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 기자 입력 : 2024.01.03 10:00 ㅣ 수정 : 2024.01.19 19:06
과기정통부, 올해 1분기에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키로 이통3사, 정부 정책에 "통신비 내려 이용자 부담 완화" 대응 알뜰폰 업체, 가입자 1600만명 눈앞...3만원대 요금제에 '텃밭' 위기
[뉴스투데이=이도희 기자] SK텔레콤(이하 SKT)·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이하 이통) 3사와 알뜰폰 업체들이 '3만원대 요금 전쟁'에 본격 나선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른 대응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통신사가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해 소비자 선택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만원대 5G 요금제가 올해 1분기에 등장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이통3사는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통 3사의 행보에 기존 알뜰폰 업체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앞세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를 공략해온 알뜰폰 업체들은 이통 3사의 요금 할인 경쟁에 '밥그릇'이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 정부 "통신비·단말기 가격 낮춰 요금제 개편"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통신비가 가계에 주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통신비를 잡는 여러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5G 요금 최저 구간이 4만원대 중후반이어서 가격대가 높고, 소량 구간 선택권이 제한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계 휴대폰 구입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저가 단말기 선택지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통3사의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기존 4만원 중후반에서 3만원대로 낮추고 30GB 이하 소량 데이터 구간 요금제도 세분화하며 중저가 단말기 종류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용자가 단말기에 상관없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고 선택 약정 기간도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 이통3사 "요금제 변경·단말기 가격 인하…추가 대책 협의 중"
정부 대책에 이통 3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4만원대 중후반인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3만원대로 낮추고 30GB 이하 구간 5G 요금제를 신설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초 저용량 데이터 사용자를 위해 '너겟'을 출시하고 1GB에서 2GB 단위로 세분화한 16종 요금제를 출시했다.
너겟 요금제는 △5G 온라인 전용 요금제 16종 △가족·지인 간 결합 할인을 제공하는 '파티페이' △데이터·부가통화를 추가 구매할 수 있는 '토핑'으로 이뤄져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너겟 요금제의 최대 특징은 데이터 저용량 구간을 1GB부터 2GB 단위로 촘촘하게 나눴다는 점"이라며 "기존 온라인 전용 다이렉트 요금제의 최저용량은 8GB로 이보다 낮은 수준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가 마땅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너겟 요금제로 데이터 미사용량을 최소화해 데이터를 쓴 만큼만 요금을 지불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1분기에 요금제를 더욱 다양화해 정부 정책에 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SKT도 '3만원대 요금제' 상품 출시에 나서는 분위기다.
SKT 관계자는 "5G 소량 이용자는 현재 최저 4만9000원(8GB) 이상 요금제를 낸다"며 "정부 대책에 따라 3만3000원(1.5GB), 4만3000원(2.5GB) LTE 요금제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T의 3만원대 요금제는 5G가 아닌 4G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에만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LG유플러스가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놨지만 SKT와 KT는 관련 요금제를 아직 내놓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러나 정부의 입장이 강경해 SKT와 KT도 조만간 3만원대 5G 요금제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알뜰폰 업체, 가입자 1600만명 눈앞...3만원 요금제에 '텃밭' 빼앗길 우려 커져
이통 3사가 3만원대 요금제 카드를 추진하면서 알뜰폰업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알뜰폰은 SKT,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통사업자(MNO)에 이동통신망을 도매로 빌려 일반 소비자에게 소매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MVNO)다.
알뜰폰 업체들은 고(高)물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과기정통부 ‘무선통신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알뜰폰 회선 수가 1544만 개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라면 알뜰폰 가입자 수가 지난해 12월말까지 1600만 회선에 육박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들 알뜰폰 업체들은 기존 이통사 망을 이용해 3G, 4G 등을 제공해 가격이 비교적 싼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알뜰폰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알뜰폰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알뜰폰 시장 수요를 감안하면 2024년에는 알뜰폰 가입 회선이 1700만개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는 정부의 '3만원 요금제'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통 3사가 1분기에 3만원대 5G 요금제를 일제히 내놓을 경우 그동안 '가성비'를 최대 경쟁력을 삼아온 알뜰폰 업계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5G의 고품질 통화 서비스에 가격도 3만원대인 통신상품이 나온다면 알뜰폰 업계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며 "올해 1분기에 이통 3사와 알뜰폰 업체의 '뺏고 빼앗기는 고객 쟁탈전'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