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싱가포르에 '전기차 생산 허브' 만든다
‘기술 혁신·제조 혁신·비즈니스 혁신’ 위한 설비 구축
정의선 회장 “HMGICS 통해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 구축"
컨베이어 벨트 대신 ‘셀’ 시스템 도입해 유연 생산 시스템 확보
디지털 트윈 기술로 최적화된 공장 가동률 관리 가능
싱가포르 기업·기관 등과 지속가능한 발전 추진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인간 중심의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이동수단) 허브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구축하고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Jurong Innovation District)에 있는 HMGICS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펼쳐질 전동화 시대의 50년을 이끌기 위해 이 공장을 건설했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시험대다.
이날 준공식에는 로렌스 웡(Lawrence Wong) 싱가포르 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양국의 정관계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용화 사장 등 경영진이 함께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싱가포르와 현대차그룹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공통의 혁신 DNA를 갖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신기술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어 “HMGICS를 통해 인류 발전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혁신 모빌리티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의 우수 기반을 적극 활용해 R&D(연구개발), 제조, 비즈니스 등 3가지 분야 혁신을 이루고 그룹의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HMGICS에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고도로 자동화된 셀(Cell) 기반 유연 생산 시스템 △현실과 가상을 동기화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생산 운영 △데이터 기반 지능형 운영 시스템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는 인간 중심 제조 공정을 통해 다양한 환경 변화와 고객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미래 모빌리티 혁신 중심에 고객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주문부터 인도까지 고객 수요에 최적화된 맞춤형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대학, 정부 연구기관, 기업 및 글로벌 파트너와 기업 연구소(Corporate Lab)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제조 기술 및 생산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 HMGICS, R&D·생산·고객 체험 시설까지 모든 설비 한자리에
HMGICS는 주롱 혁신지구 내 약 4만4000㎡(약 1만3000평) 부지에 연면적 약 9만㎡(2만7000평),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설립됐다.
한 건물에 소규모 제조 설비, R&D 및 사무 업무 공간, 고객 체험 시설까지 모든 시설이 갖춰진 복합 공간인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1층에 자동물류 시스템, 스마트 팜(Smart Farm), 브랜드 체험 공간 및 고객 차량 인도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2층과 4층에는 사무공간, 3층은 스마트 제조 시설과 고객 경험공간으로 꾸며졌다. 5층 옥상에는 차량 시승 및 테스트를 위한 스카이트랙(Skytrack)이 설치됐으며 지하 1층과 지상 6~7층은 주차장으로 사용된다.
HMGICS는 올해 초부터 가동을 시작해 아이오닉 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3만대 이상 전기차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HMGICS는 도심에 자리잡고 있어 고객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AI, 정보통신기술(ICT),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 제조 시스템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다양한 주문에 최적화된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 대신 각기 다른 모빌리티를 동시 제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방식 ‘셀(Cell)’ 시스템을 HMGICS에 도입했다.
이를 이용하면 작업자와 생산 로봇이 타원형 모양의 셀 하나에서 다양한 차량 수요에 맞춰 모빌리티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생산 차종이 많아지더라도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생산 계획과 소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유연 생산을 위해 업무 영역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표준화해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했다. 건물 전체에 5G(5세대 이동통신) 망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도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가상의 3차원 공간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즉 쌍둥이 공장을 마련해 실제 공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시뮬레이션과 제어를 관리할 수 있는 메타 팩토리(Meta-Factory)를 구축해 공정 전반의 효율성을 끌어 올렸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 공정을 시범 가동하지 않고 최적화된 가동률을 산정할 수 있으며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제조와 물류 공정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로봇과 사람의 유기적 연결도 HMGICS의 특징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작업자가 가상 공간에서 지시를 내리면 부품, 차체, 조립 등 각각 공정에 배치된 로봇이 최적의 타이밍과 경로를 계산해 업무를 수행한다.
이처럼 공정 전반에 AI,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근로자는 반복적이고 무거운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정홍범 현대차그룹 HMGICS 법인장(전무)은 “HMGICS는 도시 인프라와 모빌리티, 사람이 신개념 기술 솔루션 기반으로 연결되는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라며 “AI, ICT,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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