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최태원 SK 회장 취임 25주년 맞아 재계 넘어 '사회적 리더'로 우뚝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9.05 05:00 ㅣ 수정 : 2023.09.05 05:00

최태원 회장, '딥 체인지' 경영으로 지난해 SK그룹을 재계 2위로 도약
최 회장 대한상의 회장 3년차…2030 부산엑스포 유치 선봉장
SK그룹 자산 지난해 327조3000억원으로 1998년 대비 10배 늘어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BBC' 사업 중심의 기업혁신 기염 토해
하이닉스 인수해 'SK하이닉스'로 그룹 편입...인수 5년만에 영업익 6배 늘어
반도체 업황 부진에 맞서 HBM 사업 강화...세계 시장 점유율 50%로 1위 거머줘
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SK플라즈마·SK팜테코 등 바이오 업체 설립
차세대 '황금알 사업' 배터리 사업에 주력...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연간 전기차 28만대에 배터리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집중 육성 추진
최회장, 부산엑스포 유치에 전력투구... '목발 투혼'도 불사르며 광폭행보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 = 대한상공회의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최태원 회장(63· 사진)이 SK그룹을 이끈지 최근 25주년을 맞았다. 최태원 회장은 1998년 아버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타계로 38세의 이른 나이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최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국제정세가 요동치던 환경에서 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받은 셈이다.

 

하지만 위기에 강한 DNA의 표본답게 최태원 회장은 ‘딥 체인지(Deep Change)’라는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SK그룹을 뚝심있게 진두지휘했다. 이에 힘입어 SK그룹은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이 17년간 지켜온 재계 순위 2위 아성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최 회장은 SK그룹만의 든든한 기둥은 아니다. 재계 막내에서 이제는 맏형이 된 그의 리더십은 빛을 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겸임하고 있는 그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이하 부산엑스포) 유치전(戰) 선봉장이 돼 국내 기업과 한국경제 성장에 솔선수범하는 행보로 재계 귀감이 되고 있다.

 

image
최태원 회장(오른쪽)이 지난 2012년 2월 15일 하이닉스 청주공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과 얘기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재계 5위에서 2위로 끌어올린 BBC 중심 ’혁신적 체질 변화’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종현 선대회장 타계로 최태원 회장이 취임한 1998년 9월 1일 당시 SK그룹 자산은 32조8000억원으로 재계 순위는 5위였다. 2006년부터 줄곧 3위를 기록해온 SK그룹은 지난해 현대차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2022년 SK그룹 자산은 327조3000억원(지난해 5월 기준)으로 10배 가량 불어났다.

 

SK그룹의 성장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의 '반도체·배터리·바이오'를 아우르는 이른바 ‘BBC(BATTERY·BIO·CHIP) 사업’ 중심의 혁신적인 체질 변화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SK그룹은 2021년 3조4267억원에 반도체 업체 하이닉스(옛 현대전자)를 단독 입찰해 이듬해 주주총회에서 ‘SK하이닉스’라는 이름으로 그룹에 본격 편입시켰다. 인수 당시만 해도 그룹 내 반대 목소리가 컸지만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대한 발걸음이 될 것’이란 확신으로 밀어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인수 첫해 2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듬해부터 영업이익으로 돌아서며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렸다. 2013년 영업이익 3조3000억원을 달성한 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 역대급 호황기로 기록된 2018년 영업이익 20조8000억원까지 늘었다. 불과 5년 만에 영업이익이 6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반도체 업계 악화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올해 상반기 적자만 6조원에 이른다. 그룹에 편입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당면해 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한 고성능·고용량 D램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50%로 1위를 기록하는 등 미래를 준비 중이다. 일반 D램 대비 수익성이 5~6배 이상 높은 HBM은 SK하이닉스의 새로운 돌파구다.

 

SK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에서 출발했다. ‘SK 상표가 붙은 세계적 신약을 제조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국민에 봉사하는 것’을 목표로 신약개발에 매진했다.

 

최태원 회장은 선대회장 철학을 한단계 고도화 해 신약개발은 물론 백신, 제약, 의약품 위탁생산 등 바이오 산업 전반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통해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SK팜테코 등 바이오 계열사를 설립했다. 

 

이들 4개 업체 총 매출은 2019년 9532억원에서 2021년 2조4022억원으로 2년간 2배 급증해 그룹 내에서 반도체와 배터리에 이어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최태원 회장은 지주사 SK㈜와 SK바이오팜이 함께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혁신신약 TFT(태스크포스팀)’를 구축해 SK바이오팜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여기에는 최태원 회장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이 합류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취임 후 본격적으로 공을 들여온 '황금알 사업'이다. 이에 따라 SK는 일찍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그룹 배터리 사업을 담당한 SK온은 아직 출범 초기이지만 매출 성장률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만 해도 매출이 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0% 늘어났다.

 

SK온은 올해 국내에만 6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비롯해 1조5000억원을 들여 충남 제3공장을 증설을 계획 중이다. 2028년까지 생산 규모를 최대 14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릴  예정인데 증설 후 SK온의 국내 총생산은 20GWh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연간 전기차 28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모든 자동차가 SK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배터리 사업은 계속 달린다. 나도 같이 달리겠다’는 최태원 회장 목표에 한발 더 가까워지는 셈이다.

 

image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회사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 = 대한상공회의소]

 

■ 최회장, 부산엑스포 유치에 사활…그룹 뛰어넘어 국가 경제에 이바지 

 

최태원 회장은 SK그룹뿐만 아니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수행하며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2021년 3월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되며 경제단체 협력에 시동을 걸었다. 그 무렵 경제단체 맏형 노릇을 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문재인 정부 들어 힘을 잃을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현역에서 활동 중인 4대 그룹 총수가 재계 대표 단체장을 맡게 된 대한상의와 최태원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그는 기대에 부응하듯 역대 어느 단체, 어느 회장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SK회장보다 대한상의 회장으로 여론에 더 많이 비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최 회장은 최근에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민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각오로 사활을 건 진심 어린 모습이 재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수 개월간 미국과 중남미, 유럽 등 세계 여러 국가를 돌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또 지난 6월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방문을 앞두고 아킬레스건 파열로 일정 소화가 불가능해 보였으나 주위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12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회사에 나선 그는 ‘부산엑스포 선전로고’가 붙은 목발로 엑스포 유치에 대한 열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로 전 세계를 상대하면서 우리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가 어떤 형태로 선진국이 되고 발전했는지를 알게 됐다. (엑스포 유치도) 똑같은 효과가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좋고 경제를 위해서도 더더욱 필요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이 부산엑스포 유치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최태원 회장은 흔들림 없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의 하나로 대한상의가 개설한 플랫폼 ‘웨이브’가 활발히 운영 중이다.

 

환경, 인권 등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축된 '집단지성 솔루션 플랫폼'으로 ‘계속 쌓이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플랫폼이 더 필요하다’는 최 회장의 뜻에서 출발했다.

 

입주한 국가관이 불과 3개월 만에 100개국을 넘어섰다. 지역별로 △아프리카 32개국 △아메리카 21개국 △아시아태평양 27개국 △유럽 29개국 등 총 109개국이다. 

 

대한상의는 오는 11월까지 전체 지구촌 국가관을 온라인에 만든 후 각 국가관에서 논의된 문제를 모아 해법을 논의할 그룹 별도 구성을 계획 중이다.

 

재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글로벌 경기 악화로 SK그룹 주요 사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위기에 강한 승부사로 통하는 최태원 회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그간 보여준 위기 대응능력과 추진력으로 SK를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한편 (경제가) 안정기에 들어섰을 때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기회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잼버리 사태로 부산엑스포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 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무사히 마무리한다면 이는 그의 리더십을 다시 한번 높이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