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가 분석 ②] 잘나가던 이마트, 실적 왜 꺾였나

서예림 기자 입력 : 2023.12.21 11:00 ㅣ 수정 : 2023.12.21 12:55

'소매업 종말' 시대…대형마트 찾는 소비자 줄어
온라인 사업,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도 지지부진
"변화된 유통 환경 속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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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이마트/사진편집=뉴스투데이]

 


■ 시리즈 순서


① [이마트 주가 분석 ①] 실적 부진에 커져가는 투자자들 ‘불신’

② [이마트 주가 분석 ②] 잘나가던 이마트, 실적 왜 꺾였나 

③ [이마트 주가 분석 ③] 이마트 ‘전성기’ 부활 위한 필수 요건은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이마트(139480)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환경이 개편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줄어든 탓이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며 몸집을 키운 온라인 사업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 좀처럼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2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나, 쿠팡에 밀리며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6% 급락했다. 

 

이마트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이마트 영업이익은 △2019년 1507억원 △2020년 2372억원 △2021년 3168억원으로 우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1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2%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마트의 실적 부진에 관해 ‘소매업의 종말(Retail Apocalypse)’이 가져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됐고, 대형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소매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라이프스타일에 변화가 생기고 대형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하루 만에 신선식품이 배송되는 쿠팡까지 생겨나면서 이마트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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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세계그룹]

 

물론 이마트가 ‘소매업의 종말’에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21년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디지털 전환에 돌입했다. 하지만 문제는 막대한 투자 금액에 비해 온라인 사업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 교수는 “1조원도 아닌 3조4000억원이라는 투자 금액이 부적절하다고 보여진다”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지만 여전히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부채는 늘어나고 이마트 본사까지 매각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마트 부채비율은 2020년 말 112.8%에서 올해 9월 150.5%까지 뛰었다. 결국 2021년에는 이마트 성수동 본사까지 매각하고 시청으로 이동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19일 이마트 신용등급을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올해 6월 야심차게 내놓은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마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업계 안팎으로 지배적인 상황이다. 경쟁사인 쿠팡 ‘와우 멤버십’과 비교할 때 킬러 콘텐츠와 혜택이 부족하는 평가다. 

 

이외에도 각종 악재가 이마트 발목을 잡았다. 이마트 실적 효자 노릇을 하던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여름 ‘서머캐리백’ 논란으로 곤혹을 치뤘다. 신세계건설 역시 ‘공사원가 상승’ ‘미분양 사업장 손실’ 등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마트가 변화한 유통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아마존의 공세에도 월마트는 여전히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라며 “ 반면 이마트는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면서 정작 중요한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오프라인 소매 매장의 강점이자 온라인에서는 하기 힘든 신선식품 분야에 주력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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