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삼성물산, 1조3000억원 '촉진 2-1구역' 놓고 피 튀기는 수주전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1조3000억원대 건설사업을 잡아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가 공사비가 1조3000억원이 넘는 부산 촉진2-1구역(이하 촉진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촉진구역은 부산 범천동 13만6727㎡(약 4만1359평) 규모 부지에 지상 69개동, 아파트 1902가구,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서는 대형 사업지다. 여기에 부산시민공원과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전역이 인접해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촉진구역은 지난해 GS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박탈 당한 뒤 시공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공사 기간 2개월 단축을, 포스코이앤씨는 3.3㎡(평)당 공사비를 800만원대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 포스코이앤씨 "1240억 사업촉진비, 가구당 지원금 4억원"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촉진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브랜드 ‘더샵’과 차별화되는 브랜드 이름으로 방배신동아 재건축과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 등 최상급 입지에만 적용되는 단지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촉진구역에 △독일산 명품 창호와 수전 △이탈리아산 주방가구 △세라젬 안마의자 무상제공 등을 통해 조합원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했다.
가구당 3.8평 크기의 커뮤니티 면적과 1.8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앤드 단지에 걸맞게 주차에 쾌적성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촉진구역 아파트가 69층에 이르는 초고층으로 건립되는 만큼 평균 공사기간인 3년보다 긴 5~6년을 예상하고 있다. 사업비 금융비용이 조합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특성을 감안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조합 필수사업비를 전액 무이자로 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내놨다.
또한 사업촉진비 1240억을 제안해 조합원 가구당 지원금이 4억원대에 이른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주, 철거기간 동안 인허가를 취득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설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조합 사업이 지연되지 않고 2026년 2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물산 "업계 최고 신용등급 통한 최저 수준 금리로 자금 조달...조합원 혜택 극대화"
이에 질세라 삼성물산은 촉진구역 단지명으로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을 제안했다. 이는 삼성물산의 최고 기술력과 품질을 토대로 선보이는 특별하면서도 상징적인 초고층 주거단지를 뜻한다.
특히 삼성물산은 부산을 대표하는 단지를 세우기 위해 세계적인 건축설계사와 협력할 방침이다. 여기에 ‘IFLA(세계조경가협회) 어워드’와 ‘대한민국 조경대상’ 등 국내외에서 건설사 최초 3관왕을 달성한 래미안 대표 조경 ‘네이처갤러리’을 촉진구역에 적용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공개한 미래형 주거모델 ‘래미안 넥스트홈’ 을 촉진구역에 선보일 것"이라며 "가구 공간구성을 자유자재로 디자인할 수 있는 ‘퍼니처월’과 △사물인터넷(IoT) △커뮤니티 시설 △건강관리 △쇼핑까지 가능한 플랫폼 ‘홈닉’을 설치해 특별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설업계 최고 신용등급 AA+를 확보한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에 주택도시공사(HUG) 보증이 필요없다. 재개발 사업은 대규모 사업비 조달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약 400억원에 이르는 HUG 보증 수수료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업계 최저 수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조합원 혜택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 '69층 초고층 빌딩 건설' 기술력이 수주의 관건
초고층 주거단지로 건립 예정인 촉진구역은 지상 69층 높이로 기존 아파트 건설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아랍 에미리트연합(UAE) 수도 두바이에 있는 초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828m)‘를 건립한 삼성물산은 최근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인 말레이시아 ‘메르데카118 빌딩(679m)’ 도 완공해 세계 무대에서 초고층 건물 건설에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했다.
포스코이앤씨도 만만치 않다.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2위 높이에 해당하는 ‘해운대 엘시티(411.6m)'와 국내 3위이자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서울 여의도 파크윈(317.7m), 4위 ‘송도 포스코타워(305m) 등을 건설한 경험을 토대로 촉진구역 건립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삼성물산이 세계적인 높이의 건물을 세운 이력을 갖추고 있지만 포스코이앤씨 역시 그에 못지않게 초고층 빌딩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이앤씨는 촉진구역을 오는 2026년 2월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착공 일정과 관련해 뉴스투데이에 “착공일은 착공 전까지 진행해야하는 각종 인허가가 얼마나 빨리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삼성물산은 인허가 변경 없는 설계를 제안해 건설을 63개월안에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상국 삼성물산 주택개발사업부장(부사장)은 최근 "촉진구역은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갖췄다"면서 "촉진구역에 제시한 최상의 사업제안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촉진구역 시공사는 오는 27일 열리는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