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안 가고 주담대 갈아탄다”...은행권 ‘3%대 금리’로 유혹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모바일·인터넷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권의 ‘금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영업점 방문 같은 물리적 절차 완화로 고객 이탈이 가속할 수 있다는 경계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경쟁 활성화에 따른 가계 이자 부담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9일 아파트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한 ‘온라인·원스톱 대환 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주요 은행들은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운영·홍보하며 대환 고객 유치에 나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1095원 중 주담대가 850조원(77.6%)을 차지한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건당 대출액이 크기 때문에 차주 이탈 방어와 신규 유치 중요도가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이제 모바일·인터넷 환경에서 주담대 갈아타기가 가능해진 만큼 대환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은행권은 연 3%대 금리를 제시하며 초반 시장 주도권 쟁탈에 돌입했다. 누가 더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조(兆) 단위 대출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이 비대면 고정형(혼합형) 주담대합금리로 지난 11일 기준 연 3.68%를 적용했다.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 금리가 연 3.80%인데, 가산금리를 마이너스(-) 0.12%포인트(p)로 적용해 최종 금리를 낮췄다.
같은 날 기준 혼합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연 3.44%, 하나은행은 연 3.70%, 우리은행은 연 3.83%, 농협은행은 연 3.77%를 각각 제공한다. 부산은행(연 3.64%)과 경남은행(연 3.32%) 대구은행(연 3.26%) 등 지방은행도 연 3%대 금리를 내세웠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세도 매섭다. 카카오뱅크는 혼합형 기준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에 혼합형 기준 연 3.47%~3.78%를 제시했다. 케이뱅크 역시 고정형 아담대에 연 3.65~5.28%를 적용 중이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한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4.60%다. 차주가 주담대 4억원을 원리금균등상황 방식에 30년 동안 연 4.60%로 빌리면 매월 약 205만원을 갚아야 하는데, 금리가 1%p만 내려가도 매월 원리금이 약 181만원으로 줄어든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대환 인프라는 정책 홍보도 많이 했고 실제 이용자들도 많다. 모바일로 조회해보고 더 낮은 금리가 있다면 갈아타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금리 경쟁이 너무 심해지면 시중자금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각 은행의 한도 문제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어떤 방식이든 조절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는 31일부터는 전세대출에 대한 모바일·인터넷 대환 서비스도 개시된다. 앞서 신용대출에 이어 주담대, 전세대출까지 사실상 가계대출 전(全) 분야의 비대면 갈아타기가 일상화되는 셈이다.
시중은행들이 1.2~1.4% 수준으로 부과하는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은 있지만, 보통 대출 실행 이후 3년 후 면제되는 만큼 유리한 대환 시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타행으로 넘어가는 대환에 대해서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주담대 대환은 시세 조회가 가능한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대상이고, 대출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나야 한다. 또 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면서 한도를 늘리는 것도 제한된다.
오는 31일부터는 전세대출에 대한 모바일·인터넷 대환 서비스도 개시된다. 앞서 신용대출에 이어 주담대, 전세대출까지 사실상 가계대출 전(全) 분야의 비대면 갈아타기가 일상화되는 셈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대환 절차가 복잡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대환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어려운 시기 국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더욱 간편한 대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 금융권이 노력한 결과”라며 “참여 기관들이 서비스 운영 초기에 혼잡 등 불편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