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강소 수소기업 '에너진'과 손잡고 ‘수소저장용기 국산화’ 달성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12.30 15:56 ㅣ 수정 : 2022.12.30 15:56

美기업 독점하는 수소저장용기 시장에서 새로운 돌풍 일으켜
포스코 그린어블 에이치투 역량과 에너진 기술력이 만나 시너지 효과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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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친환경 수소 소재용 브랜드 ‘그린어블 에이치투(Greenable H2)’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포스코는 친환경 브랜드 ‘그린어블 에이치투(Greenable H2)’와 수소 전문기업 에너진(ENERGYN)이 협력해 수소 충전 인프라 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수소저장용기를 국산화했다고 30일 밝혔다.

 

포스코의 그린어블은 수소 소재용 에이치투(H2), 풍력발전용 소재인 윈드(Wind), 클린 에너지 태양광 소재 솔라(Solar) 등 총 3가지 서브 브랜드로 이뤄져 있다.

 

수소저장용기는 압축된 수소 가스를 고압으로 저장하는 제품으로 수소충전소에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수소저장용기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지만 이번 포스코와 에너진의 공동개발로 국산화 및 관련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에너진은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와 관련한 국내외 다수 특허를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수소충전소에 필요한 핵심설비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수소저장용기 국산화위해 포스코-에너진 발 벗고 나서

 

수소산업을 확대하려면 수소충전소를 중심으로 하는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이 과정에서 수소저장용기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수소충전소 핵심 구성품 중 하나인 수소저장용기는 미국 업체 FIBA 제품이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수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국산화가 절실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에너진과 함께 수소저장용기 소재부터 제품까지 100% 국산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개발에 나서게 됐다.

 

에너진이 수소저장용기 개발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철강소재다. 

 

황인기 에너진 부사장은 “국내에서 소재를 생산하는 철강업체가 없어 이탈리아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검토했다"며 "그러나 제품을 받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고 물류비용 등 경제성 측면에서도 사용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황 부사장은 또 "포스코가 새로 론칭한 그린어블 에이치투로 수소저장용기용 소재를 개발한 후 공급하겠다고 밝혀 수소저장용기 국산화가 시작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에너진이 설계한 수소저장용기에 적용하기 위해 철강소재 수요를 파악했다.

 

미국기계학회(ASME)는 수소저장용기는 두께 400mm 이상 극후물 강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포스코는 2018년에 독자 기술로 세계 최대 두께인 700mm 반제품 철강재를 생산하는 포스엠씨(PosMC)를 활용해 수소저장용기에 최적화된 그린어블 에이치투 철강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것이 수소저장용기 개발의 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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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진이 개발한 수소충전소용 수소저장용기가 지난 9월 울산에서 열린 '2022년 국제 수소전기에너지 전시회'에 전시돼 있다. [사진=에너진]

 

■ 에너진 기술력이 수소저장용기 개발 가능하게 만들어

 

에너진은 풍력, 수소 등과 관련된 특허를 국내외 50여 건 이상 출원할 정도로 신재생 에너지 관련한 기술이 탄탄한 강소업체다.

 

특히 에너진이 보유한 ‘초고압 제어기술’과 ‘와이어 와이딩(Wire-winding)’ 등 혁신 기술이 이번 수소저장용기 개발 및 국산화를 가능하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고압 제어기술’은 6000바(bar) 초고압까지도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와이어 와인딩’은 수소저장용기 내·외부에 강선(Steel Wire)를 쌓아 설치하고 감아서 제작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대용량 수소저장용기 제작에 유리하고 폭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중소기업 에너진이 이러한 기술 역량을 보유할 수 있기까지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있었다. 

 

이영철 에너진 연구소장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2018년 6~7%에서 지난해에는 14%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현재 연구개발비에만 10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포스코-에너진 시너지 효과로 세계 최대 용량 수소저장용기 등장

 

포스코와 에너진은 지난 8월 포스코 수소저장용기를 개발했으며 미국기계학회와 한국가스안전공사(KGS)로부터 제품 판매를 위한 인증을 끝냈다.

 

양사가 이번에 공동 개발한 수소저장용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100메가 파스칼(MPa) 압력에 견디고 1000ℓ 수소를 한 번에 저장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용 대용량 수소저장탱크다.

 

이영철 연구소장은 “에너진의 수소저장용기는 기존 미 FIBA 제품과 비교해 약 2배인 1000ℓ(896바 기준)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1기로 수소 자동차 약 10대를 충전할 수 있다"며 "여러 기를 높게 쌓아 올려 사용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에너진 고유의 ‘와이어 와인딩’ 방식으로 제작되고 포스코 그린어블 에이치투를 적용해 안전성이 매우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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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에너진 관계자가 지난 11월 수소저장용기 보급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사진촬영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 협력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두 회사 '수소저장용기 보급 협력 업무협약'으로 판매 시장 개척

 

포스코와 에너진은 지난 11월 고압 '수소저장 압력용기 보급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업무협약에는 포스코가 제철소 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때 에너진 제품을 적극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황인기 에너진 부사장은 “수소충전 인프라 사업과 관련된 제품이다 보니 중소기업 에너진에게 판매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그러나 제품개발에 이어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에도 이제는 포스코로부터 또 한 번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영철 소장은 “포스코 소재로 제품을 만들고 관련 인증을 획득해 우리 제품은 중국산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미국 FIBA 제품보다 안전하다"며 "이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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