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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노리는 ‘K-은행’…인뱅은 플랫폼 들고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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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6.19 07:21 ㅣ 수정 : 2023.06.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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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뱅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출범 6년차를 맞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동남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높은 모바일 보급률에도 상대적으로 잘 갖춰지지 않은 금융 서비스를 적극 공략하겠단 구상이다. 금융당국 지원으로 인뱅의 글로벌화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태국의 금융지주사 SCBX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상은행 인가 취득부터 설립 준비까지 전 단계에 걸쳐 협력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와 SCBX는 경쟁력 있는 가상은행 컨소시엄을 구축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추후 설립되는 가상은행 컨소시엄의 20%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태국 중앙은행(BOT)은 ‘가상은행 인·허가 프레임워크 협의서’를 통해 내년 신규 가상은행 사업권 발급 이후 2025년부터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가상은행은 지점 없이 여·수신 등 일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태국판 인뱅’이다. 

 

국내 인뱅 중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낸 건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이후 올 1분기까지 약 2118만명의 고객을 끌어 모으는 등 급성장했는데, 해외로 영토를 넓혀 글로벌 경쟁력도 제고하겠단 구상이다.

 

동남아는 국내 은행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경제 성장을 거치면서 은행과 카드 등 금융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사들 입장에선 신규 수익원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인지도 향상을 노릴 수 있는 시장이다. 

 

특히 동남아의 높은 휴대폰(모바일) 사용률은 인뱅이 활동하는 데 최적의 요건으로 지목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태국의 휴대폰 가입자는 1억209만명으로 보급률이 117.08%에 달한다. 

 

다만 현지 은행권의 디지털 확산세는 여전히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모바일·비대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관련 기술이나 서비스는 아직 고도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인뱅의 플랫폼 금융이 조명 받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월 토론회에서 “동남아 국가의 높은 휴대폰 보급률에 반해 금융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모바일뱅킹에 기반한 인뱅 수요가 크기 때문에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한다면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 세계에서도 인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국가로 꼽힌다. 다만 해외에서는 인뱅의 성장 동력이었던 카카오톡(카카오뱅크)이나 토스(토스뱅크) 같은 플랫폼 연결성이 국내보다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에 카카오뱅크가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손잡은 건 일단 현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고객을 끌어 모았던 국내 성장 전략이 해외에서 작용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후 모기업인 카카오의 현지 플랫폼 사업 확장으로 지원사격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인지도와 경쟁력인데, 그렇다고 외국계 회사 입장에서 처음부터 브랜드 홍보에 큰 돈을 쓰기에는 나중에 적자 걱정도 있고 부담스럽다”며 “현지 기업과 협업으로 시작하면 초반 확장은 어려울 수 있어도 노하우 축적에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별 상이한 금융당국의 스탠스나 규제도 인뱅의 유연한 진출 전략을 요구한다. 일례로 젊은 인구 구조와 핀테크(금융+IT) 인프라를 가진 베트남은 잠재 성장성이 큰 국가지만, 외국 기업들에 신규 금융 라이선스(면허)를 발급하지 않고 있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은행권의 다른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이라는 게 너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국가마다 다른 문화가 금융에도 반영이 돼 있고, 규제도 하나하나 맞춰야 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향후 케이·토스뱅크 등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의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지 기대된다. 개별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뿐 아니라 ‘케이(K) 디지털 금융’을 전파시킬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금융당국도 인뱅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내 시중은행들은 베트남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 시장 곳곳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으며 현지 법인의 실적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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