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위기’ 페이코인, 결제 서비스 종료 임박
이달 5일 금융당국 결제 서비스 종료 유예기간 만료
페이코인 “실명계좌 확보하겠다”...기한 연장 요청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국내 유일 결제형 가상자산으로 시장에 선보였던 페이코인의 결제 서비스 종료가 임박했다. 페이코인 측은 금융당국에 유예 기한 연장을 거듭 요청하는 한편 실명계좌 확보 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서비스 중단 사태를 막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페이코인의 결제 서비스가 오는 6일 자정부터 종료된다.
이는 지난달 6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가 페이코인 발행사인 다날 자회사 페이프로토콜AG(페이프로토콜)에 대한 사업자 변경 신고에 대해 불수리 결정을 내린데 따른 조치다.
페이코인은 결제 서비스 전문기업인 다날이 만든 실물결제 가능 코인이다. 페이코인은 이용자로부터 코인을 받은 뒤 ‘페이프로토콜-다날-다날핀테크’ 등 계열 회사들이 중간에서 코인을 원화로 환전해 가맹점에 정산해주는 구조로 운영된다. 지난 2019년 출범한 페이코인의 가맹점은 15만개, 이용자는 3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21년 9월 가상자산업자의 신고 의무가 부여된 특정금융정보법이 시행된 후 페이프로토콜은 지갑업자로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하지만 페이코인은 사업구조가 원화와 가상자산 간 교환이 있어 지갑업자가 아닌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부여되는 거래업자라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라 지난해 10월 ‘거래업자’로 사업자 변경 신고를 접수했다.
하지만 페이코인이 거래업자 사업자로 승인되기 위한 핵심 요건인 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불수리 통보를 받게된 것이다.
FIU의 불수리 결정은 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사업 내용에 대한 것으로 앞서 취득한 지갑사업자로서의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사항은 유효하다. 페이코인 앱을 통한 지갑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중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페이코인의 유통과 거래도 가능하다.
하지만 페이코인의 프로젝트의 핵심인 결제 서비스가 중단된다면 가치 추락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FIU로부터 사업자 변경 신고 불수리 결정이 내려지자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페이코인을 즉각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달 6일까지 지정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페이코인은 상장폐지 될 수 있다.
결제 서비스 중단과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페이코인 측은 실명계좌 확보에 적극 나서는 한편 금융당국에 기한 연장을 거듭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페이코인은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에 실명계좌 발급 마무리 단계인 만큼 변경 신고 심사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에 촉박한 일정을 지적하며 서비스 종료 기한 연장을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안영세 다날 전략지원실 상무는 지난 30일 국회의원회과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제5차 민당정 간담회, 신산업 규제혁신 TF 연구결과 보고회’에 참석해 “당국 요청에 따라 서버 운영 현황도 공개했지만, 결국 사업자 신고가 불수리됐고, 서비스를 한 달 내로 종료하라고 통보받았다”며 “이용자 보호와 시장 혼란 방지를 위한 보상안 마련, 관련 내용 통지 등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한 달은 촉박할 것으로 보고 두세 달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원론적인 답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실명계좌를 분명히 받아올 것이고 막바지 단계”라며 “내달 5일까지 실명계좌 계약에 차질이 생길 경우 시간을 더 줄 용이가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금융 당국 관계자에게 질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앞서 페이코인 측은 서비스 종료 기한까지 실명계좌를 확보해 사업자 신고 수리 재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고한 실명계좌 확보 기한은 불과 1주일도 남지 않았다. 기한 내 실명계좌를 확보하더라도 통상적으로 금융당국의 현장검사, 심사위원회 논의 등 신고 수리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이 한달 이상 걸려 중단 없이 서비스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페이코인 측은 실명계좌 확보 등 신고 요건을 갖추는데 주력하는 한편 코인 소각 등 가치 하락 방어 조치도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
페이프로토콜은 지난해 11월 기존 전체 발행량 39억4100만개의 페이코인 중 페이프로토콜이 보유한 20억4100만개를 4회에 걸쳐 나눠 소각키로 했다. 이는 전체 발향량의 절반이 넘는(약 52%) 수준이다. 최근 5억1025만개의 3초 소각을 완료했고 이달 27일 동일한 수량의 4차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페이코인 관계자는 “서비스 중단과 관련해 가맹점에 충분히 설명을 하는 등 소통을 계속해나가고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 유의종목 지정과 관련해서도 진행상황을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최대한 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