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미국의 44년 만의 신규 원전, 차세대 원전으로의 징검다리가 될 것인가?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08.14 00:30 ㅣ 수정 : 2023.08.16 17:26

[기사요약]
미국, 7월 31일 44년 만의 신규 원전 상업운전 개시
미국 원전, 2023년 약 96GW에서 2050년 300GW로 증가할 잠재력 보유
소형 모듈 원자로(SMR) 등 첨단 원전의 상업화 기대
주민 수용성, 규제 충족 및 재원조달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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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최초로 승인되어 완공된 보글 3호기와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4호기 원전 [출처=ap news]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미국은 1958년 1호 원전의 가동을 시작으로 1960년대 이후 1979년까지 대규모 원전을 건설해 왔는데, 2022년 말 기준으로 세계 최대 원전 운영국이다.

 

그러나 1979년 3월 28일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시 인근의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 원전 2호기의 노심용융 사고 이후에 신규 원전의 설치가 전면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 말 현재 미국은 92기(세계 비중 27%), 약 94.7GW(세계 비중 29%)가 가동 중이다.

 


• 미국, 7월 31일 신규 원전 가동 시작에 이어 내년 3월 1기 추가 가동 예정

 

한편 2012년 미국 원자력위원회(NRC)가 30여 년 만에 조지아주 웨인즈버러 인근에 보글 3, 4호기의 건설을 승인하여 2016년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건설비용이 당초 140억달러에서 두 배가 넘는 310억달러로 급증하면서 공사가 지연되었다.

 

여기에 투자자였던 일본 도시바의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가 2017년 파산한 데다가 완공 이후 규제조건 미달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었었다.

 

물론 2016년 테네시주 와츠바 2호기가 가동에 들어갔으나 이는 스리마일 사고 이전인 1973년 건설이 시작된 후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40여 년 만에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서 스리마일 사건 이후에 설치 승인을 받아 완공된 것은 보글 3호기가 처음이다.

 

보글 3호기는 최대 출력 1.1GW로 약 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내년 3월에는 보글 4호기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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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p news]

 


• 미국 원전 설비용량, 향후 2050년 현재보다 세 배 이상으로 확대될 잠재력 보유 

 

2021년 출범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탄소중립을 지향하되 낙후된 인프라 확충을 통해 일자리 창출도 도모하고자 ‘인프라법’을 발효시켜 기존 상업용 원전과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SMR) 건설 등에 60억달러 투자를 천명하였다.

 

전력 시스템 탈탄소화 모델링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보급수준에 관계없이 미국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550~700GW의 추가 설비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원전은 에너지 전환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에 집중된 경제적 혜택과 함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이러한 추가 설비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2050년까지 미국이 200GW의 신규 원전을 추가하는 데 약 7천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에너지전문기관인 VCE가 개발한 2050년까지 탈탄소화를 위한 미국 자체 시나리오에 의하면 최소 시나리오의 경우 60GW, 명목 시나리오의 경우 336GW의 첨단 원전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MR과 전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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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왼쪽 아래 신장 183cm 사람과 비교하여 SMR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출처=미국 에너지부]

 


• 소형이면서 효율성이 높고 건설 기간이 짧은 SMR

 

미국 시티은행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향후 원전의 추진 방향은 GW 규모 경수로의 지속적 설치, 100~300MW 규모 SMR의 개발 및 설치, 그리고 열 출력 20MW 미만인 마이크로 원자로의 개발 및 설치의 세 방향으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SMR은 다음과 같은 상업적 매력을 갖고 있다. 첫째, 기존 화력발전의 대체와 GW 규모의 대형 원전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다. 둘째, 4세대 원전의 경우 열과 전력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 셋째, 피동 안전성(passive safety: 사고 발생 시 수동으로 운전을 정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공기의 순환 등을 통해 냉각)이 확보된 원전 설계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건설 패러다임에 따른 GW 규모 대비 자본비용이 낮다.

 

<대형 원전과 SMR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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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APR 1400: 2002년 개발에 성공한 출력 140만킬로와트급(1400MW) 한국형 신형 경수로로, 개선된 원전이라는 뜻의 Advanced Power Reactor라 부름

[출처=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2022년 9월, 미국 에너지부는 석탄에서 원전으로 전환하는 석탄 발전소의 타당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 발전소 부지의 약 80%가 잠재적으로 첨단 원자로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924MW의 석탄발전 설비가 원전으로 전환될 경우 지역 경제 활동은 약 2억7500만달러 증가하여 650개의 새로운 고임금 영구 일자리가 이 지역에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주민 수용성 및 규제와 자금 조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

 

이러한 SMR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

 

전 미 에너지부 장관 어니스트 모니즈는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미국 원전의 우수한 기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핵심적인 문제로서 안전과 관련한 대중의 수용성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피동 안전 설계와 일치하는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요구 사항은 큰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이 개념에 대한 NRC의 지지가 모든 지역 및 주 규제 기관에 충분할지 여부이다. 주민 수용성의 정도는 미국 각 지역에 따라 계속 크게 달라질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자금 조달에 있는데, 미국 정부는 원전과 SMR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먼저 정부와 민간 기업은 PPP(Public-Private Partnerships)를 통해 원자력 및 SMR 프로젝트의 재정적 부담을 공유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비용 초과 보험 및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소유자 등의 역할을 함으로써 투자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수출신용기관(ECA)은 해외 프로젝트를 위해 국내 기업에 대출, 보증 또는 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저탄소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SMR은 잠재적으로 녹색 채권 또는 기타 기후 금융 수단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부 대출 프로그램 사무소는 혁신적인 청정에너지 대출 보증 프로그램 또는 에너지 인프라 재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 원자력 설비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국제개발금융공사 또는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은 다자간 개발은행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SMR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 또는 보증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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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Citi GPS, UxC]

 

국내에서도 한국전력기술이 60MW급 부유식 소형 원전의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기존 격납 건물을 사용한 모듈 형태의 SMR을 개발한 바 있다.

 

또한 최근 과기부와 산자부가 공동으로 미국의 ‘NuScale’과 유사한 3세대 SMR 표준설계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한국수력원자력 및 SK그룹 등에서는 국내 연구소뿐만 아니라 미국 등과 SMR 관련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 우리도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첨단 원전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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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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