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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돌파 기업을 찾아서(26) 대웅제약

업계 최초 어린이집 개원, 13년 신바람 일터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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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기자
입력 : 2023.08.30 07:29 ㅣ 수정 : 2023.09.19 13:04

직장 어린이집 만드는데 엄마들에 일임, 아이 사랑 하는 마음 담아내
육아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8명의 보육교사 채용, 차별화된 교육 제공
별관에서 본관에 개원 “아이와 같은 건물에 있어야 엄마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
여직원이 출산하고 육아휴직 후에 복귀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어야

한때 한국은 온 사회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저출산을 독려했다. 그런데 불과 약 반세기 만에 한국 사회는 정반대 현실에 놓였다. 젊은 층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하며 출산율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인구절벽’의 기울기가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저출산의 배경에는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부담과 일·가정생활 양립에 어려움이 크게 작용한다. 그 때문에 저출산은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하는 사회문제로 자리매김했고, 실제 기업들에서는 출산·양육 친화 사내문화 조성으로 해법 모색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출산·양육 정책’을 총 30회 시리즈 기획을 통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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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웅제약]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직장 어린이집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운영비 문제로 중견 이하 기업들은 직장 어린이집 운영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약 업계도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제약사들(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만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견 이하 제약사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육아 휴직이나 출퇴근 시간 자율화, 자녀 학자금 지원, 출산 장려금 지급 등의 제도를 활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제약사들이 직장 어린이집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제약 업계 최초로 직장 어린이집을 개원한 대웅제약의 사례를 통해 저출산 문제 해결책을 모색해 봤다. 

 

■ 여직원들의 육아부담 덜어주기 위해 직장 내에 어린이집 개원…엄마들이 조성에 적극 참여, 아이 친화 시설로 만들어

 

대웅제약은 지난 2011년 11월 서울 본사(강남구 삼성동) 1층에 433.6㎡(131평)‧정원 4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대웅제약의 상징인 ‘곰’에서 착안해 ‘대웅 리틀베어 어린이집’이라고 이름이 지었다. 

 

대웅제약은 당시 30%에 달하는 여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조성하고자 직장 어린이집을 개원을 결정했다. 또 대웅제약이 추구하고 있는 ‘신바람 나는 일터’ 만들기 일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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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엄마의 애정’이라는 측면을 녹여내는데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특히 아이를 둔 여직원들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TFT)이 대웅 리틀베어 어린이집을 조성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했다.  

 

TFT는 수요조사와 건축 마감재 선정, 위탁업체 선정, 보육교사 채용에 있어 아이를 맡길 엄마들에게 직접 선택하게 했다. 운영에 있어서 커리큘럼 선택과 신선한 유기농 위주 먹거리 공급까지 엄마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이 외에도 자작나무를 이용한 친환경 마감재 사용 및 모든 장소에 CCTV 설치도 이루어졌다.  회사의 주축이 되는 주임‧대리급 여직원들을 위해 영아를 돌볼 수 있는 시설도 만들었다. 직장 어린이집이 개원하는 데 있어 엄마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 저출산 시대, 여직원들이 자녀 양육 시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으로 성장하기까지

 

대웅 리틀베어 어린이집 설립 당시를 보면 대웅제약은 통큰 투자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 11월에 원생 13명에 보육교사 4명으로 시작했다. 원생 13명을 위해 131평의 어린이집을 만든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웅 리틀베어 어린이집은 설립 전 본사 별관에 위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이와 같은 건물에 있어야 마음이 더 놓인다”는 여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대웅제약은 비싼 임대료 수익을 포기하고 본사 1층에 직장 어린이집을 조성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어린이집을 개원하자 현대카드와 전북은행 등과 같은 금융사들이 관심을 가졌다. 또 동종 업계인 유한양행과 한미약품과 같은 제약사들도 직장 내 어린이집에 관심을 보이며 방문하기도 했다. 

 

리틀베어 어린이집은 설립 1년 후인 2012년 12월 원생 25명, 보육교사 7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0년 원생이 27명까지 증가했지만, 출산율 감소에 따른 원생 저하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20명과 2022년 16명, 2023년 15명으로 원생이 점점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웅제약은 원장 외에 보육교사 5명과 보조교사, 2명, 조리원 1명 총 9명을 어린이집에 근무하게 했다. 보육교사도 전문 인력으로 구성됐다. 유아교육학 학사 3명과 아동학과 문학사 1명, 영유아보육학과 학사 1명, 아동보육복지과 학사 2명이다. 

 

아동 보육 분야 전문화된 인력과 더불어 현재 원생 대비 교사의 비율을 보면 대웅제약이 직장 어린이집 운영하는데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13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시설 유지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적지 않게 들었고. 태풍에 따른 누수 방지 작업과 교실 실리콘 작업, 현관 캐노피 방수 작업, 현관 도색작업, 파손된 교재 교구 교체, 안전 보수 및 유지 관리 등에 많은 예산이 쓰였다. 

 

비용 문제를 뒤로 하고 대웅제약은 그동안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성장’이라고 자평했다. 저출산 시대 여직원들이 자녀를 출산하고 육아휴직을 갖고 다시 복직해 일을 하는 과정 속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성장 배경에는 대웅제약의 전폭적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어린이집 운영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시설이나 프로그램 면에서 양질의 성장이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하경용 리틀베어 어린이집 원장은 “부모가 신뢰를 바탕으로 어린이집에 자녀를 믿고 맡기고 있다”면서 “부모가 어린이집 운영에 항상 관심 갖고 참여해 주며 무엇보다도 자녀 보육에 애쓰는 보육 교직원들에게 격려를 많이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대웅 리틀베어 어린이집의 강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원아의 긍정적 발달 기여

 

직장 어린이집은 오전 7시30분에 시작해 기본 보육육아는 16시까지이며 연장반 원아는 19시30분까지 맡아 주고 있다. 부모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자녀의 등하원도 같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해 놓았다. 

 

이를 통해 자녀가 아프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부모가 바로 대처가 가능할 수 있게 했다. 또 부모가 초과근무를 하거나 개인사정으로 긴급 보육을 요청할 경우 언제든 연장 보육을 신청할 수 있다.

 

하 원장은 “자녀 보육 상황을 언제든지 지켜볼 수 있어 부모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직장 업무에 전념할 수 있다”면서 “원생 부모가 같은 직장 동료기 때문에 육아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 용이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틀베어 어린이집의 교육 프로그램은 국가 수준의 교육 보육과정인 ‘표준 교육과정’과 ‘누리 과정’에 기초를 두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 어린이의 잠재력과 권리 존중을 통해 전인발달을 이룬 ‘별을 닮은 행복한 어린이’를 추구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교육과정은 △도담뜰 △도담솔 △도담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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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웅제약]

 

도담뜰은 책이 비치돼 있는 고유의 공간 명칭이다. 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놀이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들이 도담뜰에서 책뿐만 아니라 영상과 같은 다양한 소통 매체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자신의 경험을 또래나 교사,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했다.  

 

도담솔은 자연 속에서 놀이하고 탐구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경험을 의미한다. 자연을 학습 도구나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공존하는 생명 체계로 간주하며 자연과 공감하는 태도를 어린이에게 키워주는 프로그램이다. 

 

도담별은 ‘함께 놀이하며 배우는 경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소집단 놀이는 사회적 기술의 습득을 지원할 뿐 아니라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결합시키면서 집단 지성을 구성하는 인지적 학습을 일어날 수 있게 한 것이다.

 

■ 다음은 하경용 대웅 리틀베어 어린이집 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어린이집 운영비용은 부모 부담으로 이루어지나..공동 부담이라면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A. 정부에서 지원하는 정부지원보육료와 근로복지공단에서 지원하는 인건비 및 운영비, 대웅제약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부모는 개별적으로 특별활동비, 기타 필요 경비(입소료, 행사비, 현장학습비, 특성화비)만 부담하고 있다. 

 

Q. 어린이 교육철학은

A. 대웅 리틀베어 어린이집은 ‘한솔어린이보육재단’에서 위탁 운영되고 있다. 이 재단의 보육철학은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아이들이 ‘별을 닮은 행복한 어린이’로 자라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저 또한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자신이 행복한 아이로 자라기를 소망한다. 

 

부모들이 자녀의 생각과 관점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 거나 하고 싶은 것을 요구할 때가 있다. 이럴 때 항상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를 부모들에게 권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입 원아 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빨리 진행하고 싶어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지금 아이는 부모님과 헤어지는 게 너무 힘들 거에요. 아직 분리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어떨까요? 그래야 앞으로 어린이집 적응을 더욱 행복하게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니는 동안 조급한 마음보다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몰두하며 자아를 알아가고 진심으로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밝게 웃으며 무탈하게 커갔으면 좋겠다. 

 

Q. 앞으로 대웅 리틀베어 어린이집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것인가

A. 보육의 주체인 부모와 교사 모두 협력하는 관계 속에서 아동 존중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중점 보육과정을 통해 소통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한다. 또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협력의 가치를 구현하는 놀이 중심의 열린 어린이집을 운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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