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KOREA 파행 논란 (1)] “‘디펜스엑스포’가 차려놓은 밥상에 ‘메쎄이상’ 숟가락 얹어” vs. “십수억원의 매출 올린 것은 육군협회가 아니라 메쎄이상”
지난 2022년 9월 메쎄이상의 DX KOREA '상표 무단사용 논란'이 사태의 시작
'상표 무단사용 논란'에 대해 박춘종 IDK 대표와 육군협회 서로 다르게 주장하며 맞서
'상표 무단사용 논란'의 당사자인 메쎄이상은 기자가 보낸 4개 항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아
‘DX KOREA(대한민국방위산업전)’가 파행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육군협회가 주최하고 ‘디펜스엑스포’가 주관해온 이 행사는 지난 10년 동안 K-방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려온 국내 대표적인 방산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올해 육군협회가 돌연 국내 1위 전시기업인 ‘메쎄이상’으로 주관사를 교체하고 전시회 명칭을 ‘KADEX’로 바꾸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내년도 방산전시회의 정상 개최를 위해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사태의 전모를 알아보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지난해 9월 21일 킨텍스 7, 8홀에서는 예년처럼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REA 2022)’이 열린 가운데 ‘이상한 풍경’이 목격됐다. DX KOREA는 격년마다 개최돼온 국제 방산전시회로서 5회째를 맞이하며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알려졌지만, 이번에는 과거 전시회와 비교해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무기체계 전시회’가 열리는 7, 8홀 맞은 편에 있는 9홀에서 ‘전력지원체계전시회’가 함께 열린 것이다. 문제는 이 전시회가 DX KOREA란 전시회 명칭을 같이 사용했지만, DX KOREA 주관사면서 상표권의 절반을 가진 디펜스엑스포(이하 IDK)가 사전 인지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 박춘종 IDK 대표 주장 = “메쎄이상이 DX KOREA라는 상표를 무단사용한 탈법을 저질러” / “육군협회가 군수산업연합회를 공동 주관사로 하는 협약 맺도록 강요” / “DX KOREA 상표권은 IDK와 육군협회가 2분의 1씩 보유, 제3자 사용 시 IDK 허락도 받아야”
뉴스투데이는 우선 IDK 박춘종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박 대표는 1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통상 전시회 명칭이 같으면 새로운 전시가 추가돼도 기존 전시업체가 주관한다”면서 “DX KOREA는 IDK가 그동안 주관해 왔으므로 '전력지원체계전시회'도 IDK가 주관해야 맞다”고 말했다.
그런데 'DX KOREA 2022' 당시 전력지원체계전시회는 군수산업연합회 주관으로 ‘메쎄이상’이란 전시업체가 사무국을 맡아 실질적으로 진행했다. 박 대표는 “메쎄이상이 DX KOREA라는 상표를 무단사용한 탈법을 저질렀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메쎄이상의 상표권 무단사용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메쎄이상은 IDK가 1년 이상 'DX KOREA 2022' 개최를 준비하면서 들인 모든 노력과 투입된 비용에 어떠한 기여도 없이 참가업체에 전시 부스만 판매해 상당한 이익을 챙겼다”며 “IDK가 각고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차려놓은 국제 방산전시회란 밥상에 메쎄이상은 단지 숟가락만 달랑 얹어 손쉽게 십수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일의 내막을 이해하려면 그동안 IDK 측과 함께 DX KOREA를 이끌어온 (사)대한민국육군발전협회(이하 육군협회)가 지난해 2월 IDK와 맺은 협약서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당시 육군협회는 IDK 측에 군수산업연합회를 주관사에 포함하지 않으면 DX KOREA 2022 개최가 어렵다는 식의 으름장을 놓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군수산업연합회는 2021년 10월 메쎄이상의 후원을 받아 창립총회를 열었으며, 이후 군수산업연합회가 육군협회를 찾아와 DX KOREA 2022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며 “이후 육군협회는 나에게 군수산업연합회를 공동 주관사로 하는 협약을 맺도록 강요했고, 내가 계속 반대하니까 받아들이지 않으면 DX KOREA 2022 개최가 어렵다고 압박해 어쩔 수 없이 지난해 2월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경에는 육군협회가 군수산업연합회의 킨텍스 전시장 임차를 동의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킨텍스는 기존 대관자의 권리 보호 차원에서 동일 장소에서 유사 전시회가 개최될 경우 기존 대관자의 동의가 없으면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육군협회의 압박에 박 대표는 “이 요구도 결국 들어줄 수 밖에 없었고 군수산업연합회를 후원하는 메쎄이상이 9홀을 계약함으로써 '전력지원체계전시회'가 열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4월 경 메쎄이상이 자사의 홈페이지에 'DX KOREA 2022'란 명칭을 사용한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면서 “곧바로 메쎄이상과 군수산업연합회에 명칭 및 상표권 무단사용에 관한 문제를 법적으로 제기했고, 네이버에도 이런 사실을 통보해 법적 위반 소지가 있음을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DX KOREA 명칭 및 상표권은 IDK가 상표등록을 하고 육군협회가 2분의 1의 사용 권한을 갖고 있으나 제3자에게 사용을 허락하려면 사전에 상표권자인 IDK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역설했다.
박 대표는 “이후 메쎄이상은 홈페이지에서 DX KOREA 2022란 명칭을 내렸으나, 지난해 9월 DX KOREA 2022가 개최되자 똑같은 기간에 9홀에서 '전력지원체계전시회'를 열면서 다시 이 명칭을 IDK의 허락 없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현재 IDK는 일단 육군협회를 상대로 상표권 무단사용과 유사전시회 추진에 따른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 대표는 “군수산업연합회는 IDK의 사업권 일부를 빼앗아 메쎄이상에게 넘겨주고 지난해 전시회 이익금 중 일부인 3억5000만원을 기부금으로 받아 자신들이 2억원을 챙기고 육군협회에도 1억5000만원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군수산업연합회 사무실도 지난해 11월 메쎄이상 사옥(마포) 8층으로 이전했다가 최근 여러 얘기가 나오자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 육군협회 관계자 반박 = “DX KOREA 상표권 무단사용이라는 주장은 사실무근” / “DX KOREA 상표를 메쎄이상이 무단사용했다는 게 육군협회와 무슨 상관이냐” / “전력지원체계전시회를 개최한 것은 군수산업연합회이니 그쪽에 문의해야” / “메쎄이상에 관련 입장 정리 부탁했으니 내용 받으면 정식 답변할 것”
기자는 박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육군협회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 지난 18일 오전 권오성 회장에게 박 대표의 주장을 정리한 6개의 질문을 카카오톡을 통해 보내고 답변을 요청했다. 권 회장은 카카오톡은 읽었으나 답신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육군협회 관계자가 18일 오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19일 오전까지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9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DX KOREA 상표를 과거 메쎄이상이 무단 사용했다는 게 육군협회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협회가 이 상표권 무단사용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내용에 대해서는 메쎄이상이 입장을 정리해 육군협회에 관련 자료를 송부하겠다고 했으니 이 내용을 받으면 정식 답변을 하겠다”고 말했다.
DX KOREA 상표 무단사용 논란이 육군협회와 관련이 없다면 메쎄이상이 직접 답변할 문제라고 하면 된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메쎄이상이 입장을 정리해서 육군협회에 송부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스투데이는 메쎄이상이 육군협회에 관련 자료를 송부하면 그 내용을 다시 보도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상표권은 5:5로 소유하고 있는데 IDK는 이에 대해 소송을 건 것이다. 계속 IDK는 DX KOREA 상표권에 대해 무단사용을 주장하는데 그래서 당시에 육군협회와 디펜스엑스포, MBC플러스, 군수산업연합회 등이 함께 4자 협약을 맺은 거 아니냐”면서 “군수산업연합회가 메쎄이상을 들여와 전력지원체계전시회를 연 것인데 이에 대해 상호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DX KOREA 상표권 무단사용이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에 기자가 “IDK가 (메쎄이상에 대해) 킨텍스 9홀에 대한 대관 동의를 해주면서 DX KOREA 명칭 사용 동의에 대해 허락한 적은 없는 것 아니냐”고 추가 질문을 하자, 이 관계자는 “쌍방의 의견이 나와야 답이 나올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메쎄이상에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 정리를 부탁했다”면서 “최대한 빨리 입장 정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렇다면 육군협회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메쎄이상에서 관련 사실을 취합해 입장을 말하겠다는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육군협회가 무단사용을 한 것은 아니며 십수억원의 매출을 우리가 올린 것도 아니다. 6가지 질문에 대해 육군협회가 직접적으로 밝힐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메쎄이상이 육군협회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DX KOREA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전력지원체계전시회를 개최한 것은 군수산업연합회이기 때문에 그쪽에 문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군수산업연합회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정도를 걸어가고 싶은데 이미 선을 넘은 것 같다”면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한기호 국방위원장부터 해서 국방위원 여럿에게 다 설명하고 그러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4월 DX KOREA 명칭을) 홈페이지에 사용한 것도 메쎄이상이 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DX KOREA 상표권 무단사용이 메쎄이상의 문제라는 논리도 편 것이다.
기자가 “육군협회는 군수산업협회-메쎄이상이 꼭 이 전시회를 열 수 있어야 DX KOREA를 개최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상표권 문제도 발생한 것 아니냐”고 보충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그래서) 4자 협약을 맺은 거 아니냐. (IDK의 주장은) 소작농이 자기가 농사를 지었으니까 그 땅이 자기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박 대표가 계속 이런 주장을 할 것 같은데 우리는 2개의 법인을 구축해 추가적인 소송으로 처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 19일 오전까지 답변 주기로 했으나 약속 지키지 않아...메쎄이상 관계자, "조 대표가 미국 출장 비행기 타서 연락 못받은 것" 해명
기자는 지난 18일 오전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박 대표 주장과 관련된 4개의 질문을 보내고 답변을 요청했다. 조 대표는 18일 오후 전화를 걸어와 “내일 오전까지 입장을 주겠다”고 답했으나 19일 오전까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 기자는 조 대표에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청하는 문자를 추가로 보내고 재차 통화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메쎄이상 관계자는 20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회장님(조원표 대표)이 19일 아침에 출장을 나갔다"면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로 이동하기 때문에 연락을 못 받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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