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회장, 코로나19 위기에도 연봉 51% 늘어난 52억으로 치솟은 사연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기업 별 사업보고서가 차례대로 공시되고 있는 가운데 조원태(47·사진) 한진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한진그룹 계열사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서 약 52억원의 급여를 수령했기 때문이다.
16일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의 지난해 급여는 약 23억8700만원이다. 이는 별도 상여 없이 급여로만 산정된 금액이다. 2021년 17억3241만원과 비교해 37.8%(약 6억5000만원)가량 올랐다.
산정기준 및 방법에 대해 대한항공은 이사보수지급기준에 근거해 직위, 직무,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 반영해 월 보수를 산정 후 이를 보상위원회 사전 검토, 이사회 집행 승인을 통해 확정 지급했다고 밝혔다.
한진칼 사업보고서는 조 회장의 지난해 급여가 약 27억9600만원으로 2021년 16억9800만원 대비 64.7%(약 10억9800만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또한 별도 상여 없이 급여에 해당되는 임금이며 산정기준 및 방법은 대한항공과 같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그룹 계열사 두 곳을 통해 받은 지난해 급여는 총 51억8300여만원으로 2021년 대비 51.1%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 급여 인상 배경에 대해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경영 정상화 기조에 따라 전 임원을 대상으로 2020년 4월부터 반납해오던 급여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상화했다”며 “조 회장 역시 이에 따른 급여 증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진칼은 2014년 이후 동결해온 임원 보수의 조정 및 코로나19로 지급 보류 중이던 미지급 급여 일부인 4억5300만원을 지급해 급여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항공 임원진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월 급여 일부를 반납해 왔다. 부사장급 이상은 50%, 전무급 40%, 상무급 30% 등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도 지난해 상반기까지 월 급여의 절반만을 수령했고 하반기부터 급여가 정상화되며 전체 급여가 2021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셈이다.
한진칼도 2014년 이후 동결해오던 임원 보수를 지난해 4월 1일부터 상향 조정해 조 회장 임금도 오르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임금 인상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조 회장의 임금 인상에 이목이 쏠리는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과거 행적의 영향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회사 사정이 어려웠을 당시 임직원 임금은 줄어들었지만 조 회장 임금은 오히려 올라 논란이 된 바 있다.
조 회장은 2020년 대한항공에서 17억3200여만원, 한진칼에서 13억6600여만원 등 총 30억 9800여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2019년 연봉 18억9300만원 대비 약 12억원 더 오른 것으로 연봉 상승률은 63.65% 수준이다. 게다가 4~12월 분 급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50% 삭감이 반영된 액수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대폭 상승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 무렵 대한항공 임직원은 6개월간 전 직원의 70%가 순환 유급휴직에 들어갔으며 임금 평균이 전년 대비 20% 가량 삭감돼 조 회장은 더욱 뭇매를 맞았다.
이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한도를 조정하는 안건이 다뤄지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조 회장 임금이 전년 대비 크게 오른 사실이 알려진 후 진행되는 임금 상향조정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2일 예정된 제61기 정기주총에서 2011년 이후 50억원 한도를 꾸준히 유지해온 이사보수한도를 90억원으로 크게 늘리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사내·사외이사가 1인당 평균 3억3700만원가량 받고 있다. 만일 이번 주총에서 한도 증액 건이 승인되면 금액이 1인당 약 8억2000만원까지 늘어난다.
해마다 사외이사에게 배정된 보수 총액이 5억원 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조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들이 수령할 보수 규모는 더 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를 두고 조 회장이 내년까지 100억원 상당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여 일부를 반납해 온 조 회장으로서는 상속세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자 대한항공은 경영실적 개선과 경영정상화로 인한 임금 인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조 회장은 올해 초 세계적인 항공 전문매체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Air Transport World, 이하 ATW)가 선정한 ‘엑설런스 인 리더십(Excellence in Leadership)’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발상의 전환과 판단력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이겨낸 점을 높이 평가받아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은 코로나19로 회사 생존을 위해 급여 50% 반납하면서 근무해 왔다”며 “그를 주축으로 대한항공은 최악의 위기 가운데 사상 최대의 영업흑자를 내는 등 반박할 수 없는 경영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