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숙박예약시장 진출…야놀자·여기어때, 긴장의 끈 바짝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1, 2위 IT기업이 숙박예약시장에 진출하자 여행 플랫폼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3년 만에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내 여행 수요는 줄면서 플랫폼 이용자수 또한 감소세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핵폭탄급' 경쟁자가 등장하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각국의 출입국 규제가 풀리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여행 수요는 주춤하면서 숙박 플랫폼 이용자 수는 줄어들고 있다.
실제 지난해 2월 야놀자, 여기어때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각각 20%와 40% 성장했지만, 최근 WAU는 두 곳 모두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2월 136만명대에서 움직이던 야놀자의 WAU는 최근 132만~133만명대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의 커머스CIC(사내독립기업)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지난 13일 호텔 예약 상품권을 론칭하면서 호텔 예약 플랫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네이버도 출장 여행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이에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그간 이용자를 '해외'와 '후발주자'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해외여행 시장을 공략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먼저 업계 1위 야놀자는 여행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도약하기 위해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라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여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3월 31일에는 모바일 교환권 판매 서비스 운영을 종료한다.
앞서 야놀자는 지난해 12월 모바일교환권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식음료부터 배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권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 왔다. 그러나 오프라인 활동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레저, 액티비티 등 오프라인 여가 상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최근 야놀자의 관심사는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항공·티켓 1위 사업자인 인터파크, 트리플의 초개인화 기술, 데일리호텔만의 프리미엄 인벤토리를 활용해 야놀자만의 독보적인 서비스를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K-콘텐츠를 포함한 양질의 여가 콘텐츠도 기획해 인바운드 고객 유치에도 나선다.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는 플랫폼별 특색 있는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국내 업계 1위를 굳힐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해외 플랫폼들과의 경쟁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경쟁력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어때는 '2위 꼬리표 떼기'에 나섰다. 특히 국내 여행보다 해외 여행 사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그동안 국내에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여행 산업에서도 영향력을 키워 빈틈을 노릴 전망이다.
그 하나로 여기어때는 지난해 5월 해외 항공권을 시작으로 해외 여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해외 숙소 예약 서비스를 오픈했으며, 9월에는 항공권과 숙소를 묶어 판매하는 '해외특가' 상품도 내보였다.
올해는 일본과 베트남 등 근거리 여행지를 타깃으로 최저가를 보장하고, 우수한 품질 상품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여행 사업 비중을 늘리고 인수합병(M&A)까지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국내 여행 부문에서 증명한 상품, 마케팅, 고객 서비스 역량으로 차별화한 해외여행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며 "환율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일본과 베트남 등 근거리 지역을 우선으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