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모형제작자, 건물의 모형을 만드는 전문가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건축모형제작자는 건축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나 계획을 물리적인 모형으로 만들어서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 ‘건축모형제작자’가 하는 일은?
모델러(건축모형제작자)는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건물의 모형을 만드는 전문가다. 모델러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모형을 작게는 150분의 1에서 크게는 50분의 1정도의 크기로 제작한다.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제도를 한 후 아크릴이나 목재, 돌 등의 재료를 자르고 다듬어 본드를 이용해 붙여가면서 조립한다. 조립이 완료되면 래커나 페인트 등을 이용해 채색작업을 한다. 최근에는 수치제어를 통해 자동으로 자제를 가공하는 CNC라는 기계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모든 부품을 기계로 만들 수는 없다. 건물 내외부 장식품과 수도꼭지, 행인, 벤치, 수목 등은 모두 건축모형제작자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5명에서 10명 정도의 인원이 조경팀과 건물조립팀으로 나눠서 작업하며 총 제작기간은 한 달 정도로 한 번에 두세 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납품 후에는 유지보수를 한다.
건축모형 작업은 기한이 있는 프로젝트성 업무가 많기 때문에 야근이 잦은 편이다. 조립과 운반 등 어느 정도 육체노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강인함도 요구된다. 조립 시에 본드를 사용하고, 컬러링을 할 때도 유독한 가스를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위험에 대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예전에는 이러한 업무특성 때문에 대부분 남성 종사자가 많았지만, 기계발달로 육체적인 어려움이 줄어들어서 남성에 비해 꼼꼼한 여성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수가 늘어났다.
■ ‘건축모형제작자’가 되는 법은?
모델러가 되기 위해 특별히 거쳐야 하는 교육과정이나 학위는 없다. 그러나 모형을 제작하려면 설계도면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건축 관련학과를 졸업하면 취업에 유리하다. 전문계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역사나 건축, 조형, 설계, 목공 등을 전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학교 부설기관과 직업학교에서 목공예기능사나 창호기능사, 용접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방법이다.
모형제작소에 취업하더라도 처음 1~2년간은 보조업무나 캐드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현장경험을 쌓아야 비로소 전문적인 모델러가 될 수 있다.
모델러는 기본적으로 손재주가 좋아야 할 수 있다. 건축모형제작은 큰 물체를 작게 만들어 모형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꼼꼼함과 치밀함이 필요하며, 장시간 집중할 수 있는 집중력과 끈기가 요구된다. 또 기본적으로 5명 이상이 팀을 이뤄 작업하기 때문에 협동심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만약 팀장이라면 리더십을 발휘해 프로젝트를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
모델러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의 현대 건축물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목재로 된 고건축물을 전문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단순히 상업적인 제품이 아니라 예술품을 만드는 일인 만큼 예술가로서의 장인정신이 있어야 한다.
■ ‘건축모형제작자’의 현재와 미래는?
모델러는 설계도면을 분석하고 편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사무소로 진출할 수 있다. 목공이나 컬러링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가구제작이나 전시물 제작 전문가로 이직할 수도 있다.
1997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시작된 건축모형 수요가 신도시 건설과 지방자치 활성화로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는 약 200여개의 중소규모의 모형제작소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전시관과 박물관, 홍보관 등이 늘어나면 건축모형 또는 기타 모형제작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건설경기의 침체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의 모형제작에 대한 수요는 지금에 비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