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K팝 넘어 사업 영토 확장…‘삼각축 전략’ 강화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하이브가 기존 ‘K팝’ 시장을 넘어 사업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테마파크와 게임 등 새로운 분야와의 협업하고 기존 팬덤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삼는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올해 상반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 등 세 가지 사업 구조를 활용한 ‘삼각축 전략’으로 한 산업군에 치우치지 않고 성장의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내달부터 롯데월드서 오리지널 스토리 ‘다크 문’ IP 축제 실시
29일 하이브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롯데월드에서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와 협업해 만든 ‘다크 문 위드 엔하이픈 인 롯데월드’ 축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 기간은 오는 10월 22일까지다.
해당 축제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아티스트인 ‘엔하이픈’과의 협업으로 제작된 오리지널 스토리 기반 웹툰 ‘다크 문: 달의 제단’을 소재로 활용했다. 낮에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밤이면 인간을 해치는 하급 뱀파이어를 소탕하는 일곱 뱀파이어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롯데월드는 축제 기간에 오버브릿지를 포함해 매직아일랜드 곳곳을 웹툰 ‘다크 문’ 테마로 꾸밀 계획이다. 포토존과 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하고 전용 패키지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며, 실내공간인 어드벤처도 슈퍼문 콘셉트를 적용한 포토존이 설치된다.
롯데월드의 가을 시즌 축제 ‘다크 문 위드 엔하이픈 인 롯데월드’는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테마파크와 웹툰 간의 협업으로, 오프라인 놀이공간의 주축인 테마파크와 모바일 플랫폼 중심으로 젊은 층의 신흥 놀이공간인 웹툰의 만남을 통해 추후 새로운 놀이문화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오는 9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스노우’(SNOW)를 통해 다크 문 IP를 활용한 필터가 출시될 예정이다. 전면 카메라 사용 시 다크 문 세계관 내의 학교인 ‘드셀리스 아카데미’ 학생증 프레임이 나타나며, 후면 카메라 전환 후 롯데월드의 매직캐슬을 비추면 증강현실(AR) 기술 기반의 효과도 체험할 수 있다.
또 내달 중에는 패션 브랜드 ‘스파오’와 협업해 다크 문의 IP가 적용된 패션 아이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 상품은 럭비 티셔츠와 잠옷, 모자, 양말 등이다.
오는 9월 22일 홍대AK점에서 미니 팝업 스토어를 열어 첫 선을 보이고, 이후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에 콜라보를 진행한 ‘다크 문’ 시리즈는 올해 1월 공개된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중 하나다. 하이브는 자사 고유 IP에 기반한 콘텐츠들을 선보이기 위해 총 세 편의 스토리를 제작했으며, 앞서 지난 1월 15일부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웹툰과 웹소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엔하이픈의 ‘다크 문’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세븐 페이츠: 착호’, 투모로우바이투게더(투바투)와 협업한 ‘별을 쫓는 소년들’ 등이 출시됐다.
하이브의 오리지널 스토리는 각 아티스트가 캐릭터를 담당해 팬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마련됐다. 기존 K팝 기반 IP뿐만 아니라 새로운 영역의 IP를 구축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황보상우 하이브 스토리사업본부 사업대표는 ”다크 문 IP가 웹툰과 웹소설의 인기를 넘어 공간과 상품 등 오프라인으로 경험의 범위를 넓혀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IP의 확장성을 보여준 것에 대해 매우 유의미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아티스트와 스토리를 사랑하는 팬분들에게 오리지널 스토리를 토대로 더욱 다채롭고 몰입도 높은 콘텐츠를 전달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하이브IM, 게임스컴서 ‘별이되어라2’ 공개…”게임 IP 라인업 강화“
하이브의 게임 자회사 하이브IM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독일에서 개최한 ‘게임스컴 2023’에 참여해 연내 출시 예정 신작 게임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을 선보였다.
하이브IM은 게임스컴2023에서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의 단독 부스와 게임을 직접 시연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했으며, 활발한 소통을 위해 다양한 상시 이벤트 프로그램과 굿즈 세트를 방문객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은 게임사 플린트가 출시한 ‘별이 되어라’의 후속 게임으로, 벨트스크롤 아케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2D액션 RPG 게임이다. 지난해 하이브IM은 플린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하이브가 직접 플린트의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앞서 아이돌 IP를 활용해 게임을 출시하거나 기존 게임과 콜라보를 진행하는 등 게임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넓혀왔다. 실제로 자회사로 편입한 하이브IM은 2021년 9월 기존 리듬게임 개발사인 수퍼브(Superb)를 흡수합병해 설립한 법인이다.
그보다 앞선 2021년 2월에는 하이브의 첫 모바일 리듬게임인 ‘리듬하이브’를 출시했다. 리듬하이브에선 BTS와 르세라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아티스트의 노래를 배경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으며, 실물 앨범 굿즈로 주로 활용되는 ‘포토카드’를 게임 내 수집 요소로 구현하면서 팬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또 ‘인더섬 윗 BTS’는 BTS와 퍼즐을 엮어낸 게임으로, 퍼즐 플레이뿐만 아니라 각종 꾸미기 요소나 아티스트별 스토리 등을 게임에 구현했다.
하이브는 현재 다수의 신작 게임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이브IM은 게임 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마코빌 등 타사와의 협업을 통해 퍼빌리셔 영역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이브IM이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 본격화를 할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기자간담회 환영사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의장 관점에서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모든 요소들이 함축된 대단히 매력적인 콘텐츠“라며 ”고객의 시간을 가치있게 점유하는 것이 플랫폼 기업의 숙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라는 비전을 가진 하이브가 게임 산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새롭고 즐거우며 다채로운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도 당시 ”자체 개발작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한 데 이어 퍼블리싱 사업까지 진출하게 된 것은 하이브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써 게임 사업을 본격화했다는 의미를 지닌다“며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게임 IP 라인업을 더욱 확장하며 유저 경험의 스펙트럼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레이블·솔루션·플랫폼, 삼각축 전략 추진…위버스 수익화 연기는 아쉬움
하이브는 현재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 등 세 축의 조직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기존에 탄탄하게 굳힌 레이블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보유 IP를 활용한 신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하이브라는 집합체 안에서 레이블들은 안정적으로 창작에 집중하고 솔루션은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며, 이 모든 것들을 막힘없이 플랫폼으로 연결해 뻗어나가는 구조“라며 ”특히 솔루션 영역은 공연 및 영상 콘텐츠나 IP, 게임 등에 특화된 전문 비즈니스 유닛들이 각 레이블의 창작물을 바탕으로 2차, 3차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하이브는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이라는 안정적 삼각축 구조를 바탕으로, 기업 비전인 ‘음악에 기반한 세계 최고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하이브는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앨범 판매량과 공연 매출액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반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서 BTS 단체 활동 공백 이후 성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브의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16억원과 133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4%와 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4% 늘어난 1404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의 상반기 음반 판매량은 총 2270만장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2220만장)을 넘겼다.
이 같은 성장세는 하이브 고유 IP에 대한 가파른 글로벌 팬덤 유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유 IP의 글로벌 팬덤 유입세가 가장 가파르게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달 3주차 누적 기준 구보 판매량이 530만장으로 전체 앨범 판매량의 21.7% 차지하고 있으며, 유튜브나 틱톡 등 글로벌 주요 플랫폼의 팔로워 수도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삼각축 중 하나인 ‘플랫폼’을 담당하는 위버스의 본격적인 수익화 시점이 내년으로 연기됐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위버스 수익화의 초석인 ‘멤버십플러스’ 론칭 시점을 올해 3분기에서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는데, 그 이후 주가가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전일 기준으로도 하이브의 주가는 3개월 내 고점(31만2500원) 대비 78.24% 수준인 24만4500원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위버스는 올해 상반기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 950만명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20만명 순증에 그치며 전망치를 밑돌았다“며 ”단기적으로 위버스를 통한 큰 규모의 이익 창출을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위버스를 통한 플랫폼 리레이팅이 기대된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