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관심에 KDB생명 매각 성사 가능성↑…MG손보는 지지부진
하나금융, KDB생명 '비구속적 인수의향서' 제출
"관심 있다는 정도 의사 보인 것…구체적 계획 없어"
MG손보, 부실금융기관지정 취소소송 선고기일 연기
1분기 지급여력 개선세 보였으나 매각 지연 불가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며 성사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마찬가지로 매각을 추진하는 MG손해보험의 부실금융기관 지정이 취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달 7일 KDB생명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다만 하나금융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는 '비구속적' 인수의향서로,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구속적 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관심이 있다는 정도의 의사를 보인 것"이라며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KDB생명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향후 구체적인 사실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과 KDB생명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인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생명의 자산 규모는 6조원대로, 존재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자산규모 20조원대인 KDB생명과 합병하게 되면 자산규모는 26조원대로 보험업계 10위권에 진입하면서 몸집을 불릴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인수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나섰다. KDB생명은 콜옵션이 도래한 차환용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올해 5월 21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이를 모두 산업은행이 인수했다.
또 KDB생명은 이달 10일 75% 비율로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감자 전 4743억원이었던 자본금은 감자 후 1186억원으로 감소한다. 감자 차익으로 결손금을 보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KDB생명에 대한 하나금융의 관심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사모펀드와 비교해 하나금융이 심사 통과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2020년 사모펀드 JC파트너스에 KDB생명을 매각하려 했으나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하나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매각 가격에 대한 협상이다. KDB생명이 무상감자에 나서면서 매각가는 기존 4000억원 규모에서 200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양 측의 협상이 무리없이 이뤄지면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하게 되고, 금융위는 접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통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KDB생명의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MG손보의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는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부실금융기관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1심 선고는 당초 이달 6일 나올 예정이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선고기일을 8월 10일로 연기됐다.
1심 선고가 연기되면서 MG손보의 대주주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 투 트랙으로 추진되던 MG손보 매각 작업은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부실금융기관결정 취소 소송은 MG손보 매각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 모두 MG손보 매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승소하는 쪽이 매각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패소한 쪽이 1심 결과에 불뵥해 항소한다면 MG손보 매각은 더욱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JC파트너스가 패소한다면 MG손보에 대한 경영권과 자본 확충 및 매각 추진 계획 등에 차질이 생기게 돼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패소할 경우 부당하게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MG손보의 손실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어 역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법정 싸움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MG손보 매각이 연내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MG손보는 1분기 2871억원의 순자산을 기록하며 전년 말 1825억원과 비교해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말 43.35%(RBC 기준)에서 올해 1분기 82.56%(K-ICS 기준, 경과조치 전 65.01%)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MG손보 1분기 순이익을 기록하고, 지급여력비율도 100%에 미치지 못하지만 개선되는 등 상황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선고기일이 지연되고 향후 항소심 등 소송이 길어지면 매각도 그만큼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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