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 제품에 향기를 불어넣어 향을 개발하는 사람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조향사는 다양한 향료, 원료, 기술을 사용해 향수를 조합하고 창조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 ‘조향사’가 하는 일은?
향을 만드는 사람을 ‘조향사’라고 한다. 향수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우울한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어 대인관계를 좋게 만들며, 의욕을 상승시켜 업무처리 능력까지 향상해 준다. 사람들은 향을 통해 이미지를 표현하고 감정을 전달하기도 한다. 따라서 향수를 ‘보이지 않는 액세서리’라고도 부른다.
향이라고 하면 오직 향수만을 떠올릴 수 있는데 △방향제 △탈취제 △독특한 향(화장품, 샴푸, 치약, 음료, 과자 등에 첨가) 등을 만들어 내는 이들 또한 ‘조향사’다.
따라서 조향사는 △향수를 디자인하는 ‘퍼퓸디자이너(Perfume designer)’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등의 제품에 향을 입히는 ‘퍼퓨머(Perfumer)’ △과자나 음료 등 식품의 향을 만드는 ‘플래버리스트(Flavorist)’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향수는 콘셉트를 정해 원료를 선정하고, 수천 번씩 조합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 후 만들어진다. 향 에센스를 혼합(blending)하고, 알코올을 첨가해 향을 부드럽게 하는 작업을 한다. 몇 백가지의 향료에 블로터스트립(향을 맡는 종이)을 꽂아 보고 이것을 코에 갖다 대는 일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한다. 보통 한 제품이 출시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향수품평을 거친다.
화장품회사와 식품회사, 향수회사 등의 향료 관련부서에서는 향료회사에서 제공받은 여러 가지 향들을 평가하는 일을 한다. 필요에 따라 제품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향을 조합하기도 한다. 향료회사에 입사하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조향교육을 받고 조향사가 된다. 처음에는 향이 약한 제품부터 만든다. 이후 향의 대표제품이라 할 수 있는 향수를 제조할 수 있다.
■ ‘조향사’가 되는 법은?
조향사는 향료회사에 입사하거나 화장품회사, 식품회사, 향수회사 등의 향료 관련부서에 입사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조향교육을 받고 수습시절을 거쳐 일을 맡게 된다.
맞춤 향수 전문점에서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원하는 향을 주문받아 조향해 주는 프리랜서 조향사로도 일할 수 있다. 입사할 때 후각테스트를 거치므로 향을 감별해 내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련교육은 전문대학의 △향수화장품학과 △향장공업과 △피부미용과 등에서 받을 수 있으며, 사설 교육기관에도 교육이 개설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조향사 관련 국가자격증이나 국가기술자격증은 없다. 하지만 각 협회나 사단법인이 주관하는 민간자격을 취득하면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향과 관련된 직업이기 때문에 뛰어난 후각과 감각이 필요하다. 따라서 후각기관에 질환이 있거나 특정 냄새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지원이 곤란하다. 천연향료와 합성향료를 조합해 제품에 향을 입히기 때문에 향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보지 않고 냄새만 맡고도 어떤 향인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한 가지 향을 제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인내심과 지구력이 필요하다. ‘향의 창조자’로서 예술적 감각과 미적 감각, 유행 감각이 뛰어난 사람에게 더욱 적합한 일이다.
■ ‘조향사’의 현재와 미래는?
화장품회사나 식품회사, 향수회사, 향료회사 등에 소속되어 있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조향사는 국내 통틀어 약 60명이다. 이들은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화장품 회사 연구실에서 실적을 쌓거나 외국에서 조향학을 공부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임금 수준은 기업체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다른 분야 종사자들과 비슷하다. 경력을 쌓고 조향사로 선발되면 전문성을 인정받아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게 된다. 개인 창업이나 프리랜서, 강사 등으로 활동하는 경우에는 개인차에 따라 다르지만 월 2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얻고 있다.
유행‧개성에 따른 소비자의 향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 남성들도 향수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많이 사용한다.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등에도 향을 고려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향은 상품의 품질과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또 각종 시설과 업체 등에서 방향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조향사의 취업기회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수는 개인의 성격이나 심리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으며, 비슷한 향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임상실험 결과도 있다. 향을 심리에 접목한 연구들이 늘어나고, 후각, 시각 등 감성적 요소가 시장에 미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를 이용한 마케팅이 늘어나면서 조향사에 대한 관심은 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전문대학 관련학과나 사설 교육기관들이 개설되고 있어서 화장품회사, 식품회사 등 관련회사에서는 교육받은 전문가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향사가 되려면 미리 관련교육을 이수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