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과열 지적에도 다시 랠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국내증시 견인
반도체 업종이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광풍을 타고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엔비디아가 그 선봉에 서 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기업 중 처음으로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하며 반도체주 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바닥에서 탈출해 주가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연고점을 경신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3일 이후 약 14개월만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월23일 이후 약 1년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1분기 실적발표이후 큰 폭으로 상승한 엔비디아를 둘러싸고 주가과열 논쟁이 뜨겁다. 엔비디아는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처음으로 400달러를 넘어서며 반도체 관련주 중에는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지만 주가가 짧은 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경계심리가 발동하며 주가는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그러나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하락 하룻만에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4.1% 오른 393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1분기 주당 순익 1.0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혀 시장의 예상치였던 92센트를 웃돌았다 매출 역시 71억9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65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자 주가는 곧바로 큰 폭으로 날아올랐다. 3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401달러로 연대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비중이 높은 엔비디아가 순식간에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하자 경계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의 돌풍은 기본적으로 작년부터 불기시작한 챗GPT 열기에 힘입어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급증에 따른 것이지만 주가급등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최근 엔비디아 주가 움직임에 대해 “주가가 과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5월 시가총액이 2480억달러 불어나 시가총액 증가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전세계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엔비디아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우디 아람코, 알파벳, 아마존에 이어 6위로 껑충 뛰었다. 7위 버크셔헤더웨어와는 시가총액에서 230억달러 이상 격차를 벌렸다.
단기간에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서면서 오랜기간 엔비디아를 지지해온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 에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지난달말 갖고 있던 주식을 모두 처분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부터 엔비디아를 보유해왔는데, 단기급등으로 주가가 밸류에이션을 초과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엔비디아가 당분간 시장의 주도주로 자리잡을 것이란 예상은 지배적이다. AI 열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반도체 업종 바닥탈출 조짐과 맞물려 엔비디아가 반도체업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시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1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소폭 내리고, SK하이닉스는 소폭 오르는 등 주가흐름이 엇갈렸지만 외국인이 두 종목을 지속적으로 순매수하고 있어 주가는 우상향으로 움직일 공산이 높아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SK하이닉스를 125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삼성전자는 89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주 낙관론자들은 반도체주의 앞길을 가로막는 고질병이었던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5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4달러로 전월대비 3.45% 하락한 반면, 차세대 프리미엄급 제품인 DDR5 16Gb의 경우 평균가격이 보합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공급과잉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