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태 KDB생명 대표, 매각 등 경영 정상화 과제 산적
임승태, 지난달 31일 취임식…'매각 흥행' 최우선 과제
재무건전성 관리‧자본 확충‧경영 정상화 등 과제 산적
尹 경선 캠프 경제특보 지내 '관치금융' 지적 이어져
관료출신으로 보험 관련 이력 적어 '전문성 결여' 시선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낙하산’ 논란 속에서 취임한 가운데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KDB생명 매각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올해 여섯 번째 KDB생명 매각 작업에 나섰다. 임 대표는 매각 절차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재무건전성 높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식에서 단기 핵심 과제로 △IFRS17 및 K-ICS 도입에 따른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관리 △자본 확충 △매각을 위한 경영 정상화 등을 강조하며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라는 최종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고 전 임직원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셰르파'와 '치어리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금리가 과거보다 오른 상황으로 KDB생명 매각 여건이 좋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기업을 갖고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가능하다면 바로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속한 KDB생명 매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 KDB생명, 대주주 변경 이슈로 신규 영업 위축
KDB생명 지분 92.7%를 보유한 산업은행 자회사 KDB칸서스밸류PEF(KCV PEF)는 지난해 11월 KDB생명 매각을 공고했다. KCV PEF는 삼일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 밀리만, 법무법인 광장을 각각 매각‧재무‧계리‧법률자문사로 선정했으며 자문사 킥오프 미팅, 실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보유 지분 전량 매각을 전제로 인수자 자본확충을 위한 신주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KCV PEF는 올해 1분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분기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매각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해 5월 KDB생명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대주주 변경 관련 불확실성으로 영업기반이 위축됐고, 자본적정성 관리부담이 높아졌다"며 "대주주 변경절차가 지연되면서 전속설계사 이탈이 발생하고 초회보험료가 감소하는 등 신규 영업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과 관련해 부채구조와 열위한 자본여력 등을 고려할 때 자본관리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KDB생명은 5월 2억 달러(한화 약 2160억원) 규모의 외화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앞두고 있다.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71.06%로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17.7%포인트(p) 하락했다. K-ICS는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 금액만을 기본자본으로 인정하는데,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기준 6077억원, 자본금은 4734억원이다. 콜옵션이 도래한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하면 배당가능이익은 마이너스가 된다. 산은의 도움 없이 콜옵션을 이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보험업계 "임승태, 업계 잘 안다고 보기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는 매각 작업을 마무리짓고 경영 정상화에 전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 대표의 '낙하산 인사' 등 전문성 문제도 불거졌다.
임 대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상임위원을 거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했다. 특히 2021년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경선 캠프 경제특보로 활동한 바 있는 임 대표는 KT 사외이사 후보에 오르면서 '방탄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그는 KDB생명 대표 업무에 집중하겠다며 KT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했다.
임 대표는 물론 최근 선임된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이순호 예탁결제원 사장 등 윤 대통령 대선 캠프와 인수위 자문위원 출신 인사들이 금융사 대표 또는 회장 자리를 꿰차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임 대표가 KDB생명 대표로 취임하면서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 관련 이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임 대표는 금융관료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을 지낸 만큼 보험업계에 대해 잘 아는 인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DB생명은 IFRS17과 K-ICS 도입,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과 금리인상 기조 등 전체 시장의 흐름을 읽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금융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적절한 인물이라는 입장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임 대표는 금통위, 금융위, 재경부 등을 거친 금융 정책 전문가로 보험뿐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오랜 공직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KDB생명의 매각을 비롯한 여러 현안과 복합위기 상황에서 회사의 발전과 지속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5월 예정된 외화신종자본증권 콜옵션과 관련해 "예정대로 이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은 대주주 및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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