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난항' MG손해보험, IFRS17 도입에 실적 '껑충'…새 주인 나타날까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의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실적에 따라 매각 작업이 다시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1차 매각에 예비입찰이 한 곳도 접수되지 않아 재매각을 검토 중이다.
예보는 올초 MG손보 인수자 지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올리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나섰다. 삼정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으며, 거래방식은 주식매각M&A) 또는 자산‧부채 이전(P&A) 형태다.
2월 진행된 예비입찰에서는 단 한 건의 인수의향서도 접수되지 않았다. MG손보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JC파트너스도 예보와 별개로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더시드파트너스가 실사 난항을 이유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MG손보의 매각이 난항을 겪는 이유로는 금융당국과 JC파트너스 간 소송 리스크가 꼽힌다. JC파트너스는 금융위원회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자 이에 반발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최종 패소했다. 현재는 본안소송이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악화된 실적이 매각 난항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MG손보는 지난해 5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532억원과 비교해 6.77%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2021년 626억원, 2022년 616억원을 나타냈다. 이 기간 MG손보의 자본은 감소한 반면 부채는 증가했다.
다만 MG손보의 실적은 올해 본격 시행되는 IFRS17에 따라 개선될 전망이다.
MG손보의 IFRS17 기준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7024억원이다. 이는 기존 회계제도(IFRS4) 기준 9억6000만원과 비교해 190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회계제도가 변경되면서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되는 것이다.
IFRS17을 적용한 순자산은 1825억원이다. IFRS17 하에서 중요한 수익 지표로 꼽히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은 8354억원에 달한다. JC파트너스는 매년 최소 4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JC파트너스는 지난해 MG손보의 적자가 증가한 것은 과거 투자한 자산에서 58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를 제외하면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 역시 이달 7일 보고서를 통해 손보사가 IFRS17을 도입하면 IFRS4와 비교해 당기순이익이 51%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IFRS17 도입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게 된 만큼 MG손보의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예보는 IFRS17 도입으로 MG손보의 새 가치평가가 필요한 만큼 재매각을 위한 실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IFRS17 도입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면서 "CSM 규모 역시 크게 증가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 부문이 부재한 우리금융과 손해보험 강화가 필요한 하나‧신한금융 등 금융지주뿐만 아니라 교보생명 등도 MG손보를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며 "IFRS17 도입에 따라 MG손보의 실적이 개선을 보인 만큼 인수의향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