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신년기획(4)] 김동연 경기도지사, '투자유치 100조' 속도전으로 달성하고 차기판도 흔들까
김동연 경기지사, "시즌 1은 올바른 방향 설정했고, 시즌 2는 속도가 키워드"
50조원 투자유치에 1년 6개월 걸려...속도전으로 100조원 달성할 가능성 주목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대한민국은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 국제정치, 국제경제 또 대내외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와 산업 상황으로 봐서 우리가 가야 할 길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읽고, 이런 흐름에 우리가 대응을 해야 하는데 거의 역주행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3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이같이 새해 소회를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지금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는 물론 오히려 이와 같은 것을 기회로 삼는 것이 전 세계적 추세인데 대한민국만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며 "이와 같은 이념적 잣대로 가고 있는 역주행이야말로 저는 정책적 테러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말까지 1년 반 동안 민선8기 김동연호의 시즌1이었다면 이제 시즌2가 어제부터 새로 출범한다. 시즌1의 큰 방향을 한 마디로 키워드로 얘기하자면 올바로 된 방향, 제대로 된 방향이었다"면서 "시즌2에 있어서의 키워드는 속도이다. 이제 방향을 제대로 잡았기 때문에 속도를 붙여서 힘차게 나아가겠다 "고 강조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비롯해 임기내 '투자유치 100조' 등 약속했던 공약들을 과감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미이다.
■ 연말 혹은 내년 초에 100조원 달성하고 차기 판도에 변화 일으킬 가능성 주목돼
지난 2022년 7월 1일 취임한 김 지사는 지난 해 11월 기준으로 국내외 기업 및 민간 투자유치액 50조원을 기록했다. 취임 1년 6개월만에 목표치의 50%를 달성한 것이다. 질적으로도 우수한 투자유치로 평가된다. 삼성·SK·현대·기아 등 국내 대기업들부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에이에스엠엘 등 세계적 반도체 기업까지 고르게 망라돼 있다.
김 지사가 새해 목표로 속도전을 선언한 만큼 나머지 50조원의 투자유치에 걸리는 시간은 상당히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연말 혹은 내년 초에 목표액인 100조원 투자유치를 속도전으로 달성하고, 차기 대선주자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주목된다.
■ 김동연 지사의 정치적 잠재력=민주당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이재명 대안' 1순위로 꼽혀
김동연 지사는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종 사법리스크로 인해 차기 대선에 나서지 못하게 될 경우 민주당 지지층내에서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김지사는 1∼5% 안팎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치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의 '대안'을 묻는 조사에서는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향후 우리나라를 이끌 차기 대통령감'을 다자 간 대결 구도로 묻는 질문에 응답자 39%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35%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각각 선택했다.
뒤를 이어 김동연 경기도지사·오세훈 서울시장·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각각 지지율 4%를 기록했고, 홍준표 3%, 원희룡 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박용진 민주당 의원 1% 순이었다.
이에 앞서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해 지난 1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24%는 한 위원장을, 22%는 이 대표를 꼽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2%, 김동연 경기지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각각 1%로 집계됐다.
이 같은 최근 여론조사만 보면 김 지사의 차기 경쟁력은 낮은 그룹에 속한다. 하지만 중대 변수가 숨어있다.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대장동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김동연 지사는 가장 강력한 민주당 대선후보가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전국 성인 유권자 10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안은 누구?'라는 질문에 대해 호남지역에서 김동연 19.2%, 이낙연 16.4%, 김부겸 14.2%의 응답률을 보였다. 김 지사가 이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김 지사는 충청북도 음성 출신이다.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무관하지만 호남 민심이 이 대표 이후로 가장 주목하는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영남 출신인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광주에서 승리하며 대통령 당선까지 이어졌던 장면을 연상시킨다는 분석이다.
■ 김동연 지사의 강점=정책역량과 실행력 그리고 글로벌 기업과의 '대화법' 꼽혀
김 지사의 강점은 정책 역량과 실행력이다. 취임 일성으로 '투자유치 100조'를 외쳤고 취임 1년 반 만에 50조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더욱이 글로벌 혁신기업 중심으로 투자유치가 이루어졌다.
해외 기업, 자본 중심이었던 기존 유치 전략에 국내외 기업 전방위 유치, 혁신 산업 분야 기획 및 육성 지원 전략을 더한 결과다.
김 지사는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이었던 9박11일 미국, 일본 출장에서 약 4조 3000억원 투자유치액을 기록하며 역대 경기도지사가 단일 해외 출장에서 기록한 투자 유치 규모 최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런 성과의 원동력으로 경기도의 잠재력과 글로벌 기업 대표, 정치인들과 김 지사 간의 깊이 있는 대화를 꼽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과 현대, SK하이닉스 같은 대한민국 대표 기업과 세계 1~4위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연구소가 있는 경기도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가 높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여기에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도의 입지, 우수한 기술 인력 보유 등의 요소도 한 몫 했다.
김 지사의 개인 역량도 투자유치 성과에 큰 힘을 보탰다. 김 지사는 "비즈니스에 들어가기 전에 공통 관심사에 대해 아이스브레이킹(회의 전에 가볍게 던지는 농담이나 대화)을 하고,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높게 평가를 한 것 같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딱딱하고 긴장될 수 있는 회의지만 사전에 상대방 관심사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가벼운 대화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 김 지사만의 대화법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는 "경기도의 정책 방향과 의지를 얘기했을 때 대부분이 공감하면서 추가 투자 의사를 표명했다. 개별적으로 주지사, CEO 등에 대해 미리 파악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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