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미국 CFS, 독자 기술 초전도 자석으로 소형 핵융합 상용화 주도
[기사요약]
국가 이상 차원에서 추진 중인 핵융합로를 민간 기업들도 추진 중
민간 소형 핵융합 기업들, 올해 47억달러 이상 투자 유치 기대
미국 스타트업 CFS의 SPARC, 지난해 18억달러 투자 유치 성공
SPARC, ITER과 같은 방식이면서 독자 기술의 초전도 자석이 강점
2025년 에너지 생산 시작, 2030년에는 소형 석탄발전소급 목표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979년 미국 쓰리마일 섬 및 1986년 체르노빌에 이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저렴하고 안전한 원전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었다.
따라서 최근 EU 택소노미(EU Taxonomy)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앞으로 원전 건설에는 안전 및 핵폐기물 처리 관련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한편 국내외 원전업계는 소형원전 개발을 돌파구로 삼고 있지만 원전의 안전성과 핵폐기물 처리는 근본적 문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 최근 소형 핵융합로 관련 투자 활발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러시아-우크라 사태는 글로벌 에너지 지형을 바꾸고 있으며 핵융합에도 눈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KSTAR 등 각국이 추진하는 국가 차원의 핵융합로는 그 규모에 비해 막대한 투자비 및 장기간의 건설기간이 소요되고 있음에도 아직은 실험설비에 머무르고 있으며 상용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따라서 전세계에 약 35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간 핵융합 시설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의 CFS(Commonwealth Fusion System) 등 4개 사에는 지난해 전체 민간투자의 약 85%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 관련 독립 기관인 NucNet에 따르면 이들 핵융합 기업들은 올해 7월 현재까지 47억달러 이상의 민간 자금 지원과 1억1700만달러의 정부 지원금 및 기타 자금 지원 요청을 하였는데 이는 연간 기준으로 이전의 두 배 이상인 역대 최대 규모이다.
• CFS, 빌 게이츠와 제프 베조스 등의 투자로 MIT 연구조직에서 분사한 스타트 업
수은이나 납 같은 소재는 초전도 상태 발현 및 유지를 위해서는 절대온도 –238도 정도에서 액체 헬륨을 사용하여 냉각되어야 한다.
그런데 1980년대에 어떤 세라믹 물질은 절대온도 –138도에서 저렴한 액체 질소를 사용하여 초전도현상을 나타낼 수 있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온(이하 고온)의 초전도체는 더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는데 2009년 MIT 연구진은 고온 초전도 와이어를 만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5년 소형 핵융합로의 설계도를 제시하였다.
이어서 2018년 MIT 연구진은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ENI의 5천만달러 전략 투자를 비롯하여 에너지혁신 투자펀드인 Breakthough Energy를 통하여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 및 마이클 블룸버그 등의 투자를 받아 MIT와 협력하는 스타트업 CFS로 분사되었다.
이어 CFS는 지난해 11월 말, 소형 핵융합로 프로토타입인 SPARC(영화 아이언맨의 ARC에 착안하여 명명)를 건설하면서 이를 상업용 시설 규모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벤처 캐피털로부터 18억달러 투자를 유치하였다.
• SPARC, ITER과 방식은 같지만 초전도 자석 자체기술 보유가 강점
CFS의 SPARC는 근본적으로 ITER과 같은 원리로 작동된다. 그럼에도 ITER의 초전도 자석은 니오븀-티타늄 또는 니오븀-주석 소재로 제작되어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작동한다.
그러나 SPARC는 이보다는 온도가 훨씬 높은 고온 초전도체를 채용하고 있다. 이 초전도 자석의 구체적인 제조법은 대외비로서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단, CFS의 설명에 의하면 16개의 코일이 감겨 있는 팬케이크 형태의 16층 자석을 적층하고 연결하여 무게 약 10톤, 높이 약 2.4m의 D자형 초전도 자석을 만들고 이 주위를 다시 256번 감은 약 264km 길이의 초전도 테이프로 포장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CFS는 D자형 자석을 천천히 충전하여 자속 밀도 20테슬라를 넘어서는 데 성공하였는데 이는 ITER의 비교 대상 자석보다 두 배 더 강한 것이며 대구경 고온 초전도 자석 기록을 경신하였다.
이미 2020년 9월 CFS의 논문은 프로토타입 핵융합로가 자체 소비보다 11배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더 강력한 자석은 더 적은 열 방출을 의미하며 더 작고 더 저렴한 시설 내에서 더 많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자기장의 강도를 두 배로 늘리면 같은 양의 전력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플라즈마의 양이 16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듯 CFS는 독자 기술의 고온 초전도 자석을 바탕으로 핵융합로의 소형화를 통한 상용화를 도모하고 있다.
• 지난해 12월부터 보스턴 인근 5만8천평 부지에 소형 핵융합로 시설 공사 중
CFS는 지난해 12월 초 보스턴에서 약 80km 떨어진 매사추세츠 주 데븐스 소재 舊 미 육군 기지의 약 19만m2(약 5만8천평) 부지에 소형 핵융합로를 건설 중이다.
CFS에 따르면 향후 3년 내 2025년경 이 설비로 자체 소비보다 10배 더 많은 에너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나아가 2030년에는 200MW 이하급 소규모 석탄 발전소 정도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할 것을 계획 중이다.
SPARC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8개의 초전도 자석이 모두 함께 작동할 때 훨씬 더 큰 응력에서 모든 구성 요소가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럼에도 CFS의 SPARC는 핵융합 원리 차원에서 전혀 새로운 접근 방식이 아닌 신뢰성이 입증된 공통된 방식을 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체 기술의 고온 초전도 자석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핵융합로는 막대한 투자비와 장기의 건설 기간이 소요되므로 국가 또는 국제 공동 기구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데 상용화는 아직 요원한 반면, CFS는 MIT 관련 연구팀이 분사한 스타트업으로서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인류 미래 기술의 조기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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