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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이 단행할 'SK그룹 인사 D-1' 예측 포인트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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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2.06 05:00 ㅣ 수정 : 2023.12.06 09:30

그룹 부회장 4인 용퇴·최창원 발탁 유력
조대식 의장, 2016년 말부터 SK수펙스 이끌어 온 '그룹 2인자'
장동현 SK(주) 부회장, 반도체·배터리 등 그룹 4대 핵심사업 경쟁력 높여
김준 부회장, SK이노베이션,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 이끈 핵심 인물
박정호 부회장, 반도체 시장 상황에 보폭 조절한 '반도체 전략가'
최태원 회장 7년만에 '서든 데스' 언급해 그룹의 대대적 변화 내비쳐
메모리반도체 사업 적자·배터리 사업 업황 부진 등 그룹 경영 위기감 커져
최회장 4촌 동생 최장원 부회장·장용호 SK실트론 사장·박상규 SK엔무브 사장 하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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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사진 = SK]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재계에 ‘안정 속 변화’ 라는 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그룹 역시 7일로 예상되는 정기 인사를 앞두고 큰 폭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지난 7년간 그룹을 책임졌던 최고경영진 4명의 용퇴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촌동생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그룹 2인자격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발탁이 유력하다는 가능성이 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2024년도 SK그룹 인사를 하루 앞둔 가운데 최 회장이 조대식(63)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 장동현(60) SK㈜ 부회장, 김준(62)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60)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4명에 퇴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4인은 만년 재계 3위 SK그룹을 2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대식 의장은 2014년부터 2년여 간 최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돼 발생한 경영공백을 메운 인물이다. 

 

최 회장 핵심참모로 알려진 조대식 의장은 △SK의 통합지주사 체제 전환 △반도체와 바이오 등 신사업 진출을 이끌며 그룹의 변화를 이끌었다.  2016년 말 그룹 2인자라 불리는 SK수펙스 의장직에 올라 4연임에 성공했다. 이는 그가 최 회장으로부터 얼마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인물인 지를 보여준다.

 

장동현 SK㈜ 부회장은 배당과 로열티 수익 중심 지주회사의 기존 틀을 깨고 SK㈜가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끈 인물이다. 장 부회장은 △반도체·배터리소재 등 첨단소재 △바이오 △수소·친환경 등 그린(green) 산업 △디지털 등 그룹의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 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핵심 자회사 ‘SK머티리얼즈’ 인수합병(M&A) △전기차 급속 충전기 제조사 ‘시그넷EV’ 인수 △차세대 리튬 메탈 배터리 제조사 ‘솔리드에너지시스템’ 투자 등이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5년 간 30조원을 투자해 “탄소 중심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 사업을 펼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그는 배터리를 비롯해 기존 화학 사업까지 친환경 중심으로 바꾸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리고 당시 30%에 불과했던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자산 비중은 올해 60%대까지 끌어올리며 회사의 녹색전환 가속화를 이끌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2017년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취임했지만 2021년부터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하며 통신과 반도체를 아우렀다.

 

박정호 부회장은 업계가 호황 혹은 불황을 맞아도 시장 상황에 맞춘 완급조절 진두지휘로 회사를 이끈 ‘반도체 전략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급증한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시기적절하게 대응해 반도체 사업 수익을 극대화했다.

 

그는 또 '반도체 보릿고개'로 불리는 올해 AI(인공지능)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고부가가치 메모리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에 주력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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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사진 = SK]

 

재계가 SK그룹의 대대적 인사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최 회장의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 발언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페막 연설을 통해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고 확실하게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면서 서든데스 위험성을 언급했다.

 

그는 2016년 6월에도 확대경영회의를 열어 처음으로 서든데스를 언급했는데 당시 연말 인사에서 수펙스 의장과 위원장 상당수가 교체됐다. 현재 그룹 부회장 4인이 이 무렵 기용됐는데  이때 이들 4명은 50대 젊은 인사였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7년 만에 서든데스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제 60대인 부회장 4인 중심 체제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서든데스 발언은 최 회장이 그만큼 그룹이 처한 경영환경을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듯 그룹의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인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급격한 악화와 더딘 회복으로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다행히 3분기에 D램 흑자 전환과 영업손실 폭 축소 등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전체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배터리 사업을 펼치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은 연내 흑자전환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축소, 중국 배터리 과잉생산 영향으로 판매가격 하락 등 업황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SK온은 올해 상반기까지 자금조달 이슈가 불거졌고 이는 모 회사 SK이노베이션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부회장 4인을 대체할 유력 후보들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후보 가운데 가장 화두에 오른 인물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다.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 셋째 아들이자 최 회장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의 수펙스 의장 선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SK케미칼·SK글로벌·SK건설·SK가스 사업의 주요 임원을 지냈으며 현재 SK케미칼·SK가스·SK바이오사이언스 등을 자회사로 둔 SK디스커버리를 이끌고 있다.

 

그와 함께 SK 새 사령탑으로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SK이노베이션 새 사령탑으로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유력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박정호·곽노정 공동대표 체제에서 곽노정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인사 발표 예정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열린 ‘트랜스퍼시픽다이알로그’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사 관련 질문이 나오자 “새로운 경영진과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필요하다.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세대교체를 공식화한 것이며 젊은 경영진 중심의 대대적 조직개편은 기정사실로 보여진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바뀌며 화두 '혁신'이 전 세계적 추세가 되는 상황에서 젊은 경영진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한 전면 쇄신은 기업에 변화를 주는 데 긍정적”이라며  “다만 기업이 위기에 놓였을 때 변화는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어 적절한 완급조절이 필요하다”고 풀이했다.

 

재계의 관계자는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 인사를 발표한 기업이 대체로 세대교체에 중점을 둬 SK그룹도 비슷한 방향을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이 등장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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