편]

 

테이블 위 아이폰과 벽에 있는 콘센트가 교차되며 Miss You라는 노래가 나온다. 콘센트가 마치 사람처럼 슬픈 표정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노래를 부른다. 콘센트의 안타까움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사람 주인공이 아이폰을 계속 사용한다. 마침내 아이폰을 주머니에 넣고 불을 끄고 나가버린다. Looooooong battery life라는 자막으로 광고는 마무리 된다.

 

아이폰 15 이전의 기기였다면 수시로 충전을 위해 콘센트를 찾았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될 만큼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제품의 장점을 더 이상 자주 찾지 않는 주인을 그리워하는 콘센트의 시각에서 표현한 의인화 광고다. 오래간다는 영어 단어 Long을 의미만이 아닌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길게 Looooooog으로 표현한 것 또한 눈 여겨 볼만 하다.

 

이 광고가 시험 문제로 나온다면 아마도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위 광고에 쓰인 대표적인 수사법은?” “정답은 의인법”

 

의인법이란 사물이나 추상적 개념과 같은 인격이 없는 대상에 인격을 부여하여 표현하는 수사법으로 한 문장 속에서 인격이 없는 대상에 인격을 부여하는 표현 외에도 별주부전, 이솝우화 등 작품 전체가 의인화된 것도 있다.

 

아이폰 광고의 경우 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이인화 광고는 에너자이저 광고다.

 

 

 

 

[에너자이저 Crime Investigators 편]

 

범죄 현장에 수사관들이 출동하여 조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Na : 배터리가 다되어 벌어진 가슴 아픈 사건이군요

 

하지만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을 만나면 아주 오래가죠 / 최고 9배 더 오래가는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더블 A 건전지 / 사건해결 완료

 

쓰러져 있던 인형이 배터리를 바꾸자 벌떡 일어나 즐거워하며 광고가 마무리된다. 에너자이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광고는 바로 그 “백만 스물 하나”다.

 

 

 

 

[에너자이저 푸쉬업 편]

 

에너자이저가 한 팔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푸쉬업을 하고 있다. 에너자이저: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둘, 백만 스물 셋, 백만 스물 넷

 

자막 : (세계 기록 달성)

 

에너자이저 : 아이구 다시?

 

하나, 둘, 셋… / 힘세고 오래가는 건전지

 

 

 

 

에너자이저와 치열하게 경쟁하던 듀라셀의 광고 또한 흥미롭다. 수많은 토끼 인형들에게 각각 다른 건전지를 끼워주고 어느 토끼가 끝까지 살아 남는가를 겨루는 진짜 서바이벌 배틀이다.

 

어느 토끼, 아니 어떤 건전지를 낀 토끼가 최후의 승자일까? 당연히 듀라셀 토끼다.

 

 

 

 

첨부된 광고처럼 두 브랜드는 상대방을 겨냥한 비교광고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비교광고를 통해 두 브랜드는 모두 배터리 시장의 승자가 되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배터리는 오직 에너자이저와 듀라셀밖에 없다는 인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코카와 펩시처럼 말이다. 이는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의 명저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 나오는 “시장은 장기적으로 두 마리 말만이 달리는 경주”라는 주장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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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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