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공무원 및 공공기관 채용시험에서 토익성적 유효 기간은 5년이다. 만약에 A씨가 대학교 1학년 입학하기 직전인 2020년 2월에 토익시험을 봐서 900점을 받았고 4년만에 대학졸업을 한다면, 2025년 2월까지 공무원 임용시험이나 공공기관 채용시험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에서는 그 유효기간이 2년으로 줄어든다.

만약에 A씨가 2025년 2월까지 공공기관 입사시험이나 공무원 임용시험에만 응시한다면 2020년에 받은 토익 성적표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에도 지원한다면 토익시험을 새로 봐야 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1일 국회에서 청년정책 총괄 기구인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특위)를 출범시키고 그 '1호 청년정책'으로 민간기업 채용 때 인정하는 토익 성적 유효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현 당대표가 참석했다. 이 특위의 위원장 자격이다. 

김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당 대표가 위원장 맡은 유일한 위원회가 청년정책네트워크 특위"라며 "그만큼 숙제도 많고, 그 숙제를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토익성적 유효기간은 시장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지 정부가 공무원 시험 기준에 맞추라고 강요할 수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의욕적으로 내놓은 '1호 청년정책'의 타당성 및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위 위원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현재 공무원 시험에서 민간 외국어 시험 성적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사전 등록할 경우 유효기간을 2년이 아닌 5년으로 확대해 인정하고 있다"며 "이를 확대 개편해 민간기업 채용에도 반영하는 것이 골자"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취준생 입장에서는 공무원·공공기관·민간기업 여부에 따라 (토익 유효기간이) 다른 것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차별없이 토익 유효 기한을 5년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1차 회의를 겸한 특위 출범식에는 특위 위원장인 김 대표를 비롯해 20·30대 위원들이 참석했다. 외부 위원으로 특위에 참여한 강보라(24) 전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출범식에서 "당장 제 친구들이, 나아가 선후배와 힘든 청춘을 버티는 젊은 청년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특위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정례회의를 하고, 격주에 한 번꼴로 청년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민간기업의 토익 유효기간 연장 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지 여부에 따라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 특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평가가 형성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