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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휘파람 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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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9.23 05:00 ㅣ 수정 : 2023.09.23 05:00

에어프레미아 주 10회 미주 운항...평균 탑승률 80% 크게 웃돌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따른 미국·유럽 노선 추가 기회 잡아
넓은 좌석과 기내식 서비스에 비용 저렴한 '프리미엄 가심비'로 승부
2027년 매출 1조원 목표...미주 노선외에 유럽 장거리 노선 확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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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인천-LA 노선 취항 기념식 [사진 = 에어프레미아]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Air Premia)가 사업 초기에 국적기 항공사 전유물로 여겨진 장거리 노선에 도전장을 내자 시장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미주 노선 다양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며 국적 항공사 간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이뤄내 눈길을 모은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를 이끄는 유명섭 대표는 대한항공에서 26년,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에서 6년 간 근무한 자타공인 업계 전문가다.

 

대형항공사(FSC)와 LCC를 모두 아우르는 경험을 가진 유 대표가 선택한 전략은 고(高)품질 서비스와 합리적 비용을 동시에 갖춘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다. 쉽게 설명하면 LCC 못지않은 합리적 가격에 FSC에 준하는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에어프레미아 청사진에 항공업계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팽배했다. 장거리 노선에는 대형기가 필요한데 리스부터 유지·관리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이에 따라 FSC 대비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항공사를 운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최근 유 대표 경영전략이 시장에서 통하는 모습니다.

 

에어프레미아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10월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해 5월 인천~뉴욕 노선에 취항하면서 현재 2개 미주 노선을 주 10회 운항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미주 노선 탑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말까지 LA와 뉴욕 운항 기록은 총 583회로 총 15만6565명이 탑승했다. 평균 탑승률은 80% 후반대에 이른다. 

 

특히 재미교포들이 다수 거주하는 뉴저지 지역에 인접한 뉴어크 리버티 공항에 취항한 뉴욕 노선은 5월 정기 취항 후 탑승률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어프레미아가 국제선 운항을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년 간 국제선 누적 탑승객 수는 51만30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미주 노선 비중은 30.5% 수준이다.

 

LA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후 31년 만에 처음 한국항공사가 취항하는 미국 노선이다. 뉴욕은 비행시간이 15시간 이상 걸려 LA보다 더 어려운 노선으로 평가된다. 태평양 노선 지속 운항 계획을 가지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로서는 뉴욕이 회사 운영 역량을 측정하는 마지막 단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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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의 42인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사진 = 에어프레미아] 

 

이 같은 점에서 미주 노선 성장세는 에어프레미아에 더욱 의미가 크다.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12월 31일부터 하와이 노선 부정기 취항을 앞두고 있다. 더 나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완료돼 미국·유럽 노선 일부를 분배할 때 수혜를 입을 대표 항공사 중 하나가 에어프레미아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그동안 장거리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에 집중됐다”며 “넓은 좌석과 기내식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비용이 저렴한 에어프레미아의 ‘프리미엄 가심비’ 전략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원 약 38만명을 확보한 한 여행커뮤니티에서 에어프레미아 장거리 노선 이용 관련 후기를 살펴보니 특히 ‘넓은 좌석’, ‘국적항공사 대비 저렴한 비용’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 에어프레미아를 이용해 봤다는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신생 항공사이고 상대적으로 회사 정보가 적어 이용 전에 불안감이 없지 않았지만 막상 이용해보니 항공기 컨디션이 쾌적했고 넓은 좌석에 대한 만족도가 컸다”며 “대형 항공사 비즈니스석에 버금가는 좌석 수준은 아니지만 항공권 가격을 고려하면 에어프레미아를 선택할 거 같다. LCC와 비교해 같은 값이라도 돈을 조금 더 줘 에어프레미아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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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사진 =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2027년 1조원 매출 목표로 미주 노선을 비롯해 유럽 장거리 노선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대형 항공기 확보 계획을 갖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4월 보잉 787-9 드림라이너 4호기를 도입한 데 이어 5월 5호기를 잇따라 도입했다. 오는 2024년 같은 기종으로 항공기 3대를 추가 도입해 △2025년까지 10대 △2027년 15대 △2030년 20대 이상 대형 항공기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6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보잉 787-9 최대 회항 시간을 180분으로 늘리는 ‘회항 시간 연장 운항(EDTO, Extended Diversion Time Operation)’ 승인을 받았다. 

 

EDTO는 엔진 2개를 탑재한 항공기가 운항 중 엔진 한 개에 문제가 생기면 나머지 엔진 하나로 비상 착륙할 공항까지 운항할 수 있는 시간과 관련된 규정이다. 우리나라 항공사는 국토교통부로부터 EDTO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대 회항 시간이 길어질 수록 보다 더 효율적으로 비행 가능한 항로를 선택할 수 있다. 기본 60분부터 기준에 따라 75분, 120분, 180분, 207분으로 올라간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주노선 운항 때 태평양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EDTO 등급이 큰 변수로 작용한다.

 

에어프레미아가 획득한 EDTO-180 등급은 국내외 대형 항공사(FSC)와 같은 항로로 중장거리 노선을 비행할 수 있는 자격이다. 이를 통해 미주·유럽 장거리 노선 확대 전략도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는 수익성을 고려해 중·단거리 노선에서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지만 출범 당시부터 강조해 온 장거리 노선 확대 전략을 집중할 방침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이 짧은 거리 때문에 더 많이 운항할 수 밖에 없어 단순히 운항 횟수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매출 기준으로 장거리와 단거리 비중을 8대 2, 못해도 7대 3 수준은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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