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CJ 등 식품기업, 대체육에 사활거는 이유는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식품업계들이 대체육(대안육)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한 먹거리와 동물 복지,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대안안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하고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을 내놨다.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에서 베러미트를 활용한 샌드위치를 출시했으며, 팝업스토어를 통해 대안육 미트볼과 다짐육 등 원물과 샌드위치 샐러드 등 식물성 대안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글로벌 대안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채식 박람회 '플랜트 베이스드 월드 엑스포(PBW)'에서 베러미트를 선보인 바 있다.
롯데도 5년간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는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대체육에 첨가해 고기 식감을 구현하는 식의약품 첨가제 '애니애디'를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배양육 전문 업체 '스페이스에프'에 투자하는 등 배양육 생산 필수 기술과 배양 관련 특허도 준비 중이다.
롯데제과는 최근 특허청에 비건 관련 상품군 브랜드 '비스트로'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래 대체 단백질 사업까지 손을 뻗었다.
롯데제과는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에 약 100억원을 투자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25까지 매출 2000억원을 거두겠다는 사업 비전을 갖고 있다. 식물성 식품 라인으로 비비고 왕교자, 김치왕교자,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전주비빔주먹밥, 불고기주먹밥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최적화된 식물성 식품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000톤 규모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향후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도 추진 중이다.
정현학 CJ제일제당 식품팀 부장은 "CJ제일제당은 2025년 세계 식물성 식품 시장을 포함해 매출 2000억원 이상 달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2000억원 가운데 글로벌 매출이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심은 올해 1월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인데 이어 5월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열었다.
풀무원도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오픈해 비건 메뉴와 비건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메사추세츠대학을 비롯한 급식 채널에 식물성 지향 식품 입점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식품기업들이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대체육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지속가능한 성장때문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 △2019년 150만명 △지난해 25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비건 식품 인증도 △2018년 13개에서 △2020년 199개 △지난해 286건으로 증가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미닝아웃(자신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표현하는 것)', '헬시 플레저(건강 관리를 즐겁게 함)'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향후 그 성장세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전국 2030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67.6%가 대안육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향후 대안육으로 음식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환경을 생각해서"라고 답한 이들은 71.4%로 가장 높았다. 53.2%는 대안육의 소비가 공장식 사육 등 동물복지 문제 근절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정부에서도 대체육 관련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 분야 R&D 예산을 2020년 172억원에서 지난해 313억원으로 82% 늘렸다. 또 대안식품에 대한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최대 4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신성장·원천기술 R&D 비용 세액공제 대상에 식물성 대안식품 관련 기술을 추가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인류 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안육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식품기업 및 푸드테크 기업들의 건전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시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기업체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뒷받침된다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