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전자 조주완 호(號), '3년 연속 최대 매출' 비결 알고보니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1.10 05:00 ㅣ 수정 : 2024.01.10 08:02

LG전자, 가전·전장 '쌍끌이' 힘입어 매출 3년 연속 최대치
전장사업, 출범 10년만에 연매출 10조원 넘어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
2023년 잠정실적…연간 매출 84조2804억·영업익 3조5485억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125억원...지난해 3분기 대비 3분의 1 수준
전장 성장·가전·TV 회복 여부가 올해 LG전자 성적표 좌우할 듯
올해 D2C·구독·가전 OS 탑재 ·'가사해방' 반영 스마트홈 솔루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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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사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3’을 찾아 공간별 최적 솔루션 등 업계 동향과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며 B2B 사업의 중장기 전략과 현안을 챙기고 있다. [사진 = LG전자]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조주완(62·사진)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LG전자가 매출이 3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위기로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동안 LG전자는 가전과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호조로 매출이 연간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분위기가 바뀌었다. LG전자 실적은 전통적으로 ‘상고하저’ 양상을 보여왔는데 2023년에도 이 같은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LG전자는 2023년에 3년 연속으로 매출액 최대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다만 영업이익은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일궈 내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회복이 더디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LG전자가 주요 사업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보이고 B2B(기업 간거래) 사업이 급성장해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수요가 폭증한 이른바 ‘펜트업(Pent-Up·위축된 경제활동이 해소됨)’ 수요 못지 않은 경영실적을 거뒀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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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LG전]

 

9일 LG전자가 발표한 2023년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84조2804억원, 영업이익은 3조5485억원이다. 2022년 실적이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 83조4673억원, 영업이익 3조551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0.1%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30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요 양극화에 대응하고 프리미엄 리더십을 강화하면서 주요 제품의 볼륨존(대중 소비시장) 라인업(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다. 또한 냉난방공조, 부품, 빌트인 등 B2B 확대도 성장에 기여했다.

 

전장 사업은 출범 10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넘어 주력사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생산사업장 평균가동률이 100%를 돌파하는 등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TV 사업은 유럽 등 주력 시장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웹 운영체계(webOS) 콘텐츠와 서비스 사업이 의미있는 성장을 이뤘다. 

 

LG전자 관계자는 “주력사업이 견고한 펀더멘털(Fundamental, 기초체력)을 유지하고 B2B 사업 성장이 더해져 연간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지난 3년간 LG전자 매출액 연평균성장률은 13% 이상이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2022년 수준의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경영실적은 지난해 어려운 외부환경이 이어진 가운데 동종 업계 가운데 두드러진 성과라는 점이 더욱 의미가 있다”며 “수요감소에 대응해 시장 변곡점을 조기에 포착해 B2B 사업의 고(高)성장을 달성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노력이 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제품 중심 사업구조를 콘텐츠와 서비스 등으로 다변화하는 사업모델 혁신도 탄탄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연간 실적은 모든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등 제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아쉬운 대목도 있다.

 

지난해 LG전자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23조1567억원 △영업이익 312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9%와 350.9%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4분기 매출은 11.8% 늘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무려 68.6% 급감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영업이익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영업이익 6495억원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사업별 정확한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LG전자 수익성 부진 배경으로 ‘마케팅 비용 증가’, ‘가전·TV의 기대 이하 수요 회복’ 등이 거론되고 있다. 

 

LG전자는 2022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요국 인플레 지속에 따른 수요 둔화로 가전과 TV 판매가 부진했다”며 “내구재 수요 감소에 따른 가전사업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고 TV와 IT(정보기술) 사업 또한 유통재고 건전화를 위한 판매촉진 비용이 늘어나 전년비 큰 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2023년에도 비슷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4분기는 LG전자에 연말 재고 조정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전통적인 비수기로 여겨진다.  또한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고(高)물가·고금리 여파 등으로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산업연구원(KIET)은 2023년 하반기 가전 시장에 대해 “프리미엄 제품 수요 증가와 제품단가 상승, 하반기 소비심리 회복세 등 내수를 진작시킬 요소가 있지만 경기 둔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최대 수요 달성에 따른 교체수요 감소세 등으로 회복이 더딜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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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완성차 고객 위한 사이버보안 관리 솔루션 [사진 = LG전자]

 

이처럼 LG전자가 2023년 하반기 가전과 TV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지만 올해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올해 역시 전장의 성장과 가전·TV 회복 여부가 LG전자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IT(정보기술) 수요가 주춤하고 있지만 LG전자는 2023년 3분기까지 안정적 실적을 기록하며 체력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오강호 연구원은 “2024년은 수요 회복에 따른 가전과 TV 등 IT 디바이스의 점진적 수요 개선이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고 물류와 마케팅 분야의 비용 효율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프리미엄 라인업의 수요 가세 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전과 TV 수요가 역성장을 멈출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회복 강도가 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LG전자 가전 부문에서 경쟁력과 입지는 탄탄하고 물류비와 운송비 부담은 여전히 낮아 전년 수준의 실적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록호 연구원은 또 “VS(전장) 부문의 외형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최근 전장과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어 성장폭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분기 매출액이 손익분기점을 초과한 이후 3~5%대의 견조한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어 전년 대비 실적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사업부문”이라고 판단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코로나19 유행 당시 보복소비로 가전과 TV 교체 수요가 미리 앞당겨져 지난해 가전과 TV 시장이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시장 상황이 지난해보다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장은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등 마이너스 요소가 있지만 수요가 계속 증가해 규모가 커지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올해에도 계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LG전자는 2024년에도 캐시카우(Cash cow:주요수익원)사업과 미래사업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제품 및 제조경쟁력으로 대표되는 기본역량을 강화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D2C(소비자직접판매), 구독 등 사업방식 변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가전 OS(운영체제) 탑재를 늘리고 '가사해방(Zero Labor Home)' 가치를 반영한 스마트홈 솔루션에도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그는 “TV뿐만 아니라 스마트모니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웹OS 생태계를 넓혀 사업의 모수(母數)를 더욱 확대한다”며 “제품 관점에서 최상위 라인업 올레드를 비롯해 고색재현 LCD(액정표시장치)인 QNED(퀀텀닷 나노발광다이오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는 듀얼트랙 전략을 펼쳐 프리미엄 시장 주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장과 관련해 “외형 성장에 더불어 모빌리티 트렌드인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역량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가전과 IT에서 쌓아 온 차별화 기술을 토대로 차량 내 경험을 고도화하고 전기차부품과 램프를 포함한 전 사업의 효율화와 시너지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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