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유럽과 중국의 경기 반등이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바닥을 지지해줄 것이라며, 성장주보다 산업재의 투자 매력이 커지는 시기라는 증권가 분석이 제시됐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물가 하락세가 둔화하고,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이후 침체와 추가 긴축 사이에서 방향성을 잃은 시장을 무조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지표들로 인해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재점화됐지만, 그 이면에는 기회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1월 소매판매는 서프라이즈가 나타났다. 특이했던 점은 가전제품 부문이 전월대비 3.5% 증가했다는 점인데, 할인 행사로 소비가 촉진되는 연말까지 감소세를 유지했지만 9개월 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변동이 큰 명목 지표인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내려오려면 향후 둔화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하지만 연말 이후 경기에 민감한 가전이나 자동차, 의류 등 경기소비재 수요가 월간으로 늘어났다는 점은 경기에 대한 평가가 개선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유로존의 상황도 나쁘지 않은데, 유로존 2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8.5로 전월(48.8) 대비 소폭 둔화됐지만, 서비스 PMI는 예상치(47.5)를 웃도는 50.5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경기확장국면에 진입했다.
김 연구원은 "이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금리 인상 압력은 강화되겠지만, 유로존 증시의 반등을 이끌어 온 사실은 '우려보다 나은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이후 역성장을 보이고 있는 한국 수출도 미국·중국향 수출은 급감했지만, 유로존향 수출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올 한 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앞두고 내수소비 촉진 정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이나 재고 등 그동안 우려했던 부분들을 해소시키는 신호들이 나타나며 최근 국내 관련주들이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난달 랠리 이후 낙폭 과대 종목들이 이전만큼 많지 않은 환경에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결정하는 것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증거"라며 "하반기로 갈 수록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단기적으로 유럽과 중국 경기 반등이 글로벌 경기의 하방을 지지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고용과 소비 서프라이즈로 인한 시장금리 급등, 중국 양회 모멘텀, 여전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매력 등 성장주 대비 산업재의 매력도가 올라가는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