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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증가에도 이익 줄어든 카드업계…수수료 인하‧조달비용에 상생금융까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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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8.02 07:09 ㅣ 수정 : 2023.08.02 07:09

2분기 개인카드 승인금액 237조7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
신한‧KB국민‧우리‧하나 상반기 순익 두 자릿수 하락…삼성카드 '선방'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조달비용 상승‧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실적 악화
업계 "매출 늘어도 수수료 낮아 수익 연결 안 돼…하반기 전망도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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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업계가 여행 수요 증가와 내수 회복으로 승인금액이 증가했음에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 감소를 보였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개인카드 승인액은 23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26조2000억원과 비교해 5.1% 증가한 수치다. 1분기 228조6000억원과 합하면 상반기 승인금액 규모는 466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개인카드 승인금액 43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8.2% 증가한 규모다.

 

카드 승인금액 증가는 내수 회복과 여행‧여가 관련 산업의 매출 증가 영향으로 해석된다.

 

승인금액이 증가하면서 카드사의 영업수익은 증가했지만,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하락했다.

 

이날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전업카드사 5곳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3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했으며, KB국민카드는 1929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81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8.7% 감소했으며 하나카드는 726억원으로 38.8% 줄었다. 가장 낮은 당기순이익 감소를 보이며 선방한 삼성카드는 2906억원으로 8% 감소했다.

 

카드사 실적 하락 주요 배경으로는 조달비용 증가가 지목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올해 1월 4.924%까지 올랐다가 안정세를 보이며 3월 3.8%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5월 들어 다시 4%대에 진입해 상승세를 지속하다 지난달 10일에는 4.468%까지 오르기도 했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사업자금의 대부분을 여전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감당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연체율이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업권의 특성상 차주 대부분은 신용점수가 낮은 이들 또는 다중채무자다. 때문에 금리가 상승해 이자부담이 커지면 상환능력 저하로 연체율이 상승하게 된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평균 연체율은 1.23%다. 현대카드만이 0.95%로 1% 이하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모두 1%를 넘겼다.

 

금융사는 고객에게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대손충당금은 손실로 인식되기 때문에 규모가 커지면 실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373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4.8% 증가한 규모다. 삼성카드의 대손비용은 37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9% 확대됐다. KB국민카드의 충당금 전입액은 3324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66.9% 늘었고, 하나카드는 1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8%나 늘었다.

 

조달비용 부담과 연체율 상승 등 실적 악화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무이자 할부 기간 축소 등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줄이며 보수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내놓은 상생금융 방안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카드업계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2200억원의 상생금융안을 내놨다. 현대카드는 현대커머셜과 함께 60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내놨고 이어 롯데카드 3100억원, 신한카드 4000억원, 하나카드 3000억원 등 카드업계 전체에서 총 1조83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계획이 발표됐다.

 

상생금융 지원방안은 대부분 금리인하, 채무 감면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카드사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지속된 만큼 승인금액 규모가 확대돼도 수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구조"라면서 "대손충당금 적립과 조달비용 상승 등 하반기에도 업황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대의 연체율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업권 전반에서 충당금 적립 규모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다수의 카드사가 상생금융안을 내놓으면서 부담을 안게 됐다"면서 "업권에서 상생 의지를 보인 만큼 당국에서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 혹은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 개선 등 지원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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