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인터뷰] 김은주 연합정밀 대표, “아버지 유지 받들어 방산부품 대표 업체로 성장시키겠다”
故 김인술 회장, “회사 잘 지키라”고 당부…기술연구소 통합하고 소통 강화해 매출 신장세
김 회장 권고로 운영하던 무역회사 자녀에게 물려주고 2020년부터 실질적인 후계자 준비
[뉴스투데이=김한경 시큐리티팩트 에디터] 故 김인술 연합정밀 회장의 4남매 중 셋째인 김은주 대표가 취임한 지도 8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있었으나 이제 회사는 많이 안정되었고 매출도 신장세이다. 김용수 前 사장이 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최근 법원에서 각하 결정이 나면서 김은주 대표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에 지난 1일 오후 천안 본사의 집무실에서 김 대표와 만나 김인술 회장이 생전에 남긴 유지(遺旨)와 대표이사 취임 이후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느낀 소회를 알아보고, 앞으로 연합정밀을 어떤 회사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미래 계획과 함께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형제들 간 재산 문제 등에 대한 생각도 들어봤다.
김 대표는 이십 대 시절 작은 규모의 학원 사업을 했던 경험이 있었고, 지난 2018년에는 무역회사를 설립해 직접 운영하다가 김인술 회장이 연합정밀을 맡을 준비를 하라는 권고로 2020년 이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주고 실질적인 후계자 수업을 해왔던 것으로 이번 인터뷰에서 확인됐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Q. 김인술 회장이 한때 건강을 되찾으셨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유언은 남기셨는지?
A. 아버지는 2022년 10월 급성 폐암 진단을 받으셨다가 많이 회복되신 상태였는데, 지난 7월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돌아가셨다. 운명하시기 전에 저에게 회사를 잘 지키라고 첫 번째로 당부하셨고, 회사 이외의 나머지 재산은 자식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라고 하셨다. 이 내용은 생전에 유언장으로 작성돼 공증을 거친 후 자녀들에게 공개된 상태다.
Q. 김인술 회장이 아들(김용수)보다 딸을 후계자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자식 중에서 회사를 이끌어갈 인재가 누구일지 생각하고 계셨다. 그런데 첫째는 사업에 여러 번 실패했고, 둘째는 사업에 관심이 없었다. 넷째인 김용수 前 사장이 그동안 연합정밀의 각자 대표였으나 결국 아버지의 신뢰를 얻지 못했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소리도 여러 번 들었다.
아버지는 셋째인 저와 같이 살면서 10여년 동안 퇴근 후 거의 매일 회사경영과 관련된 얘기를 나누고 방위산업의 근본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가르쳐 주셨다. 당시는 그저 아버지 말씀을 들어드리고 회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이 모두 실질적인 후계자 수업을 하신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Q. 작은 사업은 했었지만 큰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는데 취임 후 어려움은 없었나?
A. 연합정밀은 업력이 43년이 넘는 회사로 500명의 임직원이 각종 경영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저력 있는 회사이다. 부문별로는 전문 임원들이 노련하게 이끌어 가는 방산부품의 대표 업체이다. 게다가 평소에 아버지로부터 경영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어왔고 남편도 오랫동안 임원으로 회사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Q. 이전보다 직원들 간 소통도 원활하고 회사가 상당히 안정됐다고 들었다.
A.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회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임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 었다. 그래서 기존 임직원들은 1명 외에 모두 그대로 일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복지 차원에서 전 직원의 급여를 10% 인상했다. 아울러 소통 창구를 마련해 임직원 개개인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듣고 있다.
임원 회의 또한 대표가 말하기보다는 임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며 중지를 모아가는 방식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소통을 중시하면서 임직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가는 중이며, 이를 통해 모두가 업무에 진정성을 갖고 회사 발전을 위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판교와 천안 등지에 3곳으로 분산돼 있던 기술연구소도 하나로 통합해 천안 본사로 옮겼다. 그동안 연구소 간에 소통도 별로 없고 대우도 차이가 나는 등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 이런 문제를 보완하면서 운영비용도 줄이고 미래사업에 맞춰 연구 시너지가 나도록 바꾼 것이다.
Q. 현재 회사의 경영 상태는 어떠한가?
A. 그동안 회사는 성장을 위해 기존 무기체계용 케이블 조립체나 국방규격 커넥터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고객을 늘리기 위해 주력했고, 나아가 아시아 최초 QPL 인증 확대, 슬립링 제품과 통신장비의 연구개발에 역점을 두어 추진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과거에 통상 700억원 수준에 머물던 매출액이 올해는 1,2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매출의 15% 정도는 수출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래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연구소 통합과 연구개발 역량 강화, QPL 인증 확대 등을 통해 수주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Q.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나갈 생각인지?
A.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방산부품을 대표하는 업체로 반드시 성장시키겠다. 우선 2026년까지 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매진할 생각이다. 5조원 규모인 세계 QPL 제품 시장에 진출해 매출의 30%를 수출에서 달성하고, 무인기 전장계통과 슬립링 제품군을 확대하는 연구개발로 향후 전장 무인화와 우주항공 분야의 핵심부품 공급사로 자리매김하려고 한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는 국산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의 3단 측추력제어기를 개발한 데다, 슬립링 제품군에서 앞으로 상당한 기회가 열릴 전망이어서 이에 주안을 두고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기술연구소 통합과 함께 고객사가 많이 포진한 창원 사무소도 현재보다 규모를 크게 확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회사가 지원할 부분을 찾아 적극 지원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형성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정말 일할 맛이 나고 미래가 기대되는 탄탄한 강소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
Q. 승계는 받았으나 형제들 사이에 지분 정리 등 해결할 문제가 남은 것 같은데?
A. 생전에 아버지의 확고한 의지와 유언으로 남기신 뜻을 지키기 위해 자녀들 간 합의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서로 의견 차이가 커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유지를 최대한 받들 것이며 경영권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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