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실적 파티 벌인 금융지주···비은행 강화는 과제로 남겨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2.10 07:27 ㅣ 수정 : 2023.02.10 08:48

KB·신한·하나·우리 순이익 거의 16조원대
대출성장·금리인상 겹쳐 이자이익도 껑충
순익 절반 이상은 은행 몫···의존도 심화
경기 변동 대비 사업·수익구조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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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로고. [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예상대로 역대급 실적 파티를 이어갔다. 합계 순이익이 거의 16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누적된 대출 자산 성장과 시장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이자 이익이 대폭 늘어난 결과다. 

 

다만 금융지주 실적에서 ‘은행 쏠림’ 현상은 점점 심화되는 모양새다. 순이익 대부분을 은행 계열사가 떠받치면서 의존도가 커졌다. 경기 변동성에 대비한 탄탄한 수익 구조 구축을 위해 비(非)은행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합계 순이익은 15조8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4조5429억원) 대비 9% 증가한 규모로 1년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4조6423억원을 시현하며 순이익 1등 금융지주인 ‘리딩금융’ 왕좌에 올랐다. KB금융 역시 4조4133억원으로 4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각각 3조6257억원과 3조1693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호실적에 대해 공통적으로 지목한 건 이자 이익 증가다. 특히 은행의 경우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기준금리 영향에 대출금리가 뛰었고, 결과적으로 걷어들인 이자도 늘어났다. 

 

KB금융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11조3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도 17.9% 늘어난 10조6757억원의 이자 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8조6970억원)의 경우 증가율이 24.5%에 달했다. 하나금융도 19.9% 늘어난 8조9198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비이자 이익은 감소세다. KB금융이 3조63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1% 줄었고 신한금융 2조5315억원(-30.4%), 하나금융 1조4182억원(-20.2%), 우리금융 1조1490억원(-15.4%) 역시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금리 인상 등 여러 이유로 증시가 부진해 증권 쪽에서 수수료가 많이 빠진 게 비이자 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며 “이자 이익이 워낙 크게 늘다보니 이를 상쇄해 실적을 방어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실적에서 ‘은행 쏠림’ 현상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의 순이익이 그룹 전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커졌다. 그만큼 수익 구조가 은행 계열사에 기울었다는 의미다. 

 

그룹 순이익 중 은행 순이익 비중은 ▲KB금융 67.8% ▲신한금융 65.5% ▲우리금융 83.9% ▲하나금융 87.4% 로 집계됐다. 

 

금융지주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및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은행 등 특정 계열사에 기운 사업·수익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경기 변동성에 유연한 대처도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둥이 여러 개 있어야 집이 튼튼한 것처럼 그룹 내 계열사들의 역량이 다함께 제고돼야 지속가능한 전략도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며 “요즘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 얘기가 꾸준히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추진할 핵심 과제이며 이미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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