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LX인터내셔널·SK네트웍스, 퀀텀점프할 '새 먹거리' 찾았다
[뉴스투데이=강륜주 기자] 국내 종합상사 '빅3' 포스코인터내셔널·LX인터내셔널· SK네트웍스가 올해 1분기 실적을 토대로 2분기에 퀀텀 점프(대도약)를 일궈낼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종합상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당초 시장 컨센서스(추정치)에 호응하지 못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들고 가파르게 치솟았던 원자재 가격과 해상 운임이 올해 들어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며 트레이딩(중계무역) 사업 실적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이에 머뭇거리지 않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호조)를 일궈낼 태세다.
■ 상사 '빅3', 직전 분기 대비 1분기 실적 상승
국내 종합상사 가운데 최대 조직을 갖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8조3066억원, 영업이익 2796억원, 순이익 191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3.4% 상승했다.
이번 실적은 포스코에너지 합병 이후 통합법인이 발표한 첫 성적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환율하락에 따른 해외 가스전 이익 소폭 감소, 전력도매가(SMP) 상한제로 인한 판매단가 제한 등 수익성 감소요인에도 발전량 확대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일궈냈다.
또한 중국에 브라질산 대두 판매, 인도네시아 팜유 판매 지속 증가 등으로 식량사업이 호조를 나타냈으며 친환경소재와 친환경차용 부품 판매도 늘어나 친환경 사업 또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실적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직전 분기 대비 상승한 성적표를 거머쥐어 '위기에 강한 기업'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번 실적은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효과가 발휘되고 회사 전략사업인 에너지, 철강, 식량 등에서 고른 실적 호조가 이뤄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종합상사 LX인터내셔널도 예외는 아니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이 매출 3조6999억원, 영업이익 1617억원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2.4% 늘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1월 '한글라스’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국내 유리 제조기업 ‘한국유리공업' 주식 100%를 5904억원에 취득해 인수 마침표를 찍었다.
LX인터내셔널은 유리 분야를 지속가능한 신규영역으로 여기고 높은 기술경쟁력과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갖춘 한국유리공업을 인수 대상으로 낙점한 것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유리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LX인터내셔널의 강점인 글로벌 소싱 역량을 활용한 공급망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원 트레이딩 이익 호조와 올해 1월 인수한 한국유리공업 연결 편입으로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늘어난 상태"라고 밝혔다.
사업형 투자회사로 탈바꿈하는 SK네트웍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2조4497억원, 영업이익 531억원, 당기순이익 54억원으로 집계됐다.
SK네트웍스는 특히 모빌리티(이동수단) 영역을 맡고 있는 'SK렌터카'와 '스피드메이트'에서 수익 증가를 이끌었다.
SK렌터카의 중고차 매각 대수 증가가 1분기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한 친환경 ‘제주 전기차 차박(자동차+숙박) 서비스’와 업계 최초 온·오프라인 연계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하는 등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부합하는 활동을 펼쳤던 것이 수익으로 반영됐다.
SK 네트웍스에서 운영하는 모빌리티 브랜드 스피드메이트도 수입차 시장 확대로 부품 매출이 증가했고 정비 방문 고객도 늘며 이익이 늘어났다.
워커힐 호텔 앤 리조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정상궤도에 올라서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완화로 여행 방문객이 늘어나고 워커힐 개관 60주년과 연계된 다양한 마케팅 전개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증가했다. 또한 인천공항 환승호텔과 마티나 라운지 정상화도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탰다.
정보통신 사업에서도 물류 최적화 등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재활용(리사이클) 기업 민팃은 제조사 신규 단말 출시에 맞춘 추가 보상 이벤트 등으로 중고폰 매입량과 판매량이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화학 트레이딩은 수급 조절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
■ 각사, 실적 반등을 위한 차별화 펼쳐
이들 3개 업체는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먼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포스코에너지 인수를 완료하면서 신성장 사업 추진 가속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신사업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전체 가치사슬(밸류체인)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LNG선으로 가스를 생산·저장·발전하는 단계를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가스사업 확대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3조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00년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시작으로 20여년간 자원개발을 통한 에너지사업을 계속 확대하며 운영경험과 기술 역량을 축적했다.
또한 동남아 해상 가스전 탐사, 호주 세넥스 에너지 인수 등 LNG 밸류체인의 업스트림(천연가스 탐사·생산) 사업 개발을 활발히 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포스코에너지와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미드스트림(LNG 저장)과 다운스트림(LNG 발전)까지 모두 3단계에 걸친 LNG 모든 밸류체인 통합을 완성한 바 있다.
먼저 업스트림에서 가스전을 통해 지하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탐사·개발·생산한다. 미드스트림에선 천연가스를 액화해 부피를 1/600로 줄여 저장한다. 마지막 다운스트림은 LNG를 소비하는 단계로 발전용 연료 등 LNG를 다양하게 사용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번에 LNG 장기용선을 확보하고 LNG 조달과 트레이딩 기반을 공고히해 LNG 밸류체인 완성과 함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한 식량 사업에서 애그테크(Ag-Tech)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2억달러(약 2635억원)를 투자해 2025년까지 50만t 생산 규모의 팜유 정제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외에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사업 '2차전지' 소재 공급망 강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LX인터내셔널도 미래 유망 에너지 분야 핵심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2차전지 핵심 광물 니켈 등 배터리 전략광물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X인터내셔널은 현재 시장 정보와 거래선 확보 등을 위해 니켈 트레이딩 사업을 육성 중이다.
특히 니켈 자산 확보를 통한 사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배터리 핵심 소재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이 모두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와 접촉해 니켈 광산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LX인터내셔널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국내 니켈 정련과 전구체(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생산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에 관련된 사업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LX인터내셔널은 신재생 발전 분야에서도 신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국내로는 바이오매스, 해외는 인도네시아 수력 발전 중심으로 자산 투자를 늘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여와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생분해 플라스틱(PBAT) 합작법인 설립과 부산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등 사업 다각화 및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등 외부 환경 악화에 적극 대응해 현금 창출을 강화할 것"이라며 "자원개발, 트레이딩 등 기존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해 창출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친환경 광물과 에너지 등 전략육성 분야에 투자하는 투자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가 점찍은 신사업 분야는 전기차 충전 사업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전기차 완속 충전기 운영 업체 '에버온'에 100억원 규모를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또한 SK네트웍스는 전기차 사업 시장성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8월 국내 민간 급속 충전 1위 업체 '에스에스차저(현 SK일렉링크)'에 728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SK네트웍스는 '2021년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친환경 차량 확대 등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 특히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에 가입한 SK네트웍스는 2030년까지 SK렌터카를 비롯한 8개 자·손회사 운송수단을 전부 전기차로 바꿀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약 22만대 운송 수단 가운데 2021년 4900여대가 전기차로 전환돼 현재 6500여대가 운행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이 움직임에 맞춰 렌탈 차량 전기차 전환과 충전소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SK일렉링크는 현재 전국 2200여개 급속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고속도로 휴게소에 전기차 충전기 구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올해 상반기에 완공을 목표로 60여곳에 충전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차 이용 환경에 적합한 ‘유무선 충전이 가능한 복합형 충전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충전기 설치가 어려운 공간 맞춤형 이동형 충전기를 유선과 무선 방식 양방향으로 지원하는 모델이다.
SK일렉링크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방해방지 시스템’도 주목을 끌었다. 이 시스템은 충전기에 장착된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차량 번호판을 스캔해 전기차 여부를 구별하고 차량 이동을 감지하며 충전기 상태 데이터를 분석해 충전면 불법점유 상황을 파악한다.
전기차 증가와 함께 급격히 늘어나는 전기차 충전면 무단 점유 민원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충전사업자에 효과적인 솔루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일렉링크가 SK그룹 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며 국내 전기차 충전 사업 성장성 등 SK네트웍스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렌탈 사업과 더불어 새롭게 합류한 전기차 충전기 운영 자회사 SK일렉링크 성장을 지원하는 등 보유 사업 전반에 걸쳐 시장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의 전기차 사업은 SK그룹의 SK시그넷과 스피드메이트, SK렌터카 등 관련 사업이 함께 높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