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두산로보틱스 등장하는 9월 IPO 시장…냉각된 분위기 뒤집을까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9.03 08:03 ㅣ 수정 : 2023.09.03 08:03

두산로보틱스, 상장 후 예상 시총 1.7조원 수준
공모 자금 중 225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
부진한 파두·넥스틸과 다르다…"로봇 관심 확대"
줄줄이 '대어급' 대기중…흥행 여부에 관심 집중
밀리의서재 등 중소형 6곳도 IPO 도전장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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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오토메티카 2022' 부스 랜더링 이미지. [사진=두산로보틱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IPO) 중 하나인 두산로보틱스가 이달 코스피 상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앞서 파두와 넥스틸 등 시장의 주목을 받던 신규 상장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로보틱스가 공모 시장의 냉각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IPO를 진행하는 기업은 △두산로보틱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밀리의서재 △아이엠티 △레뷰코퍼레이션 △한싹 △신성에스티 등 7개 기업이다. 에스엘에스바이오도 이달 중으로 IPO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전일 일정 조정을 공시해 기관 수요예측만 이달 진행하고 일반 청약 등은 오는 10월로 연기했다.

 

이달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유일하게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두산로보틱스다. 두산로보틱스의 공모가 희망 밴드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이달 IPO를 계획하고 있는 다른 6개 기업들의 예상 시총을 모두 합한 액수(8367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11~15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어 21~22일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한다.

 

코스피 입성을 추진 중인 두산로보틱스의 공모전 발행주식 총수는 4861만9980주며 이번 상장을 통해 162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물량 중 20%(324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고 나머지 80%인 1296만주가 일반공모 대상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격은 2만1000~2만6000원이다.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총 공모금액은 4212억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6853억원 수준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신주 공모로 마련한 자금 중 2250억원을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나머지는 시설 및 운영, 채무상환 등에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최종 상장은 오는 10월 초에 이뤄질 예정이며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공동주관사에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 인수단에는 키움증권과 신영증권, 하나증권, 유비에스(UBS)증권이 각각 참여했다.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는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40여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판매채널을 통해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을 해외에서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에 판매 법인을 신설하는 등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과 협약을 체결해 협동로봇에 GPT(인공지능 언어 모델)를 적용해 사람 개입 없이 스스로 오류를 반복 수정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SGI서울보증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LS머트리얼즈 등 대어급 기업들이 연이어 IPO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로보틱스의 흥행 여부가 대어급 IPO에 대한 관심도를 예상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공모주 상장일 가격 변동 폭 완화 이후 시장의 IPO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달아올랐으나, 최근 들어서는 옥석 가리기 장세가 진행되면서 냉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7일 상장한 올해 첫 시총 1조원대 기업 파두는 상장일 당시 공모가(3만1000원)보다 10.97% 하락한 2만76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처음 코스피에 입성한 신규 상장사인 넥스틸도 상장 첫날인 같은 달 21일 공모가(1만1500원)보다 6.61% 떨어진 1만740원에 거래를 마쳤고, 지난달 31일에는 공모가 대비 12% 넘게 내린 1만90원까지 밀리며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연간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올해 상반기에도 99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여전히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매출액은 판매 개시 연도인 2018년부터 성장하고 있으나, 지난해 매출 증가율 둔화와 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장 후 유통물량이 24.77% 수준으로 파두(38.92%) 대비 낮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는 작은 편인데다가, 최근 로봇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무난하게 흥행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두산로보틱스의 흥행 여부에는 IPO에 대한 관심보다 로봇에 대한 관심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장 로봇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도 2조원 수준인데다가, 두산그룹의 이름값이 있고 시장의 기대치도 높은 만큼 흥행이 잘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두산로보틱스가 로봇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상반기 중 신규 라인업 1개를 추가해 11개 라인업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협동로봇 소프트웨어 오픈 플랫폼을 공개해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공식 교육 센터 출범 등 다양한 주변 서비스가 더해져 향후 고객 확대와 락인(Lock-in)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는 이달 다시 IPO에 도전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2만~2만3000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1937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디지털 전환 솔루션 전문 기업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지난달 IPO를 계획했으나 연기돼 이달 중순부터 진행한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2만~2만4000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총은 공모가 상단 기준 1176억원이다. 신영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이외에 △신성에스티(공모가 상단 기준 상장 후 예상 시총 2262억원, 대표주관 미래에셋증권) △레뷰코퍼레이션(1448억원, 삼성증권) △아이엠티(945억원, 유안타증권) △한싹(599억원, KB증권) 등이 출격한다.

 

이경준 대표는 "밀리의서재는 지난해보다 밸류에이션(평가가치)를 낮춘 만큼, 시장의 관심이 아주 뜨겁진 않겠으나 무난하게 진행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당분간 예상 시총 1000억원 미만의 소형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그 이상의 중형주는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IPO 기업들은 대체로 무난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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