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1.09 07:12 ㅣ 수정 : 2023.01.09 07:12
KB증권, 사옥 두 곳에 16만㎾h 태양광 설비 구축 미래에셋증권, 사회적기업 지원…우리 쌀도 매입 SK증권, 업계 최초 'TCFD' 발간…SBTi 승인 획득 "ESG 경영 도입,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2023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가 ESG 정책 콘트롤타워를 올해부터 가동한다고 선언하는 등 올해도 ESG가 경제·산업계의 주요 키워드로 부각된 가운데, 증권가도 이에 발맞춰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보유 중인 사옥 두 곳에 연간 16만킬로와트시(㎾h) 용량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해 설비를 본격 가동했다.
KB증권이 이번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한 사옥은 경기도 용인시 연수원과 울산광역시 남울산사옥으로 각각 105㎾와 10㎾ 수준 용량 수준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구축한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연 28톤 정도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매년 5000여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KB금융그룹의 'RE100' 달성을 위한 실천 사례"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KB증권은 유류사용을 줄이고자 지속적으로 내연기관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본사 건물 지하에 전기차 충전소도 기존 2개소에서 5개소로 확대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공동대표는 "인프라 구축과 프로세스 최적화, 임직원 의식 내재화와 실천 노력이 모일 때 ESG경영의 실질적인 추진이 가능하다"며 "임직원의 지혜를 모아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실행해 KB증권의 ESG경영 캐치프레이즈인 ‘세상을 가꾸는 KB증권’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ESG 경영에 동참하고자 국내 농가를 돕고 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진행한다.
우선 쌀 생산 농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으로부터 8톤의 우리 쌀을 구매해 퇴직연금 가입 고객사에 전달할 방침이다.
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지정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우리 쌀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에 제공되는 우리 쌀은 사회적기업 인증 업체(중증장애인 생산풍업체)로부터 구입돼 퇴직연금 가입 고객사에 제공된다.
이남곤 미래에셋증권 연금부문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은 과학기술인연금,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위탁운용 사업자로 연금의 제도 발전에 기여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다"며 "사회적기업과 강소기업, 청년친화 강소기업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수수료를 할인 적용하는 등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SK증권은 새해를 며칠 앞두고 국내 단일 증권사 최초로 'TCFD(기후 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보고서를 발간했다.
TCFD는 2015년 자발적이고 일관성 있는 기후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자 주요 20개국의 요청으로 국제결제은행(BIS)과 금융안정위원회(FSB)에서 설립한 국제 협의체다. 이를 통해 기업이 기후변화와 관련한 리스크 및 기회 요소를 파악하고 리스크 관리체계와 전략에 반영해 예상되는 재무적 영향을 외부 공개하도록 공개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11월 SBTi(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 승인을 획득한 데 이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단독 TCFD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강조했다.
TCFD가 권고하는 4대 영역의 총 11개 항목을 충족하는 이번 보고서에는 기후변화 리스크를 사전 관리하기 대응하기 위한 SK증권의 전략 및 현황이 담겨 있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SK증권의 첫 TCFD 보고서 발간과 함께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공시 프레임워크인 TCFD 지지를 선언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 리포트에 담긴 전략과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도전과 성과를 여러 이해관계자들께 성실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기구와 유럽연합(EU)들이 글로벌 ESG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며 국내에서도 증권사들뿐만 아니라 각 산업계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ESG 인프라 고도화 방안'을 발표해 올해 초 민관 합동 콘트롤타워인 'ESG 협의회'를 설치하고 킥 오프 회의(Kick-Off,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회의)를 열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하는 협의회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 차관과 민간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SG 공시 국제표준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ESG 경영과 투자가 확산되는 등 글로벌 ESG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주요 금융 및 투자기관을 중심으로 ESG 투자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ESG 투자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ESG 경영은 ESG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더불어 경영활도을 통해 창출한 ESG 성과를 공개하는 ESG 공시로 구분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양극화 문제와 기후위기 심각성 인식 증대 등으로 글로벌 ESG 논의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ESG 공시가 활성화되는 등 기업의 ESG 경영 도입 등이 민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