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6.29 16:39 ㅣ 수정 : 2023.06.29 16:39
29일 서울시 여의도서 IPO 기자간담회 개최 배터리 '레이저 노칭·스태킹' 공정 특화기업 주요 공급처 삼성SDI…전년 매출 비중 99.6% 내달 14일 상장 계획…대표 주관 미래에셋證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저를 비롯한 모든 임원들이 혁신 과제를 진행하며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장 후에도 특정 설비의 개발 및 양산에 집중해 경쟁력 있고 부가가치 높은 제품으로 차세대 전지 시장을 선도하겠습니다."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필에너지는 레이저 공정과 정밀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2차전지 제조 공정의 핵심 설비를 양산하는 기업이다. 2020년 모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필옵틱스로부터 물적 분할해 설립됐으며, 2차전지 조립 공정의 핵심 설비인 '레이저 노칭'과 '스태킹' 공정 설비를 주력으로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노칭은 배터리 극판을 절단한 후 배터리 셀 모양에 맞게 미세 과공하는 과정이며, 스태킹은 배터리 소재를 일정 길이로 노칭한 후 이를 쌓아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이다.
지난해에는 노칭과 스태킹 공정 사이 간극을 줄일 수 있도록 업계 최초로 일체형 설비를 개발 및 공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대부분 2차전지 장비 기업들이 전공정을 다룰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두지만, 우리는 특정 기술을 특화시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필에너지는 특히 삼성SDI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필에너지의 지분 20%를 투자한 바 있으며, 주요 임원들 다수가 삼성SDI 근무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광일 대표도 삼성SDI에서 생산기술센터장(전무)를 역임했다.
2015년에는 레이저 노칭 공정 설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삼성SDI의 양산 라인에 대량 공급한 바 있으며, 2020년부터는 스태킹 장비를 개발해 삼성SDI에 단독 공급 중이다. 지난해 기준 필에너지의 매출 99.6%는 삼성SDI를 통해 발생했다.
김 대표는 "삼성SDI는 최근 미국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추진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필에너지의 매출과도 직결되며, 삼성SDI와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현재 필에너지는 2차전지 극판의 무지부(활물질이 코팅되지 않은 부분)뿐만 아니라 활물질이 도포된 부분에도 레이저 노칭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음극 합제부 레이저 노칭 기술은 이미 개발이 완료됐으며, 유럽의 2차전지 제조사로부터 설비를 수주 받아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필에너지는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연간 1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30억원과 75억원으로 집계됐다.
필에너지 관계자는 "2차전지 산업 성장세와 함께 호실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 등이 주요 호재"라고 설명했다.
한편, 필에너지는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내달 5~6일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 뒤 같은 달 1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번 수요예측 공모 규모는 총 281만2500주(신주 187만5000주+구주 93만7500주)로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6300~3만원, 총 공모금액은 최대 844억원 수준이다.
필에너지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레이저 노칭 설비 고도화와 원통형 2차전지 제조 자동화 신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운영 자금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