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웹3.0이 여는 새로운 세상 (12)] ‘서비스형 메타버스, MaaS(Metaverse as a Service)’의 이상과 현실①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07.13 00:30 ㅣ 수정 : 2023.07.13 00:30
[기사요약] 다양한 메타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형 메타버스, MaaS(Metaverse as a Service)’에 주목! 현재, 대표적인 MaaS 서비스는 VR 기반 원격협업 플랫폼, 가상사무실, 가상전시관, 가상매장 등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도 VR 기반 원격협업 플랫폼 실험 서비스 중 시장 확산 위해 VR 디바이스 착용의 불편함, 통신 속도·용량 미흡 등 선결되어야..
메타버스와 웹3.0이 디지털경제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탄생하며 새로운 인터넷 세상을 열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와 웹3.0을 표방하는 뉴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또 기존의 비즈니스 생태계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최근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웹3.0 기반의 스타트업과 뉴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를 통해 다가올 새로운 인터넷 세상의 모습을 그려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얼마 전까지 컴퓨터 사용자들은 아래한글, 파워포인트, 엑셀 등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 라이센스를 구입한 후 해당 SW를 다운로드하여 자신의 PC에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사용자들은 별도의 설치 작업 없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이용하면 된다. 구독료만 내면 언제 어디서든 내가 가진 모든 기기에서 최신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메타버스 서비스도 SaaS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서비스형 메타버스, MaaS(Metaverse as a Service)’의 등장이다. SaaS가 소프트웨어의 사용 방식을 혁신했듯이, MaaS에 의해 앞으로 기업들의 메타버스 구축과 이용 방식에 큰 변화가 기대된다.
• 기업들은 MaaS로 다양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빠르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돼...
MaaS는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기구축된 메타버스를 임대해 사용하는 서비스다.
기업들은 MaaS를 이용해 전문기술이나 큰 투자 없이 필요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빠르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필요할 때 필요한 시간만큼 이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템플릿, 도구상자 등을 활용해 자사의 상황에 맞게 맞춤형으로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메타버스를 MaaS 형태로 제공할 수 있지만, 현재 기업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는 MaaS 서비스는 VR(Virtual Reality) 원격협업 플랫폼, 가상사무실, 가상전시관, 가상매장 등이다.
먼저, VR 원격협업 플랫폼의 서비스 현황과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
• 이미 글로벌 시장에는 다양한 기능 제공하는 VR 원격협업 플랫폼 출시
VR 원격협업 플랫폼은 여러 사용자가 하나의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만나 공동작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소통하며 협업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는 실제 사람을 대신해 아바타가 주로 활용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는 빅테크는 물론, 스타트업들이 상품화한 다양한 VR 원격협업 플랫폼이 출시돼 있다.
< 주요 VR 협업 플랫폼 >
이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가상 협업 플랫폼은 메타의 호라이즌 워크룸(Horizon Workroo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시(Mesh) 서비스이다.
• 메타, ‘호라이즌 워크룸’을 통해 가상현실 기반의 협업 서비스 제공
메타는 2021년 10월부터 호라이즌 워크룸이라는 가상현실 기반의 협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팀원들을 만나 브레인스토밍하고, 프레젠테이션을 공유하며,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호라이즌 워크룸에서는 가상 화이트보드, 원격 데스크탑, 오큘러스 터치 등 다양한 협업 지원 도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회의실이나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상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적거나 스티커 메모를 붙여가며 팀원들과 협업할 수 있다.
또, 원격 데스크탑 앱을 사용하면 실제 컴퓨터 화면을 가상현실로 가져와 워크룸(Workroom)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콘텐츠를 공유할 수도 있다. 오큘러스 터치는 사용자가 실제 공간에서 필기, 메모하면 가상공간의 공유화면에 보여주는 도구다.
현재 호라이즌 워크룸 서비스는 메타의 VR 디바이스(Quest 2)를 구매할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워크룸 회의에는 VR을 활용해 최대 16명이 참여할 수 있으며, 비디오컨퍼런스 참여자를 포함하면 동시에 총 50명까지 가능하다.
메타는 당분간 무료 서비스로 고객을 락인(lock-in)한 후, 구독료 모델 등 유료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 마이크로소프트, 비언어적 표현까지 구사하는 아바타가 특징인 ‘메쉬(Mesh)’로 대항
마이크로소프트는 메쉬(Mesh)라는 이름의 가상증강현실 기반 협업 플랫폼을 개발해 메타의 호라이즌 워크룸과 경쟁하고 있다.
이 서비스 역시 가상공간 내에서 팀원 간의 공동작업, 실시간 디자인 공동 검토, 다른 팀원의 업무지원, 팀원 공동 훈련·학습 등의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실제 상황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제공한다.
이 서비스의 특징 중 하나는 사용자들이 개인화된 3차원 아바타의 모습으로 실제와 유사한 회의와 협동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바타는 인공지능기술이 접목돼 사용자의 말투나 단어에 따라 표정이나 손짓 등 비언어적 표현도 구사할 수 있다. 또, 사용자 간에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가상공간에서는 동시 통역된 내용을 볼 수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서비스를 기존의 기업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 중이다.
• 시장 확산 위해 VR 디바이스 착용의 불편함, 통신 속도·용량 미흡 등 선결되어야..
현재 다수의 기업이 가상공간에서 실제처럼 회의하고 공동작업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VR 기반의 가상 협업 플랫폼을 상품화하고 있으나, 아직 사용자들은 상품성에 만족하지 못한 듯하다.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조차 기존 고객에게 무료로 서비스하고 하드웨어 판매를 위한 부가서비스 형태로 제공 중이다.
사용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지금의 VR기기는 착용이 불편하고, 몰입감과 현실감 제공에 필요한 통신 인프라도 속도나 용량 면에서 미흡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VR 원격협업 플랫폼의 시장 확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플랫폼 개발 기업들에게 그 시간은 서비스의 상품성을 높이는 단련의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