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현장형 CEO' 삼성중공업 정진택 사장, 흑자전환 방법론으로 '유연한 혁신'을 주문

윤예은 기자 입력 : 2023.01.26 02:55 ㅣ 수정 : 2023.01.26 02:55

40년동안 삼성중공업에서 '외길' 매진…2021년 취임 첫해부터 실적 반등
2년 연속 수주목표 초과달성...정 사장의 리스크 관리 경험이 '안전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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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정진택 대표이사 사장과 거제조선소 및 판교 R&D센터 전경 [사진편집=뉴스투데이 윤예은]

 

[뉴스투데이=윤예은 기자] 지난 2021년 3월 취임한 삼성중공업 정진택(61) 대표이사 사장은 '정통 삼성중공업맨'이다. 1984년 입사 후 40년 동안 삼성중공업의 성장과 고난의 역사를 겪어왔다. 선장설계부에서 시작해 영업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기술개발본부장 및 거제조선소장까지 거쳤다. 다양한 업무 경험과 글로벌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이다. 

 

삼성중공업의 2022년 3분기 매출 총액은 1조4001억 원으로 하계휴가, 추석연휴 등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직전 분기 1조4262억 원 대비 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79억 원으로 직전 분기 2558억 원 적자에서 879억 원 개선됐다.  4분기 실적은 30일 발표된다. 

 

■ 정진택 사장 취임 이후 수주 반등 성공…흑자전환 청신호 평가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약 2조 원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하며 2023년 흑자전환을 향한 신호탄을 울렸다. 지난해 12월, 삼성중공업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를 따낸 건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수주 계약금액은 1조9611억 원으로 삼성중공업 2021년 매출액 대비 29.6%에 달한다. 지난 2일 공사가 착수돼 올해 수주실적에 포함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정 사장 취임 이후인 2021년부터 수주반등에 성공했다. 2021년 신규수주는 122억 달러로 수주목표 91억 달러를 34% 초과달성했다. 고부가 친환경선박 수주를 앞세워 일감 확보 전략을 펼쳐 2021년 한해 LNG운반선 22척(44억 달러)을 수주했다. 이는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75척 가운데 30%를 차지한다. 

 

조선업계의 순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전 세계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하며 LNG운반선, FLNG 등 천연가스 설비 수주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자타공인 FLNG 대표주자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글로벌 FLNG 4건 중 3건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이 2년 연속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8년 간 이어진 적자 경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삼성중공업 추정 실적은 매출 9조원, 영업이익 2250억 원으로 흑자전환 성공이 점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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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프로필 [그래픽=뉴스투데이]

 

■ 현장ˑ지식 두루 갖춘 '정통 삼성중공업맨'…리스크관리 경험 빛 발할까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일감 확보에 전력을 다하며 수주잔고를 두둑이 확보했다. 현장 출신 CEO다운 '합리적 리더십'을 발휘한 결과라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취임한 지 만 1년이 안된 상황에서 이 정도 수주 성적을 낸 것은 대단한 성과”라며 “코로나19로 해외 선사들의 영업활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진택 대표가 신규 수주를 위해서 다방면으로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전임 남준우 사장 체제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핵심 요직을 거쳐왔다. 2018년 기술개발본부장을 맡은 지 2년 만에 조선소장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표이사 사장직에 이름을 올렸다. 남 전 사장 후임으로 전문경영인 후계 구도를 밟아 온 정 사장의 커리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 사장의 최대 강점은 남 전 사장을 이은 ‘현장통’ CEO라는 점이다. 삼성중공업에서 설계, 영업, 생산, 경영지원, 연구개발, 조선소 관리 등의 조선소 전반의 업무를 두루 경험한 만큼 일찍이 최고경영자 후보군으로 손꼽혔다. 삼성중공업 측은 정 사장 내정 당시 “폭넓은 지식과 경험,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조선해양사업의 위기 극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특히 정 사장의 리스크관리 팀장 경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실제로 정 사장은 조선업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4년 리스크관리 팀장으로 경영구조 개선에 앞장선 바 있다. 정 사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삼성중공업이 조기에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 정진택 사장이 던진 3대 과제=스마트 제조혁신ˑESGˑ유연한 조직문화… "턴어라운드 이뤄내자"

 

삼성중공업은 올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스마트 제조혁신의 고도화를 꼽았다. 정 사장은 신년 인사를 통해 “3D모델링,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업무 혁신을 반드시 이뤄내자”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한 AI솔루션은 분석ˑ통계 기반의 실시간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고 EPC 수행역량을 고도화해 생산성 20% 향상이라는 목표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LNG 추진선 가스 회수 시스템(BReS) △블록체인 기반 자율운항선박 사이버 보안 솔루션 △해상 원자력 발전 설비 부유체(CMSR) 등 독자 기술을 추진 중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그린ˑ디지털 솔루션 기술 선점과 ESG경영 실현이 언급됐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에너지 대전환기에 맞는 친환경 미래선박과 무탄소 연료기술 상용화를 선도해 조선해양 산업의 탄소중립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나자”며 조선업계에서 기술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특히 “소통과 협업의 유연한 관계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이 나온다”며 “올해 다 함께 힘을 모아 턴어라운드를 반드시 실현해 자부심을 회복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할 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해지고, 조선업 불황으로 지속된 8년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중후장대형 산업의 대명사인 조선업의 경우 상명하복 문화에 빠지기 쉽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 사장이 던진 조직문화 화두는 향후 삼성중공업의 근본적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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