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사례분석] 대우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 사외이사 분석, 여성 사외이사 증가와 외국인 이사 '반대표' 눈길
대우건설,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여성 사외이사 2명 선임
포스코이앤씨, 외국인 기타비상무이사가 '반대표' 던져 눈길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대우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 등 국내 대형건설사 3사는 각자의 경영 전략에 맞게 사외이사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다양성을 지향해 법적 기준 이상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가 하면, 2대주주로부터 선임된 기타비상무이사에 의해 견제 활동이 이뤄진 경우도 있었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한국ESG기준원(KCGS)의 지배구조(G) 부문 평가에서 각각 B+와 A를 받았다. 비상장사인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 대우건설= 사외이사 6명 중 2명이 여성, 평균 보수 1800만원
24일 대우건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대우건설은 2명의 사내이사와 6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사외이사 6명 중 2명이 여성 임원으로 선임됐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10대 건설사 중 여성 이사를 2명 이상 선임한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사는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 국내 건설사는 해당 기준에 맞춰 1명의 여성 임원만 선임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대우건설 역시 이미 이영희 바른 대표 변호사가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부교수가 추가로 선임됐다.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과 ESG 경영 강화를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전사적인 방향성 자체가 여성인력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임원뿐만이 아니라 직원 채용에 있어서도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비차별적 채용을 실시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대우건설의 공채 여성 신입사원의 비중은 지난 2020년 16.9%에서 2022년 24.1% 증가했다.
다만 전문 분야에 있어서는 건설사임에도 불구하고 건설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두지 않았다. 대우건설의 사외이사 구성을 보면 각 이사의 전문 분야는 회계, 행정, 법률 등으로 나뉠 뿐 건설 전문가는 없다. 사외이사 교육실시 현황으로만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 PF의 이해’, ‘부동산PF 신용공여 한도관리’ 등이 이뤄졌다.
기업의 중요 의결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에서도 반대표가 없는 ‘거수기’ 관행을 보였다 .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의 이사회는 총 58개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 중 불참을 제외하면 모든 이사는 찬성표만 던졌다.
보수수준은 지난해 기준 감사위원회 위원을 제외한 사외이사는 1인당 1800만원의 평균 보수를 받았다. 감사위원회의 보수는 3400만원이다.
■ DL이앤씨= 다양한 전문 분야 사외이사 선임, 평균 보수 6000만원
DL이앤씨는 총 6명의 이사가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이다.
이들은 대체로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두고 있다. 각 사외이사의 전문 분야를 보면 경영전략, 건설산업, ESG 경영, 회계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사회 내에도 ESG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재무위원회, 인사위원회 등 4개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이사회의 활동 범위를 높였다.
다만 DL이앤씨 역시 이사회 안건에서는 100% 찬성률을 보였다. 지난해 열린 38건의 안건에서 반대표는 한 건도 없었다.
이사회의 보수수준은 1인당 평균 6000만원이다.
■ 포스코이앤씨=2대주주가 선임한 외국인 기타비상무이사 2명, 2개 안건에 반대표 던져...기본연봉 6000만원
포스코이앤씨의 이사회는 다른 건설사와 다른 양상을 띤다.
대부분의 대형건설사가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와 여러 소위원회를 둔 것과 달리 포스코이앤씨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3명으로만 구성돼 있다.
주목할 부분은 기타비상무이사 3명 중 외국인인 2명이다. 해당 2명은 Ahmed A.Al-Subaey 사우디 Bahri 대표(CEO)와 Jacobo F.Solis PIF Direct Investments 부사장(SVP)으로 2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E)가 직접 선임한 이사진들이다.
이들이 선임된 배경에는 포스코이앤씨와 PIF의 전략적 관계가 자리한다. PIF는 지난 2015년 포스코이앤씨가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3965억원을 투입해 지분 38%를 확보했다. 지금도 특수목적법인(SPC)인 'THE SAUDI ASIAN INVESTMENT COMPANY'를 통해 2대주주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해당 외국인 기타비상무이사 2명은 포스코이앤씨의 중요의결사항 중 일부 안건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지며 견제 역할을 착실히 수행했다.
지난해 포스코이앤씨의 이사회 활동 내용을 보면 총 27건의 안건이 의결됐다. 이 중 두 외국인 기타비상무이사는 ‘새천년종합건설(회원사) 탈퇴에 따른 지분인수’와 ‘서울 신당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비 대출 보증 제공’ 등 2개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우선 새천년종합건설 탈퇴에 따른 지분인수 안건은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 중이던 '포천~화도 고속도로' 사업에서 새천년종합건설이 탈퇴하자 남은 지분을 컨소시엄 구성원들이 나눠 인수하기 위해 상정한 의안이다.
당시 두 외국인 사외이사는 인프라 민자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내다봤다. 포스코이앤씨 인프라사업부문의 매출비중(연결)이 건축사업부문과 플랜트사업부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지만 영업이익률은 0.88%에 그친다는 점에 미루어 불확실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불안한 업황에 지난해 11월 '서울 신당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비 대출 보증 제공' 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력도 있다. 당시는 롯데건설, 태영건설 등 굵직굵직한 건설사들이 만기 도래하는 채권들로 위기를 겪고 있다는 증권가 정보지가 돌았던 시기다.
2명의 기타비상무이사의 보수는 기본연봉 6000만원에 이사회 참석시 회의비 100만원이다.
포스코이앤씨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는 비상장사라 다른 건설사처럼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나 있다”라며 “다만 대주주로 있는 PIF가 2명의 이사를 선임해 여러 경영 과정에서 있어서 필요성에 따라 의견을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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