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5.23 07:35 ㅣ 수정 : 2023.05.23 07:35
토스證, 1분기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203억' 시장 점유율 17.9%…키움·미래에셋 등 '위협' 국내 수탁수수료 점유율 '0.2%'…전체 '30위' "기존 증권사 입지 단단해…신사업 투자 필요"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해외주식 중개 시장의 '메기'로 부상한 토스증권이 국내주식 시장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 전체를 리테일 분야에 의존하고 있는 토스증권의 국내외 증시 점유율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토스증권이 빠른 시일 내에 리테일 외의 다른 사업모델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지난 1분기 수탁수수료 수익은 총 203억2200만원이다. 그중 해외주식 중개로 거둬들인 수수료가 전체의 85.1%인 173억400만원이고, 국내주식 중개 수수료는 30억1900만원(유가증권 10억4200만원·코스닥 19억7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로 출범 3년차를 맞은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개인투자자를 뜻하는 '서학개미' 부흥기에 맞춰 해외주식 중개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실제로 약정금액 기준 1분기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점유율은 17.9%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키움증권(30.1%) △삼성증권(19.0%) △미래에셋증권(18.8%)의 뒤를 이은 수준이다.
또 이달 들어 토스증권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은 출시 약 26개월 만에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중개 시장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와 MTS 내 거래 종목 확장 등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핀테크 특유의 편리함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한 해외주식 시장과 달리, 국내주식 시장에서는 기존 증권사들의 단단한 입지에 밀려 좀처럼 점유율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토스증권의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수탁수수료는 69억2700만원이다. 이는 국내 법인이 설립된 증권사 전체 수탁수수료(2조9346억3200만원)의 0.2% 수준이며, 순위로는 30위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에는 30억1900만원의 국내주식 수탁수수료를 거둬 전년 동기(18억2800만원) 대비 65% 넘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전체 시장의 1%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이미 국내 리테일 시장에서 굳건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 기존 증권사들이 즐비한 만큼, 토스증권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고객은 일반적으로 한 번 선택한 MTS를 떠나지 않고 한 곳을 중점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며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된지 몇 년 되지 않은 신생 증권사가 기존 사업에 도전해 고객들을 흡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토스증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리테일 수익원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신사업을 개발할 준비가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토스증권은 트렌디하고 다른 증권사들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했다"며 "하지만 결국 증권사로써 수익을 얻는 방법이 크게 달라지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결국 주식을 중개하는 사업에서는 혁신성을 부각시키기가 쉽지 않다"며 "스타트업답게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신사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토스증권은 국내 주식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함과 동시에, 기존에 강점을 가진 해외주식 서비스를 지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토스증권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외주식 시장에서는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 등 특유의 서비스를 통해 리더십을 가지고 사업을 해나갔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