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유플러스, 50조원 대 메타버스 공략 본격화
[뉴스투데이=송서영 기자] 메타버스(가상공간) 분야가 AI(인공지능)의 발달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으로 인기가 한풀 꺾였지만 SK텔레콤(이하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가 국내에서 성장이 주춤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3년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50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 했다.
■ 메타버스, 국내선 고배 마실지라도 해외는 아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에서 사회, 교육, 문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공간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 3개 업체를 비롯해 컬러버스, 컴투스 등 여러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줄 폐업으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카카오 메타버스를 제작하던 컬러버스는 지난달 사업을 정리했으며 싸이월드의 메타버스 '싸이타운'도 최근 출시 2년 만에 법인을 해산했다. 컴투스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는 지난 9월 구조조정을 했다.
그렇다고 국내 업체들이 메타버스를 외면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해외 이통시장을 노리는 이들 이통 3사는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미국 컨설팅 그룹 가트너(Gartner)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6년 세계 인구의 25%가 메타버스를 이용하고 세계인구의 4분의 1이 하루에 한 시간 이상 메타버스에서 업무, 쇼핑, 교육 등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026년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420억 달러(약 50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 메타버스 공략하는 통신3사...이프랜드, 유버스, 지니버스로 경쟁
이러한 글로벌 성장 잠재력에 힘입어 이통 3사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SKT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는 전체 월간 실사용자(MAU, Monthly Active User)의 절반이 해외 이용자다. 이프랜드 MAU는 올해 3분기 420만명을 넘어섰다.
이프랜드는 재화 '스톤'으로 콘텐츠를 매매할 수 있다. 특히 지난 10월 도입한 인앱결제 경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프랜드는 생태계 선순환과 수익화를 이뤄내 메타버스 플랫폼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캠핑, 파티, 테마 아이템부터 모션 상품 등 1만6000여 개 신규 프리미엄 콘텐츠를 지난달 추가해 콘텐츠를 5배 이상 늘렸다.
해외 시장을 겨냥해 SKT는 동남아시아 3개국 IT(정보기술)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SKT는 최근 말레이시아 ‘셀콤 디지(Celcom Digi)’, 인도네시아 ‘아가테(agate)’, 필리핀 ‘코스믹 테크(Cosimic Tech)’ 등 3개 기업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관련 퍼블리싱 파트너십 협력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셀콤 디지’는 말레이시아 1위 통신기업, ‘아가테’는 인도네시아 게임개발사 겸 퍼블리셔, ‘코스믹 테크’는 사물이동통신 플랫폼 및 디바이스 제조유통업체다.
SKT는 이들 기업과 각각 MOU를 체결해 이프랜드의 동남아시아 지역 이용자 확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양맹석 SKT 메타버스CO담당은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IT 기업 3곳과 협약을 맺고 이프랜드에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현지 기업과 협약을 맺어 지역별 이프랜드 이용자들이 문화와 사회에 적합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LG유플러스는 올해 4월 대학 캠퍼스에 특화한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UVERSE)'를 출시했다.
유버스는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인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메타버스(MaaS:Metaverse as a Service) 형태로 출시됐다. 정형화된 맵에 표준 공간만 제공하는 기존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메타버스 서비스와 달리 유버스는 현실 그대로 미러링한 가상공간에서 학교별로 특화한 전용 공간과 학사에 필수적인 기능을 갖췄다.
유버스에는 강의, 상담, 소셜(채팅, 친구 관리), '스터디윗미', 홍보(영상, 배너), 캠퍼스 투어, 축제 및 행사, '마이룸'(아바타·공간 꾸미기) 등 캠퍼스 라이프를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대표 기능 '유버스 강당'은 한 번에 학생 1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어 대형 강의 및 각종 교내 행사 진행에 적합하고 참여자를 대상으로 투표도 할 수 있다. 또한 발표자와 참여자는 질의응답을 통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과 10월 연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업무 협약을 맺고 메타버스 캠퍼스 구축을 계속 늘리는 모습이다.
KT는 올해 3월 B2C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의 오픈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지니버스는 나의 아바타와 공간을 직접 꾸미고 친구를 초대해 AI에 기반을 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친구들과 메타버스 공간에서 실시간 소통하며 다양한 집과 마을 꾸미기, 아바타 상호작용, 미니게임 등을 즐길 수 있어 MZ세대(20∼40대 연령층)에 특화된 재미를 제공한다.
지니버스의 가장 큰 특징은 AI 공간 모델링 기술을 적용한 ‘AI 홈트윈’ 기능이다. 이용자는 지니버스에서 캐릭터가 살아가는 공간 ‘지니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도면 기반의 AI 홈트윈 기능으로 실제 거주하는 주소를 입력하면 메타버스 공간에 현실의 집이 그대로 펼쳐진다.
KT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지니버스에 공간, 대화, 목소리, 모션, 이미지 기능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멀티모달 기반 '생성AI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용자와 자유롭게 대화하고 문의를 응대하는 AI NPC(Non-Player Character)를 비롯해 AI 모션댄스, AI 아바타 메시지, AI 사운드·BGM(배경음악) 등의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는 지니버스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사와 적극 협력한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저변을 넓히고 이용자에게 혁신적인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