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2.04 09:50 ㅣ 수정 : 2024.08.08 09:36
“글로벌 전자상거래·반도체 시장 성장 발맞춰 동북아 화물 시장 선점”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제주항공이 두 번째 화물 전용기를 도입함으로써 안정적인 화물운송사업 기반 구축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제주항공은 4일 지난해 6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중 최초로 화물전용기를 도입한데 이어 1년 6개월 만에 두 번째 화물전용기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1,2호기 모두 B737-800BCF(Boeing Converted Freighter)로 제주항공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와 동일하다. 확보하고 있는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화물 전용기 운용을 통해 화물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기단 운영 효율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첫 번째 화물 전용기 도입 이후 인천~도쿄(나리타), 옌타이, 하노이 노선에 각각 주 3회·주 6회·주 6회를 운항했으며 올해 9월까지 전자상거래 물품, 의류, 기계부품 등 약 2만톤(t)의 화물을 옮겼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2호기는 기존에 운용하고 있는 노선 증편과 더불어 인천~오사카, 호찌민 등 일본, 베트남 지역 신규 진입을 고려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화물기 도입 이후 화물 전용기를 통한 화물 수송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고 있다. 화물 전용기 도입을 시작한 지난해 3분기에는 2925톤 수송에 그쳤지만 올해 3분기에는 4690톤을 수송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화물 사업의 특성상 계절별 편차가 존재했지만 지속적인 수송실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화물운송 사업은 현재 전체 매출규모의 2~3% 수준으로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비중이 크지 않다.
다만 앞으로 지난 16년간 안정적으로 운용해 온 B737-800NG 기종의 운영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 신규 사업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화물운송사업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성장시켜나갈 방침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유가, 고환율로 화물운송 시장이 다소 침체된 상황이지만 물류 관계자와의 네트워크, 화물 운수권 확보 등을 지속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화물사업 강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겪으며 여객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 한계를 깨달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팬데믹이 장기화 국면을 맞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사업에 투입했고 항공화물 호조세에 힘입어 여객 사업에서 구멍 난 실적을 메울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항공화물 수요 감소가 예측되고 공급 회복으로 운임도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화물사업을 결정할 당시 항공 화물 운임이 코로나19 최고점 대비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단순히 화물운임료에 따라 접근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유행 동안 커진 이커머스 시장에 주목했다.
중국에 몰려있던 이커머스 기업 지사와 공장 등이 제주항공이 취항한 베트남으로 많이 진출한 상황 등 이커머스 사업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자 상거래 수요를 선점하고 고부가가치 품목인 리튬이온배터리, 의약품 등과 반도체 수요를 흡수해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화물 사업을 운영해 항공화물운송사업자로서 입지를 다져갈 예정이라는 게 제주항공의 설명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화물 2호기 도입을 통해 노선 확장은 물론 비정상 상황에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항공화물 운송 서비스를 통해 동북아에서 가장 신뢰받는 화물 운송 사업자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