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날 오전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월·4월·5월까지 이미 3연속 동결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어져 온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당초 금융전문가들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졌고, 새마을금고 연체율 급등으로 금융시장도 불안한 만큼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2023년 8월 채권시장지표’를 통해 채권 전문가 100명에게 설문한 결과 93%(93명)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진입하고 새마을금고 등 신용 리스크도 불거진 부분이 있다"며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에도 국내 여건을 보면 동결이 맞다"고 판단했다.
정부 정책도 경기 회복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분위기다. 현재 수출과 내수 회복이 더뎌 정부나 한은이 기대하는 하반기 경기 반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렇듯 한은은 소비와 투자 위축 위험을 감수하고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5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였으나, 국내 경제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35.6%로 감소하며 일어서지 못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낮췄다.
새마을금고 연체율 급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것도 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 시장 위기감이 고조된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자금 경색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한·미 금리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리를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2회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연준이 7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우선 0.25%포인트 금리를 올린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경우 한국(3.5%)와 미국(5.25~5.5%) 금리차는 역대 최대인 2.0%로 확대된다. 금리 역전 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외환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우려에도 금통위는 2%p 격차까지는 우리 경제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